오늘은 우리 부부가 분당으로 갑니다.
내 조카 서준이(6살)가 큰수술을 하고 지금
분당의 서울대병원에서 이틀째 입원 중입니다.
큰아빠로서 당연히 가 봐야 할 자리지요.
그 동안 막내 남동생 부부는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진작 손을 쓰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 얼마나 클까 싶습니다.
아이는 절룩거리며 아프다 하는데, 성장통이니
뼈에 금이 가서 그렇다는니 하는 동네 의사의 말만 듣고 있다가
계속해서 아프다고 아이가 호소하니 큰병원에서 가서 진찰,
온갖 검사를 다 하고, 마지막으로 MRI 검사를 통해
고관절 부분에 고름이 많이 생긴 사실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당장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그저께 두 시간의 수술을 받았어요.
마취에서 깨어난 조카는 계속해서 울어대고.....
엊저녁 부산 결혼식에 참여하고 돌아오다가
대구 방촌에 들러 부모님께 서준이 상황을 말씀드리니
걱정이 늘어지셨습니다. 어린 것이 얼마나 고생을 하겠냐는 겁니다.
원래는 오늘 아침 어머님을 모시고 분당으로 같이 가려고
방촌에서 자고 오늘 아침 서울 쪽으로 올라가려 한 것인데
어머니께서는 며칠 더 있다가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셔서
(사돈 어른 부부가 외손자 소식을 듣고 어제 부리나케 상경해서
학교 다니는 채윤이-초등 6학년-를 돌보고 있으니
지금은 가도 어머니가 도와줄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음)
우리 부부만 오늘 문병차 갔다 오는 것으로 결정을 봤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서준이 병원비에 보태라며
돈 50만원을 봉투에 넣어서 봉투 겉에는 이렇게 쓰셨습니다.
"서준이의 쾌유를 빈다. 대구 애비가"
동생에게 전해 달라며 건네시며 한 마디 덧붙입니다.
"너도 좀 병원비를 보태야되지 않을까?"
"당연하지요. 저도 그러려고 합니다."
우리 부부가 안내하는 2박 3일간의 전라도 여행(12/25-12/27)
손자가 아픈 상황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시고
그때 쓸 경비로 마련해 둔 돈을 주시는 거 같습니다.
커피 팔아서 모은 돈이기에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돈을 쓸 때는 쓸 줄도 아시는 다정다감한 어른들이시지요.
"아버지,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는 겁니다.
날씨 따뜻해지면 꼭 잊지 않고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그러자꾸나. 여행이야 언제든 하면 되는 거고,
빨리 서준이가 나아야 될텐데 참 걱정이다."
어머니도 옆에서 전적으로 동조를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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