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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산으로 가야합니다.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09. 12. 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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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내의 생일날이었습니다.

1962년 12월 11일(음력 11월 15일) 태어난 그녀

장모께서 막내 딸을 낳았을 때가 40세였다고 하는데

지금 봐서도 틀림없이 노산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위로 딸들만 넷이 있었으니, 분명 온 식구들은 아들을 바랐을 것인데

또 딸이 탄생되었으니 얼마나 실망이 컸을까 싶네요.

그래도 언니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어머니의 치마폭에 싸여서

어린 시절을 공주처럼 행복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의 사진을 봐도 상상이 됩니다.

댕기머리를 하고, 누군가 짜 준 털옷을 입었고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단 귀엽디 귀여운 소녀!

 

세월이 흘러 나와의 인연으로 결혼을 하고,

지금은 어느덧 50의 나이를 앞두고 있으니....

아내의 꿈에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옛날 집이 자주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운 증거입니다.

장인 장모 두 분께서는 모두 일찍 돌아가셨기에 얼굴을 잘 모르지만,

아내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미 마음속에 그려놓은 모습이 있지요.

특히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종합해 보면 그분은 현모양처의 모범이십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낙동강 가 영호루 앞에서 찍은 사진과

당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베푼 따스한 마음씨까지 합성이 되어

이 세상 하나 뿐인 훌륭한 어머니(신사임당)의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존경하올 장모님,

늦게 만난 막내딸이지만

이 막내사위가 행복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천수를 누리지 못한 장모님의 삶이었으나,

하늘나라에서 잘 살아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당신 딸들의 아기자기한 삶을 잘 지켜봐 주시겠지요.

오늘은 셋째 딸 부부(이호용, 김점남)가 사위를 맞이하는 날입니다.

외손녀 이세윤, 벌써 나이가 서른이 넘어갑니다.

20대의 시간들을 치열하게 살았고, 열심히 공부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꿈의 직장, 산업은행에 취직이 되어 있고,

국내 굴지의 기업인 SKT에 근무하는 건장한 청년을 만나

사귀어 오다가 오늘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 같습니다.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혼례식장 에머럴드홀 1시 30분,

그 좋은 자리에 장모님께서 함께 해 주시는 거 맞죠?

 

오늘 당신께서 끔찍이도 사랑하셨던 첫째딸

(역시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장모님과 같은 60년 세월을 살다가

몹쓸 병인 암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경기도 양평의 느보산 추모공원에 고이 잠들어 있어요.

'우리집에서 다섯은 이렇게 살아요'라는 문구와 함께

자매들끼리 나란히 다정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

유골함 앞에 안치되어 있는데 갈 때마다 가슴을 울린답니다.)

그 첫째딸의 무남독녀, 외손녀 이현정이도 신랑과 함께

두 남매(사랑스런 오재원, 오예원)도 데리고 나타날 겁니다.

비록 영혼의 모습일지언정 결혼식장에 꼭 오셔서

하나하나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막내사위인 저는 예식장 입구에서 하객들이 주는

축의금을 받아 정리하는 일을 할테니 지켜봐 주세요.

하늘나라에서도 감기 걸리지 않도록 늘 건강하시구요.

장모님, 안녕히 계십시오.

 

2009.12.12  부산으로 떠나기 앞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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