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2)는 금오공대 체육관에서 개최된
'스무살을 위한 파워클래식' (조윤범과 함께)에 참여함.
구미고, 구미여고, 금오고 세 학교 학생들이 초대됨.
행사 진행되는 동안 서명수, 유영배 샘과 캠퍼스 한 바퀴를 돌고,
11시 50분 경 행사가 끝나면서 학생들은 거주지별로 관광차에 태워 귀가시키고,
지도교사들은 금오공대 측에서 제공하는 식사에 초대되었음.
(산호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LG복지관에서
부페식으로 점심을 제공받았는데, 음식맛이 좋았음.
좋은 학생들을 많이 좀 보내 달라는 학생처장님의 부탁 말씀도 있었음.
LG복지관은 V I P들이 가끔 찾는다는 곳이라는데, 얼핏 봐도 호화스럽다.
최근 리모델링하는 데만 3억 원 정도가 투자되었다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숙박은 하지 않았으나 식사를 몇 번 하고 간 적이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2박 3일간 머물다 간 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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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화교실이 있는 날, 구미 CGV, 09:30 출석 점검,
마예인과 이소현이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결석 처리,
우리반 28명의 학생들은 '뉴문'이란 영화를 보기로 했단다.
단체 관람이라 3,000원을 내고 보는데
부실장인 은혜민 양이 돈 걷느라 고생을 좀 한 것 같고,
실장인 김지연 양은 제일 늦게 도착, 또 실망을 시켰다.
실장이 하기로 했던 일을 은혜민이 대신한 것이다.
출결을 확인한 담임들은 3대의 차(최덕용, 박동환, 나)에 나눠 타고,
시내를 벗어나 상주 '낙동강 한우촌'으로 향했다.
거기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중간에 몇 군데 들렀다 가기로 했다.
먼저 해평 석조여래 좌상(보물 492호)을 모신 보천사에 들렀다.
'보천사'란 이름은 절 앞을 흐르는 '보천탄'에서 유래된 것 같다.
옛 지도에 보면 보천사 앞 강을 '보천탄'이라 표기해 놓았고,
점필재 김종직이 선산에 머물 때 '보천탄' 이란 한시를 남긴 것이 그 근거다.
대웅전에 모셔진 석조여래 부처님의 망가진 얼굴과
연화대 대좌, 부처님 뒤에 세겨진 광배(光背)의 조각 솜씨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대좌에 새겨진 무늬, 광배에는 작은 부처와 향로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이함)
대웅전 오른쪽 옆문으로 빗겨들어온 아침햇살의 강렬함은
대좌에 앉아계신 부처님의 옆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는데
곽경미 선생님은 그것을 보더니 신비스럽다며 한 마디 한다.
선산 무을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길 바로 오른 켠에
사육신 중의 한 사람인 충렬공 단계(丹溪) 하위지 선생의 묘소가 보이고,
관찰사를 지낸 후손의 묘도 그 왼쪽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잠시 차에서 내려 묘 주변과 무덤 앞 비문을 살펴보고 있는데,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면서, 배가 좀 고프다면서
여 선생님 몇 분이 빨리 움직이자고 재촉을 한다.
무을면 소재지를 조금 지나니 큰 연못이 보인다.
그 연못 오른쪽으로 구불구불 잠시만 오르면 수다사(水多寺)다.
절에서 제일 먼저 우릴 맞는 것은 화강암의 달마 조각품인데
환하게 웃는 모습이기는 하나 너무 비대하고 펑퍼짐하여
그리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아서 나는 외면하고 말았다.
조각 뒤쪽엔 조각품을 시주한 이의 이름을 적어 놓았는데,
부(富)를 기원하는 불자들의 마음을 그렇게 담은 것 같다.
내 마음 같아서는 조각품을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좋겠다.
고즈넉한 절집의 분위기를 깨뜨리고 마는 것 같아서다.
절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위치에 그것이 놓여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것 같아서다.
달마상을 제외하고는
수다사의 전반적 분위기는 참 좋다.
특히 맞배지붕을 한, 명부전과 대웅전의 고졸함이
요사채에서 내려다 보는 낙락장송 가지 아래 선명하다.
요사채의 마루에 잠시 걸터앉아 있던 곽경미 선생은,
이런 곳에 앉아 보는 것도 오랜만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손을 저으면서 찍지 말란다. (그래도 찍었다.)
유영배 선생은 어느새 감나무에 올라가 홍시를 따고 있다.
'까치밥'이란 말이 떠오르는 홍시, 이제 몇 개 남지도 않았다.
잎은 말끔히 떨어져내렸고, 발간 홍시는 이제 검붉은 빛으로,
새들이 쪼아먹지 않으면 그대로 썩어내릴 것만 같다.
조금 더 산쪽으로 걸어가니 비석이 하나 서 있는데,
내려쓰기로 '舞乙풍물由來碑'라는 음각 글씨가 흐릿하다.
'풍물'은 순 한글이 아닌 한자어 '風物'인데 왜 한글로 썼을까?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아 이상했지만, 비를 세운 이의 의지로 보였다.
풍물은 우리의 전통음악인 만큼 한글로 쓰고 싶었을 거다.
풍물놀이의 발상지가 무을 수다사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유래비 주변 사방에는 돌로 조각한 장구, 징, 꽹과리, 북이 놓였다.
이제 절탐방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해결할 시간,
중부내륙고속도로 밑으로 난, 옥성 고갯길을 넘으니
상주로 연결되는 옛날의 국도가 한산하게 느껴진다.
옥성 화훼단지가 엄청난 규모로 낙동강을 따라 늘어서 있다.
한참을 달려, 상주시 낙동면 소재지 '낙동강 한우촌'에 도착
한우직판장에서 고기를 먹을 만큼 사가지고
직판장 옆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그득하다.
한우의 그 고기맛을 값싸게 즐기려는 사람들이리라.
육회 10,000원어치를 시켜 봤는데 제법 많은 양을 준다.
상차림 비용은 1인당 3,000원인데, 써비스도 괜찮았다.
전반적으로 고기값이 싸고, 맛이 훌륭했다. 실컷 먹었다.
고기가 안주로도 좋으니 소주도 몇 잔 걸쳤더니 속이 풀린다.
오전만 해도 엊저녁 제사 참여차 대구로 내려온 범주 동생과
새벽 4시 가까이 마셨던 술기운 때문에 힘들었는데,
들이키는 소주맛은 또 기막히게 입에 짝 들어맞는다.
두 잔 이상은 안 마셨다. 운전을 해야 했으니까.
내 차에 탄 사람은 점잖고 정 많은 정의택 선생님,
웃음이 특히 귀여운 처녀 김지혜 선생님,
운동, 등산의 매니아, 날쌘부인 김진숙 선생님이었다.
어제와 오늘은 참으로 바쁜 날이었다.
그러나 계획된 일정을 다 소화했으니 오히려 성취감이 크다.
특히 엊저녁 조부 제사에는 서울 사는 범주 동생이
병원 근무를 마치자마자 KTX를 타고 내려와 줘서
기분좋게 우리 형제가 기제사를 함께 지낼 수 있었고
제사를 지낸 후에는 소주잔 기울이며
두러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체가 좋았다.
동생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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