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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2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1. 12. 3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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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묘년 마지막 날이다.

일출을 보고, 제주올레 우도(1-1)코스, 1코스를 걷기로 한 날이다.

서귀포 숙소에서 성산 일출봉까지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 같아 6시 30분 경 출발했다. 

 

아무도 없는 섶지코지 주변에서 바라본 일출장면,

올해의 마지막 일출이지만 임진년 새해의 첫일출로 접수한다.

내일 새해 첫날은 이곳 주변은 인산인해일 것이다. 

 

제주 구좌읍 종달리 쪽에서 성산일출봉 쪽으로 본 풍경, 해가 어느새 저만큼 솟았다.

 

성산선착장에서 우도행 배를 탔다. 우도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배안에서 포항 두호고등학교 재직 시절의 제자인 김진영(가운데) 양을 우연히 만났다.

'시나브로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만난 녀석이다. 중학교 동창 친구와 함께 왔단다.

새 학기가 되면 남태평양 피지란 나라로 국비 어학연수를 떠난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거기 가면 경치 좋은 곳의 사진을 수시로 찍어서 나한테 보내라는 숙제를 냈다.

그러겠다고 하면서 이메일 주소를 적어 갔는데, 실제로 그 숙제를 할 수 있을까?

 진영 양은 친구와 함께 관광차를 타고 우도를 한 바퀴 돌기로 했고,

우리는 그냥 걷기로 되어있으니 커피 한잔 함께 하고 헤어져야 했다. '부디 잘 살기를......'

 

  돌에 소원을 써서 쌓아두는 돌길이 제법 길게 이어져 있다. 바다 건너 성산 일출봉이 보인다.

 

 

우도의 가장 높은 지역에는 등대가 우뚝 서 있다.

거기서 보는 풍광은 어떨까 싶어 그곳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전후좌우로 보이는 풍광들, 어느 것 하나 놓칠 게 없다.

 

 

 

 

 

 

  

  

   

  

우도에 속한 아주 작은 섬 '비양도' 답사 기념으로 한 장면 남겨본다. 요염한 자태?

 

 우도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단괴홍조해변인데, 눈이 부실 정도의 산호모래가 인상적이다.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 배를 타러 가는데, 갑자기 물에서 솟아오른 해녀의 모습,

전복을 하나 따서 관광객들에게 자랑을 한번 하고는 다시 바닷속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해녀의 억척스러움이야 새삼 말해 무엇하랴만 저들의 하루는 예사롭지 않다.

느슨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감동이 아닐까 한다.

  

여객선 안에는 새우깡(1,000원)을 파는 무인 판매대가 한 군데 있는데 장사가 잘 되는가 보다.

누군가 한 봉지 사서 한두 개씩 바다에 던지니 수많은 갈매기들이 좌우로 날면서 

그것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 사람들은 재미있는지 구경하기에 바쁘다.

고기를 잡아먹고 살아야 할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던져주는 딱딱한 과자에 저렇게 길들여져 있으니

저들의 생명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무인 판매대의 장삿속이 야속하다.

 

성산항의 빨간 등대가 강렬하다. 방파제의 생김새도 처음보는 모양이다.

저 멀리 보이는 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뒷산인데, 그곳이 고향인 유** 선생의 모습이 떠오른다. 

술만 좀 취하면 해병대 기질을 너무 잘 드러내서 옆에 있는 사람을 참 힘들게 했었지!

 

배에서 내리니 배가 몹시 고팠다. '오조해녀의 집'을 찾아 전복죽을 시켜 먹었다.

유명한 식당인지 사람들이 엄청 많다. 특유의 전복죽 맛을 음미하고 나와 올레1코스에 도전,

 

제주 올레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1코스 시작점, 시흥초등학교 앞이다.

 

시흥초등학교앞을 출발해서 앞에 보이는 길을 걸어서 이 말미오름까지 오르는 길은 참으로 평화롭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당근밭의 초록빛이 눈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하고 제주도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제주도의 서쪽 지역은 밀감 재배를 많이 하고, 동쪽 지역은 당근 재배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화산 폭발시

북서풍의 영향으로 화산재가 동쪽으로 많이 날려가는 바람에 당근 재배가 더 잘 된단다.

아래로 보이는 초록빛의 밭들이 모두 당근밭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말미오름'에서 성산일출봉 쪽으로 조망하는 이 광경은 압권이다. 지나치기 아까워 한참을 서 있었다.

 

1코스엔 오름이 두 개가 있다. 말미오름과 알오름이 그것이다.

제주도 조랑말을 연상케하는 오름의 안내판이 갈수록 정겨워진다.

 

 

 

올레꾼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최근 만들어 놓은 길인데,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지 않았을까?

질척질척한 길이 되지 않도록 배려한 지자체의 예산투자로 보이는데,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코스 전부를 걷기에는 시간이 모자라서 알오름이 끝나는 지점에서 빠져나와

또 다른 길을 걸어 나오는데, 널찍한 도로 좁아지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좁고 가파른 길에 밧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들의 왕래가 있는 곳이긴 하다.

겁많은 아내가 잘 내려갈 수 있을까 싶어 걱정을 했는데, 무사히 잘 내려왔다.

'평생 이렇게 위험한 길은 처음'이었다며, 그간의 긴장감을 털어놓으며 웃는다.

 

 

1코스 올렛길의 시작점인 시흥초등학교 앞으로 다시 와서 담장 안 무밭 너머로 보이는 교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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