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아래, '영남알프스'란 숙소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동료들과 어울렸다. 사진을 통해서나마 그 과정을 기록해 본다.
교원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도 겸한 친목여행이었기에
과학교육의 선두주자인 경산과학고를 순방하는 일정도 끼어 있었다.
전교생 180명(20명*9개반)의 학교치고는 너무 큰 규모라는 생각이 들었고,
올해 12억을 들여서 지은 별마루 천문대는 시설 투자의 압권이었다.
특목고와 일반고와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고 말았다.
경산과학고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학교 자랑을 하고 계시는데, 대부분의 동료들 반응은
'소수의 학생들에게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큰 효용이?'
홍보관까지 갖춰놓은 빵빵한 시설, 과연 자랑할 만하다는 생각!
돔 안에 천체망원경이 있고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관측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슬라이딩 시설까지 있었다. 평소에는 지붕으로 덮여 있지만 천체를 관찰할 필요가 있을 때는
지붕을 이동시켜 개방된 상태에서 보고자 하는 별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단다.
태양의 흑점까지 관찰이 가능하다고 한다. 천무대 이름은 '별마루 천문대'
경산과학고를 순방하고 난 뒤, 오늘의 목적지인 '영남알프스'로 향했다.
오후 6시 무렵, 숙소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산악모터바이크를 타는 장소로 이동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배내골 부근의 신불산 자락을 잠시 누볐다.
시멘트 포장도로 위로만 달려서 그런지 지난 봄 덕유산에서 타 본 것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귀향 샘을 뒤에 태우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시동이 꺼져서 혼비백산한 적이 있는데
바로 뒤에 기배 샘의 오토바이크가 받쳐 줘서 그나마 수습할 수가 있었다.
배내골의 물소리가 지척에서 들리는 숙소라서 그런지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
곳곳에 휴식 시설이 산재해 있어서 단체로 찾기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 시간, 바베큐, 오리불고기 등을 안주 삼아 술자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많은 분들이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가무를 즐기기도 하지만
소수의 샘들은 끝까지 식당에 남아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라베스라는 원어민 교사는 이제 2년간의 구미고 근무를 마치고 미국 워싱턴으로 곧 돌아간다고 한다.
새벽 두세 시까지 음주 가무를 즐기던 동료들도 다음날의 등산을 위해서 잠을 청하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후배인 지원 샘과 4점 접바둑 대국 한판을 벌이다가 8시경 아침 식사를 하고
식사를 끝내고 9시 등산 출발할 때까지 바둑은 계속되었는데, 내가 불계로 승리를 거뒀다.
승패 여부를 떠나서 열심히 고민하면서 두는 후배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참을 걷고 걸어도 계속 포장도로라서 조금 피곤했다. 흙길을 걸어야 제맛인데.....
계곡은 예상보다 아주 좋았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당장 뛰어들고 싶을 정도였다.
노장이신 의조 샘과 영배 샘이 제일 선두에서 거침없이 걷고 있다.
오늘 등산의 목적지 파래소 폭포, 15미터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파래소 폭포 앞, 바위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는 이름 모를 나무
큰물질 때면 물에 깎여서 허연 몸을 드러내면서도 버텼고, 이젠 사람들이 올라타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이까짓 쯤이야' 하면서 잘도 버티고 있는 나무 같다.
하늘로 치솟아 가지를 뻗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에 그나마 안심이다. 좋다.
장난끼가 발동한 영배 샘이 그 위에 올라가 포즈를 취했다.
이끼를 자양분으로 해서 자란 바위채송화일까? 꽃의 노란 빛이 알에서 갓 부화한 병아리를 연상시켰다.
여유있게 폭포까지 갔다가 내려온 혁래 샘과 창수 샘이 바둑을 두고 있다.
제일 왼쪽의 보경 샘은 열심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바둑매니아임에 틀림없고
오른쪽에서 지켜보는 덕배 샘은 이야기를 주고 받아보니 나와 비슷한 정도의 실력이다.
훈수를 두고 싶은 부분이 여러 번 있었지만 끝까지 참았다. 혁래 샘의 승리!!
오후 1시에 출발, 구미까지 곧바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표충사에 들르기로 되어 있는데 직원들의 호응도가 낮았나 보다.
4시도 안 돼서 학교에 도착, 간단히 정리를 하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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