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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길을 따라 걸으면서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1. 6. 1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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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영양, 봉화,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길’(일부 개통, 계속 추진 중)

개그맨 전유성씨가 제안해서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길 이름,

전유성씨는 외씨버선길 안내판에 직접 글을 써서 이렇게 새겨 놓았다.

‘(전략) 이제부터 두메산골의 특산품인 청정공기를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한 사발씩 맛보시라.

온 몸이 정화되어 얼굴이 해맑아지고 머리는 가벼워지고 발걸음도 사뿐해지니

그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길이 아닐 수 없으니 이 길 이름을

일명 청춘을 돌려주는 길이라 칭해도 과연 구라라 여길 사람들이 없으리라.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청춘을 되돌려 받으시라. 지화자! 조오타!’

 

 

 

 

일월산 자생화 공원에서 시작한 영양의 외씨버선길(8.3킬로미터)은

용화리 3층석탑을 제일 먼저 안내하도록 되어 있으나

메밀밭 너머로 석탑이 보여서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규모도 작고 초라해 보이는 탑,

남의 밭을 지나야 하므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외씨버선길임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따라 조금 가다 보니

황토구들방의 이름 ‘풀내음’, ‘달마루’ 등이 눈에 들어찬다.

또 한 지점을 굽이 도니 옛날식 정화조가 있는데, TV 카메라 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었다.

안동 MBC에서 ‘외씨버선길을 따라가는 생태의 변화’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데 연말에 전국 방송을 탈 것 같다고 한다.

 

 

  외씨버선길 초입의 잣나무숲길,

 

이렇게 생긴 다리는 어린 시절 건너보고는 처음 건너는 것 같다.

출렁다리라서 약간씩 흔들면서 건너는 재미가 좋다. 겁많은 아내는 사색이 되었고.^^

 

  

 낙동강의 지류인 ‘반변천(半邊川)’이 발원하는 지점이 위치한 곳이라

외씨버선길은 반변천의 최상류 지점을 따라 좌우로 좁게 이어지고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다녀간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답사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리산 둘레길과는 대조적이어서

호젓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딱이다.

물 흐르는 소리와 물가의 울창한 녹음도 매력적이다.

 

  

 

  

  

 

   한참을 걷다 보니 선녀탕 쯤으로 보이는 소(沼)를 만났다.

땀이 송글송글 맺힐 즈음, 배낭을 내려놓고 냇물에 손을 담그니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밤에는 알탕도 가능하리라.

 

 

 

 

무교대학, 황씨부인당, 천지신명당, 산신각, 칠성당 등의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잠시 들어가니

너무 낯선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아 발을 돌려 외씨버선길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가

'오늘은 이 정도로만 걷고 선선한 가을에 여기서부터 또 걸어보자'는 아내의 제안에

아쉽지만 더 걷는 것을 포기하고 출발지점으로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에 눈에 띈 단풍 열매! 이렇게도 선명한 색깔이 또 있을까?

때 아닌 붉은 빛이 녹음 속에서 강렬하니 답사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외씨버선길을 나들이하는 답사객의 설렘을 마치 잘 알기라도 하듯

바람결에 살랑살랑, 알짱대며 웃고 있으니 어찌 귀엽지 아니하랴!

 

 

 

봉화군 춘양면 소재지에서 서벽리의 금강송 군락지로 이어지는

18킬로미터 정도의 외씨버선길을 잠시 걸어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영양 일월면에서 봉화 춘양면으로 이동, 먼저 금강송 집재지였던 춘양역에 들렀다가 

서벽리 금강소나무 숲(서벽리 '국민의 숲')으로 출발! 벌써 시계는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다.

 

 

  금강소나무 숲은 주로 7,80년 된 소나무가 대부분이란다.

울진 소광리 생태경영림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문화재의 복원을 위한 금강소나무 생산림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간택된 나무가 약 1500그루 정도 있다고 한다.

 

 

  

  금강송은 다른 소나무와 다르게 나이테의 간격이 좁다. 자랄수록 그 나이테의 간격은 더욱 좁아진다.

 

 

금강송은 '부부송'이라고도 불린다.

두 나무가 부부처럼 항상 가까이 자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란다.

우리 부부도 금강소나무처럼 그 옆에 나란히 서서 숲해설사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좀더 다정하게 붙어서 보라는 해설사의 주문에 겸연쩍어 하면서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수피에 노랗게 칠한 것들은 문화재 복원용으로 간택된 표시다.

 

 

 

  가장 굵은 '왕 금강소나무'라고 소개된 나무 옆에서 서 보았다.

 

탐방로는 금강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시간 정도 걸으며

춘양목을 만져보고 안아볼 수 있으며 숲속의 다양한 야생화, 곤충 등을

관찰하면서 자연과 하나되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춘양면 면사무소에서 시작된 18킬로 정도의 외씨버선길은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면서 

최종 목적지인 춘양목생태 체험관에 도달하면서 끝이 난다.

 

 '국민의 숲'을 떠나기 전, 석양에 비치는 금강송의 자태를 눈에 담고 마음에 새겨 두었다.

다시 한번 이곳을 찾아 하루종일 그 품에 안겨 보리라. 우리들의 만남은 겨우 한 시간 남짓이었다.

 

서벽리에서 다시 춘양면 소재지로 내려와 춘양상고 자리에 있는

서동리 3층석탑 (보물 52호)를 찾아 알현하니, 

 

 탑은 늘 변합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었고, 동탑과 서탑은 형제처럼 우애를 자랑하고 있었다.

 

탑의 뒷편으로는 이렇게 답사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외씨버선길은 학교 교문앞으로도 이어지고 있었는데,

서동리 3층석탑을 꼭 보고 가야 한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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