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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고향 주변(4/26, 1박 2일)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09. 8. 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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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6, 충주호가 내려다 보이는 충주리조트에서
처가집 식구들과 1박 2일로 놀다가 왔습니다. 기록해 둔 것이 있어 일부 이곳에 공개합니다.^^**

<전략>

탄금대, 중앙탑을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나의 애마 산타모 8793은 드디어 30만 킬로미터를 돌파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차를 멈추고 네 바퀴에 위로주라도 한잔 부어줘야 하지만

차를 잠시 세워, 일행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는 이내 출발했어요.

1999년 11월말부터 인연을 맺은 나의 애마 산타모,

주인을 잘못 만나 무던히도 발품을 팔어야 했던 거지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다들 저녁 준비가 바빠졌습니다.

여성들은 밥 준비하느라 바쁘고, 남자들은 특별히 할일이 없어

귀여운 민주와 재원이의 재롱에 다들 눈이 팔려 있었지요.

또 출출하던 차에 소주를 한잔 해야겠다 싶어

삼겹살 안주해서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으니 별미중의 별미라,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는 취기는 끝간 데를 모르는 듯 합니다.

전박사님은 오늘 저녁 문상을 가야 할 형편이라 마음놓고 술을 못하신다 하시고

서울의 전서방은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듯 술맛을 즐기더니

몇 잔 술이 오간 다음에는 얼굴이 벌개진 내가 걱정이 되는지

"이모부님은 지금 85% 정도는 취한 것 같다."고 한다.

전경용 군과 전경현 군 두 형제는 술이 센지 표정의 변화가 없습니다그려.

나는 벌써 말이 많아지고, 입술 옆으로는 침이 새는데.....^^

대학 1년생인 전경현 군은 특히 여선배, 여자 동기들로부터

글쎄, 술 자리 초대를 많이 받는답니다.

여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답니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입니다그려.^^



케이크에 촛불 하나가 켜지더니 뭘 기념하는 의식이 행해집니다.

얼마 전 지나간 우아한 차름 처형의 생일과 내 생일을 축하하고

유학의 장도에 오를 전경용군을 환송하고, 산타모 30만 주파까지 기념하는 등등등....

여러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인 만큼 동서인 전박사님의 건배 제의와 함게

재원 엄마가 준비해온 고가(20만원 상당)의 '아이스 와인'을 돌리면서

그렇게 그렇게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으니,

그 끝이 언제였을까요?



광우병에 노출된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문제,

한반도의 재앙이 될지 모르는 경부대운하 문제,

18대 총선에 나타난 20대의 보수화 경향 ,

학교 자율화 조치로 내팽개쳐진 대한민국 교육의 위기 등

술자리가 계속되면서 다들 그렇게 걱정은 늘어만 가는데.....



민주 엄마는 취한 전서방이 걱정되는지,

대신 마시겠다면서 닭살부부의 금슬을 드러내고 맙니다.

재원 엄마는 뱃속에 아이를 갖고 있는데, 아마 딸이지 싶다고 합니다.

딸을 키워보지 못한 나와 명혜당으로서는 부럽죠.

딸만 낳을 수 있다면 다시 낳아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깊어가는 밤을 그대로 보내기 아쉬웠는지

차름 처형은 한방 쏠테니 노래방에 가자고 하십니다.

다들 좋다고 따라 나섰는데 막상 노래방을 찾으니 사람들로 가득 찼고,

우리 일행이 끼어들 자리는 더 이상 없었습니다.

어쩔수없이 숙소 다시 돌아와, 마시던 소주로 달래야 했습니다.



밤은 그렇게 깊어 갔고,

끝까지 술자리를 뜨지 못하던 전서방, 경용, 경현 형제와 나

뭔지 모를 이야기를 나누다가 피곤에 지쳐 몸을 뉘었을 때는

이미 새벽 두시가 넘었습니다.



4시간 쯤 잤을까요? 6시쯤 잠이 깨어 일어났습니다.

아직 다들 깊은 수면 중이라 일어나기엔 두 시간 정도는 남은 것 같아

숙소를 빠져나와 산척면 삼탄 유원지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이창동의 '박하사탕'의 처음 장면을 찍은 곳이라 하고

경치가 수려한 곳이라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10미터 앞을 못 볼 정도의 짙은 안개가 운전을 방해하나

낯선 곳을 찾아가 보고자 하는 나의 호기심을 막지는 못합니다.



삼탄 유원지는 우려한 대로 자욱한 안개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말까 한데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성질 급한 나로서는 견디기 힘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념비와 유래비만 사진에 담아서 가던 길로 돌아와야 했지요.

삼탄역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말에 의하자면

영화 촬영지는 국도로 빠져나가서 제천 방향 박달재 터널을 지나자마자

우회전 해서 들어가면 공전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그리로 가 보라는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

고향이 지척에 있으니 어찌 들르지 않겠습니까.

매년 여름 추석 2주를 앞두고 선영 벌초 겸해서 찾아오는 고향이지만

오늘은 좀더 시간을 두고 고향땅을 밟고 싶었습니다.

10분 정도 달려, 중원군 엄정면 논강리 610번지

고향집 앞길 구판장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어릴 때 들었던 산비둘기의 소리가 나를 반겨주더군요.

발걸음 옮기는 곳마다 추억의 장소인 듯 연상되는 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고무신으로 트럭 모양을 만들어 신작로에서 하루 종일 놀던 생각,

쌍둥이 형제와 매일 달리기, 구슬치기 하면서 놀던 장면, 싸우던 장면,

정겹게 놓인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건더다가 납작한 돌을 찾아 물수제비 띄우던 기억,

맑은 물속의 돌을 천천히 치워가면서 가재를 잡고, 바글바글한 가재 새끼까지 사로잡던

그 놀라운 추억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이내 발목을 잡아두고 맙니다.

아, 옛날이여!!



과수원 주인이었던 이상희 씨네 집은 어느덧 현대판 건물로 다시 섰다.

그 옆을 지나는데, 아저씨 두 분이 담배를 피우면서 날 유심히 쳐다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혹시, 이권주를 기억하십니까?"

"잘 알지, 이은택씨 큰 아들 아닌가? 어여 와서 차 한잔 해."

날 알아보는 분은 건너마을 김종대(62세)라는 분이고,

한 분은 제법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데 오히려

내보다 한 해 후배라고 한다. 이름은 윤동승(49세),

이웃마을 왜재에서 이집으로 이사왔단다.

<생략>



숙소로 돌아오니 다들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에 바쁩니다.

말없이 술만 마셨던 전경현 군은 속이 부대끼는지 아직 누워있네요.

'난 이리 팔팔한데, 가장 젊은 것이 저렇게 약해서리....쯧쯧'



아침 식사를 하고, 다들 떠날 기세입니다.

충주호 주변의 풍광을 여유있게 감상하고 싶을 테지만,

교통의 혼잡, 어린애의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서

오전에 귀경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냈는가 보네요.

'어쩔 수 없지. 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제각각 헤어질 시간이 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충주리조트 앞 마당에서

다함께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천등산 박달재을 울고 넘은 우리 님아,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 물항라 저고리에 ~~~~~"

트로트 노래, '울고넘은 박달재'의 사연을 알고는

그렇게 싫어하던 노래가 박달재를 직접 넘으면서

그렇게 좋아졌다는 차름 처형의 고백에

우리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박달재 꼭대기 오르니,

쌀쌀한 바람이 금봉 낭자의 한 만큼이나 매섭습니다.



잘생긴 남근석을 배경을 한 탕(?) 찍고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촬영지인 제천시 공전면을 찾아갔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온 기차를 향해, '나 돌아갈래'를 외치며

주인공 영호가 생을 마감하는 명장면!

네 자매가 그 흉내를 내 보는데 이렇것다요.<사진 생략>



그리고 저와 네 분의 여인네를 태운 산타모 8793호는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청풍문화재단지를 들를까 하다가

시간이 허락치 않아서 그대로 지나쳐

금수산 기슭에 위치한 ES콘도에 들르게 됩니다.

누군가 선견지명이 있어 값싸게 산을 매입

온갖 레저시설을 갖추어 놓았더군요.

건물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그저 좋기만 했습니다.

좀더 느긋하게 구경하려면 배설을 확실하게 해야 되겠다 싶어

공개하고 있는 듯한 콘도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봤는데

5명 중 4명 동시에 큰 볼일을 봤답니다.

확실하게 방문 흔적을 남기고 왔습지요.^^



그 다음 들른 곳은 능강 솟대 문화마을,

금수산 자락에 비단이 강같이 흐르는 동네, '능강'

제일가는 풍광에 퇴계 선생도 감동한 바 되어

그 주변에 많은 이름을 지어 두었다고 합니다.



그 다음엔 옥순대교를 건너기 전, 어느 분식집

우동 5그릇을 시켜 놓고 주먹밥을 함께 먹으니 금상첨화

출출하던 차에 김가루와 참기름, 깨를 버무린 그 특유의 맛에 감동!



상인암 거쳐, 문경의 동로, 천주산을 옆에 끼고 경천댐을 지나

산양에 도착 황희 정승의 7세손의 집 '호산춘'에 들러

400년된 탱자나무 그늘에 잠시 쉬다가 오줌이 마려운 두 여인네,

기어코 나무 뒤에 숨어 실례를 하다가 그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진에 그 장면이 담기고 말았네요. 어쩐담?



메모 : 200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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