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토요일 12시 30분경,
영주의 소수서원 옆 선비촌 주차장에서 친구(국어과 동기생)들을 만났다.
충남 청양에서 출발한 윤상근, 서울에서 출발한 송혜숙, 대전 서정희
대구의 류덕제, 서정우, 박해숙, 구미의 우동식, 나
거의 약속 시간에 맞춰 와 주니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청국장, 도토리묵밥, 파전, 두부김치, 빈대떡, 동동주 등을 곁들이면서
점심 식사를 하고 소수서원, 선비촌 등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서원 앞, 숙수사지 당간지주, 소수서원이 숙수사터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하룻밤 묵기로 예약되어 있는 선비문화수련원 관계자로부터
문화재 해설사를 소개받아 도움을 받기로 했다. '김금순'이란 분이다.
딸이 올해 대구교대를 졸업하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장년의 나이일 것이다.
차분하게 의욕적으로 설명을 잘해 주었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하늘을 빼곡히 가리고 있는 솔숲의 향기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하다.
서원 옆으로 죽계천이 흐르는데 세조 3년 1457년 단종복위 운동을 꾀한
단종의 동생 금성대군 및 풍기 순흥 선비 수백, 수천명이 참화를 당해(정축지변)
핏물이 죽계를 따라 10여리 흘러 갔다고 하고 지금도 핏물이 머물은 "피끝마을" 이란 곳이 있단다.
흐르는 물이 지점에 와서 소(沼)를 이루고 서원 건너편으로 있는 '경(敬)자 바위',
주세붕 선생이 '敬'자를 바위에 새겨서 후학들에게 가르침의 지표로 삼은 것 같다.
'敬天愛人'을 한 글자로 줄여서 표현한 것 같고, '敬'이야 말로 배움의 기본이라는 거다.
위의 '白雲洞'이란 글씨는 퇴계 선생이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원입구에 있는 '성생대(省牲臺)'란 곳, 제사에 올리는 제물의 상태를 살피는 곳이란다.
임진왜란 이전의 오래된 건물이라서 최근 보물로 지정된 강학당
' 추노'란 드라마의 촬영이 영주의 선비촌에서도 있었다고 한다.
십이지신상이 도열해 있는 곳이 있는데, 58 개띠끼리 한 장 찍어보겠다고
윤상근 선생과 류덕제 교수는 개 형상의 조각품에 기대어 섰고,
우동식 선생은 같이 찍을 사람이 없다면서 섭섭해 한다. 57 닭띠이지만
호적엔 59년 생으로 되어 있으니 정년퇴임은 나하고 같이 하면 된다.^^
선비촌에서 만난 우동식 연구사의 고향친구 가족들,
친구의 딸이 이번 영주의 모 초등학교에 첫발령을 받았단다.
초서 비슷한지라 무슨 글씨인지 잘 몰라 물으니 류덕제 교수는 거침없이 읽어낸다.
'죽계정사(竹溪精舍)'!!!! 역시 류교수는 훌륭하다. '죽(竹)'자의 모양이 독특하다.^^
선비촌까지 돌아보니 이젠 좀 쉬고 싶은 생각이 들 즈음에, 해설사가 안내한 찻집이다.
2,3 년 전 명퇴한 어느 미술교사가 운영하는 찻집이라는데 다들 분위기가 좋다며 만족해 한다.
주인이 오카리나를 잘 연주한다고 해서 부탁을 했더니 슬며시 웃음을 흘릴 뿐 반응이 없었다.
차를 한잔씩 했으니 이제 부석사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pm 4:20)
부석사 무량수전에 바라보는 일몰 장면이 압권이라고 하니 함께 가서 봐야 하리라.
용인에서 오후 1시경 늦게 출발한 정병국 교감도 거의 도착할 때가 되었다.
부석사에 먼저 가 있을테니 곧 바로 그리로 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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