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리장고성 주변의 민속마을 사계고진(沙溪古鎭)을 찾아가서 천천히 즐기고 점심 식사를 한 후 리장으로 돌아와 오후의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내면서 푹 쉬고 다음날 옥룡설산을 오르기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숙소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흑룡담을 아침 산책 겸해서 찾았다. 그전에 볼 수 없었던 옥룡설산의 모습이 드러났다. 시내에서 50리쯤 떨어진 곳에 있으나 워낙 높은 설산이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공원 안에서 음악에 맞춰 아침 운동을 하는 분들의 모습이다.

흑룡담에서 흘러내린 물은 리장 고성 안으로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아침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빵 2개, 우유, 달걀 2개, 음료수가 전부였다. 가볍게 먹는 아침으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3200m의 고지대에 있으니 빵 봉지가 크게 부풀어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대기의 압력이 낮아 나타나는 현상일 테다.

민속마을 사계고진(沙溪古鎭)으로 출발, 중국 윈난성 다리(대리)와 리장 사이에 위치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차마고도의 역사 속에서 유일하게 원형이 잘 보존된 곳으로 평가받으며 과거 마방들의 발자취와 바이족의 전통이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당나라 시대부터 차마고도의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명(明) 청(淸) 시대에 경제적 문화적 전성기를 누렸다. 과거의 고요함과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유네스코 세계기념물기금이 지정한 세계 100대 멸종 위기 유적에 오르기도 했다.

사계고진(沙溪古鎭)에 도착하니 전기차 운전기사 두 명이 다가와 자신들이 운전하는 전기차에 탑승할 것을 권유했다. 마을이 워낙 넓어 잘 아는 분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기도 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두 대의 전기차에 나눠 타고 그분들의 안내를 받으며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들이 우리를 제일 먼저 데려온 장소는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할 때 쓰는 세트장이었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서점이었다. 뜬금없이 민속마을에 웬 서점?

이 서점은 중국의 유명한 독립서점 브랜드인 '선봉서점(Pioneer Bookstore)'이 운영하는 곳으로 사계고진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마을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았다. 전통적인 백족(白族) 건축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을 넘어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여행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하리라.






세 번째로 찾은 곳은 들판 한가운데 있는 카페 였다. 그늘에 앉아 쉬면서 커피를 주문해 놓고 주변의 한가로운 분위기에 어느새 빠져들고 있었다.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있는 마을 전망대로 안내되었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논과 밭의 풍경이 평화롭기만 했다. 모내기가 한창이었는데 무논에 직접 모를 심는 옛날 방식이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아직 이앙기가 보급되지 않은 결과인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다.




마을로 접근하기 위해 오가는 튼튼한 돌다리 의 윗부분이다.

아치형의 옥진교, 마을 앞 강을 가로지르는 명나라 시대의 돌다리이다. 노을이 질 때의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라고 한다. 현재의 모습은 청나라 강희제 시기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버스킹 장면도 보여주고 있다. 대중들에게 뭔가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의 발현이다.

흙벽돌 위에 곡선미 넘치는 추녀와 지붕을 얹은 특별한 건축물이 보였는데 유단장이 그것을 배경으로 한 장의 사진을 요구했다.





즐거운 점심시간, 사계고진 민속마을 내의 식당들은 현지의 느낌을 담은 소박함과 편안함을 특징으로 하는 것 같았다.

점심 식사 메뉴로 우리가 선택한 음식인데, 다들 맛있다면서 신명이 났다. 역시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어느 정도 배가 불러야 신명이 나는가 보다.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했던 식당도 차츰 한산해진 느낌이다. 우리가 식사를 마치고 난 직후이다.

자, 다시 리장 고성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호텔 직원에게 저녁 식사 장소로 추천을 받아 찾아온 식당이다. 음식은 역시 매우 맛있었고 종업원들의 환한 미소와 친절이 가미된 것이어서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종업원들의 서비스는 식당 안에서뿐만 아니라 식당 입구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예쁘게 춤을 추면서 지나가는 손님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던 거다. 흥이 좋은 일환이는 여인의 동작을 그대로 흉내내면서 그 옆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고 동기회장 순균이도 박수치면서 응원해 주었다.

야경을 즐기고 운동도 할 겸해서 일행들과 헤어져 전통시장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초저녁의 전통시장이라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한산했다. 우리나라처럼 이곳의 전통시장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 되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돌아오면서 본 오토바이 행렬,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오토바이임을 실감한다.

숙소로 곧장 돌아가는 것을 보류하고 다시 리장 고성의 광장을 향하여 움직였다. 여전히 리장의 밤거리는 흥청거렸고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곳곳에 소수 민족의 전통의상을 빌려 입고 자신의 외모를 사진으로 담아보려는 젊은이들이 아주 많다는 거다.



다음 날 아침, 옥룡설산을 만나보기 위해 모두 길을 나섰다. 9시 현재, 비교적 날씨가 좋다. 11시에 옥룡설산 삭도를 타기로 예약되었으니 먼저 운삼평이란 곳으로 갔다가 돌아오면 시간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었다.

운삼평에 오르려 해도 삭도를 이용해야 했다.




운삼평의 해발고도가 3240m임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휴대폰을 갖고 귀여운 양을 안고 사진을 한 장 찍는데 1인당 30위안을 내고 찍으라 한다.

운삼평은 초원과 가문비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국 윈난성 리장시 근처 옥룡설산의 동쪽 기슭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눈 덮인 산과 원시림, 고산 초원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주요 전망대로 꼽힌다. 아름답고 고요한 것으로 소문이 자자한 유명 관광지, 자연 속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에 안성맞춤임을 실감한다.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고도 옥룡설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선택지가 아닐까 한다.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걷기 편하고, 산 정상에 비해 공기가 희박하지 않아 수월하게 여행할 수 있다.

돈을 받고 흰털의 야크 등에 올라 특별한 사진을 찍게 하려는 장사꾼들의 속내가 드러나 있는 것 같아 고발하는 심정으로 사진에 담았다.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일지는 몰라도 저 야크로서는 여간 괴롭지 않을 거다. 풀도 뜯지 못하고 꼼짝 못하고 저렇게 묶여 있어야 하니 기가 차다. 저건 동물학대의 전형이다.




자, 이제 오늘 최고의 볼거리 옥룡설산에 오르는 순서다. 15분간 타고 오르면 4506미터의 고도에 도달하고 거기에서 4680미터 높이의 전망대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야 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소의 양이 적어서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서 되도록이면 천천히 올라야 한다. 산소호흡기를 준비해서 오르는 분들이 많았다. 우리 일행도 준비를 하긴 했지만 지금 현재 누가 사용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나는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않고 그냥 올라가기로 마음먹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4300m, 아부지초 4220m 등 4000m 이상을 이미 올랐으니 오늘 도전하는 옥룡설산 4680m도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설산 가까이 오니 운무가 앞을 가린다. 예상과 달리 날씨가 안 좋아져서 답답하다. 그러나 곧 운무가 걷히리라 믿고 천천히 더 올라야 하리라. 아부지초 정복에 실패한 태섭이는 이번엔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진에 보니 그는 이미 산소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태섭과 일한은 여행 내내 룸메이트였고 서로 도와주고 챙겨주면서 더 끈끈한 우정을 쌓고 있다.



드디어 4680m의 목표 지점에 올랐다. 사람들로 가득한 마지막 전망대여서 기념사진 한 장 찍는 데도 쉽지 않았다. 셀카로 찍어서 일단 목표 달성을 기념해 본다.

여행의 동반자 유단장과도 이렇게 기념사진 하나 남긴다. 내년 2월의 남미의 동반여행도 기대된다. 세계 4대 산맥 트레킹을 목표로 한 나로서 마지막 남은 안데스 산맥 트레킹을 성공해야만 한다.

운무가 어느 정도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보인다. 다시 한번 기념사진!!

자, 이제부터는 천천히 하산을 시작해야 한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데크 양쪽으로 쌓인 눈의 양이 엄청났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녹아내려 그 규모가 작다. 윤록의 손동작을 놓치지 않았다.



삭도에서 내려 전기차로 갈아타고 남월곡[Blue Moon Valley]을 향해 내려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하얀 꽃들, 철쭉 종류 같긴 한데.....

남월곡은 옥룡설산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린 빙하 호수다. 물에 함유된 구리 이온과 석회 물질 때문에 신비로운 에메랄드빛을 띠며, 환상적인 풍경 덕분에 '중국의 스위스'라 불린다. 옥액호, 경담호, 청도호, 파월호 등 4개의 호수로 나뉘며 계단식 폭포가 핵심 명소가 아닐까 한다. 옥룡설산 풍경구 내 셔틀버스나 전동차를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남월곡의 어디를 가든 신혼부부의 웨딩 사진 촬영 장면이 연출된다.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평생의 작품을 한 번 남겨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전문 사진사의 요구에 일일이 응해야 하는 신랑 신부들은 여간 힘들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신부는 피곤에 지쳐서 울 것 같은 기세였는데 사진기를 들이대니 금방 웃는 표정을 하고 선다. 눈물겨운 장면이다.


남월곡 둘러보는 일정을 모두 끝내고 리장으로 돌아왔다. 엊저녁 이용했던 식당에서 또다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와 함께 바이주, 맥주, 소주 등의 술을 한잔씩 나눠 마시니 흥겨운 분위기다. 여행을 끝낸 뒤의 기분 좋음이 한꺼번에 발현되는 거다. 여행 살림을 알뜰하게 챙겨주었던 상근이가 제안해서 그간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야 일일이 기록할 수는 없지만 그간의 여행이 알차고 즐거웠다는 것과 많은 것을 새로 알게 되고 모두가 마음을 모아서 어떤 어려움도 없었다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고 자축하는 분위기였음을 밝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주도했던 유단장과 그 옆에서 보조를 아끼지 않은 살림꾼 총무, 그리고 나머지 6명의 동기들과 두 부인의 아낌없는 협조에 깊이 감사한다. 영신 22기 화이팅, 아리아리!!


다음 날 아침이다. 공항으로 가기 전에 흑룡담 산책길을 다시 한번 찾았다. 6천 보 정도의 걷기운동을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아침의 독특한 흑룡담의 분위기에 젖어보고 저 멀리 보이는 설산의 풍경을 눈에 한 번 더 담아두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른다.

5일간이나 머물렀던 리장의 숙소인 하이요우 호텔,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해 주고 아침마다 먹음직스런 간식을 제공해 주었는데 이젠 작별해야만 한다. 그 친절했던 직원들과도 인사를 해야 한다. 자이 지앤!!

리장의 싼이 공항으로 가는 길, 출근 시간과 겹쳐서인지 교통이 다소 혼잡했다. 윈난성에 열흘 정도 머물면서 보았던 여러 장면들을 떠올려 본다. 특히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서 지냈던 날들이었는데 평생 접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별일 없이 잘 견뎌냈다는 사실, 그 어떤 트레킹도 70을 앞둔 고령들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해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내 다리 장한 다리, 우리 다리 장한 다리, 갑자기 뿌듯해져 온다. 과연 될란가 의심했던 고지대 트레킹이었는데.....ㅎㅎ





친구들아, 다들 수고했데이. 다음에 또 반갑게 만나자우. 건강할 때 여행해야지 더 늙으면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닌다고 하더라. 여행 다닐 수 있는 능력 될 때 마음껏 다니라우. 난 귀국하면 내 집 뒷산 비봉산에 오르기를 더 열심히 할 생각이야. 윈난성 여행 앞두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올라가면서 훈련한 덕을 많이 본 느낌을 받거든. 앞으로는 매일 다녀야 안 될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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