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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여행 4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26. 2. 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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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 두 번째 날이다. 어제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걷되 조금 더 연장해서 걸어보기로 했다. 새로운 길이 주는 신선함이 조금이나마 더해질 테니까.
 

저 멀리 보이는 예쁜 산은 화산? 생긴 모양으로 보아 종모양의 종상화산에 가까운 듯! 점도가 낮아 더 완만하게 흘러내린 모양이라면 방패형의 순상화산일테고. 고딩 때 배운 기억이 새롭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부페식 아침 식사, 모처럼 햇살을 받으니 기분이 참 좋아졌다. 친구들과 어울리니 더욱 맛있다.
 

순균이는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한다. 나도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특히 <울고 넘는 박달재>는 나의 고향 충주와 그 옆 동네인 제천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두 동네 사이에 위치한 박달재이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서 들려주는 구성진 곡의 운율임에 틀림없다.
 

아침부터 날씨가 참 좋다. 오늘 오전 9시 경, 숨베르 피투 트레킹을 하기 위해 출발한다. 트레킹의 목적지는 마을 뒷산의 폭포다. 오후에는 비가 예상되어서 우의나 우산을 준비하는 게 필수다. 길이 미끄러워서 등산스틱도 꼭 필요할 것 같다. 요즘은 우기라서 하루에 한 번은 꼭 비가 내리는 것이 특징인데 대체로 오후와 밤에 비가 내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순균이는 트레킹에 앞서 수영장에서 한 장의 사진을 남기고 싶어했다. 빨간 옷이 강렬하긴 해도 피사체인 양옆의 나무가 사진에 잘 어울린다.
 

목적지로 향해 가다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시 들른 곳이다.
 

누군가의 혼백이 묻혀있는 공동묘지가 길가로 보이기에 사진에 담았다. 인도네시아의 장례 풍습이 궁금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오늘 트레킹이 이루어지는 곳의 마을이다. 이 동네에서 시작되는 트레킹이니만큼 마을 사람들의 역할이 주어져 있을 것이다. 가령 오토바이와 같은 교통수단을 제공한다든가 가이드의 역할을 주선한다든가 해서 얼마만큼의 관광수입을 올리는 거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이뤄지는 거다.
 

오늘 감행하는 트레킹 코스를 안내하고 있는 현판이다. 우리들이 가야하는 코스는 Sumber Pitu 까지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는 특별 체험이 가능한 것이다.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에 단체 사진 하나 남긴다. 여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10분 남짓 산으로 올라가면 거기에서부터가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점이다
 

본격적인 트레킹을 앞둔 시점이다. 지금까지 날씨가 참 좋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의를 꺼내 입거나 우산을 쓰고 일단 출발을 해야 했다. 갈 때까지는 가 봐야 하는 거다. 
 

폭포가 있는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그런데 10분 정도 왼쪽으로 가파른 길을 더 올라가야 한다고 가이드는 말한다. 힘이 들어서라기보다는 길이 미끄럽고 위험해서 나로서는 더 이상 전진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이 폭포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다들 갔다오라고 하고 마지막에 따라오던 여성 가이드에게 길을 비켜 주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친구들이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할 처지가 되었다. 발을 떼어 움직이기조차 힘든 공간에 서서 계속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음을 금방 알게 되었고, 그 어떤 때보다 기다림이 길게 느껴졌다. 마음 같아서는 혼자 천천히 출발지점으로 돌아가고도 싶었으나 여기에 머물겠다고 가이드한테 말해 놓은 상태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폭포의 물떨어지는 소리와 빗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기 시작했다. 올라간 일행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한참을 괴로워하고 있을 때 멀리 내려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참 반가웠다. 잠시후 내가 여기 기다리고 있음을 인지시킨 후 천천히 되돌아오는 길로 접어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가 올라가지도 되돌아오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난감해 하고 있을 때, 비 때문에 중간에 되돌아간 친구들은 베이스캠프에서 편하게 앉아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나는 목적지까지 간 것도 아니고 포기한 것도 아닌 가장 어정쩡한 상태였던 것 같다. 차라리 포기했다면 옷과 신발만큼은 크게 젖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90% 이상의 과제는 달성한 셈이어서 내 자신을 위로해 주기로 했다. 내 다리 장한 다리!!  
 

가파르고 미끄런 길을 되돌아와서 안전 지대에 서서 친구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차례대로 목적 달성 기념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명배가 그 첫번 째였다. 이어서 태천, 그 뒤에 순균, 그 뒤에 정우, 그 뒤에......
 

길이 있으나 길이 아니었다. 서너 번씩 미끄러져 넘어져야 했을 정도였다. 이렇게 높고 경사진 땅에 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아랫마을 사람들의 부지런함에 새삼 놀라면서 천천히 발을 옮겼다. 스틱을 가져간 덕분에 넘어지지 않고 내려갈 수 있었으나 베이스캠프에 거의 다 와서 결국 한 번은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
 

속옷까지 이미 다 젖어 있어서 더 이상 활동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태천은 예정대로 숙소로 돌아가는 도중에 노천온천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들러서 다들 몸을 녹이고 가자고 했다. 나로서는 온천으로 가기보다는 빠른 시간 내에 숙소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친구가 얼마나 될지 알아보니 모두 4명(항도, 영활, 태섭, 나)이었다. 결국 차 한 대로 4명이 숙소로 먼저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돌아오다가 점심을 걸렀으니 빵이라도 사서 요기를 해야한다며 항도가 선뜻 마트에 들러 맛있는 빵을 2개씩 사서 우리들 손에 들려주었다. 그때 먹은 빵맛은 참 달콤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빗길 내내 젖은 옷때문인지 자주 온몸이 떨리는 한기를 느껴야 했다. 몸살 감기까지는 진행되지 않은 것 같아 참 다행이었다.
 

노천 온천에 들른 8명의 친구들의 모습이 보기에 좋다. 8명 중의 한 명인 순균이는 물 속에 있을 때는 좋았는데 옷을 벗고 입을 때만큼은 몹시 추워서 괴로웠다고 나한테 고백했다. 무엇보다 온천욕을 끝낸 뒤 다시 젖은 옷을 입을 때의 차가움은 얼마나 괴로웠을지 가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만큼의 추억을 쌓았음에 만족해야 하리라.
 

오후 7시가 약간 넘어서야 돌아온 온천팀들, 비록 먼저 온 친구들보다 저녁 식사가 늦긴 했지만 시장이 반찬이었을 것이다. 예정된 체험은 힘은 좀 들더라도 꼭 해내고 말겠다는 그 적극성에 박수를 보낸다.^^
 

숙소 앞에 우람하게 서 있는 저 나무, 그 의연함을 전혀 잃지 않고 2월의 밤하늘에도 꼿꼿하기만 했다. 아침에 산책을 하면서 바라본 나무 중에서 순균이가 가장 멋있다고 예찬한 그 나무였는데 밤에도 그 명예를 잃지 않고 서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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