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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의 포항 바다

세상과 함께

by 우람별(논강) 2025. 3. 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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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 형과 마음이 통해서 함께 포항 바다를 찾기로 했다.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몹시 부는 날, 비는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니 서로는 바다를 더욱 보고 싶어진 거다. 포항은 내가 16년 이상을 살았던 곳이고, 남전 형은 30년 가까이 살았던 곳이다. 제2의 고향으로 느껴지는 도시라서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포항에 가는 김에 누구를 보고 올 것인가?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만 남전 형께서 먼저 대흥중 또는 두호고등학교에서 인연을 맺었던 인*술 교장 선생님과 최*영 교감 선생님을 만나보는 게 어떠냐며 내 생각을 묻기에 괜찮다고 했고 두 분에게 전화를 해서 모처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고, 약속 시간이 돼서 반갑게 만났다.
 

환여동 설머리 방파제에 도착하자마자 남전 형은 여기에서 오늘 보고 싶었던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사진을 한 장 찍어 주면 좋겠다 하신다. 
 

인*술 교장 선생님과 함께 인증샷도 찍고..... 
 

멀리 환호공원 스카이워크가 보이는 이곳, 언제부턴가 요트 선착장이 되어 있었다.
 

방파제 옆에 있는 준(JUN) 커피집, 핸드드립 커피맛이 좋아 자주 찾은 바 있다는 남전 형님, 두호고 교감 시절에 만났던 최*영 선생님도 여기에서 반갑게 만났다. 작년에 교감으로 승진해서 영덕의 K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와는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라서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나 오랜만에 보니 매우 반갑다. 늘 만나면 편안하고 듬직한 느낌을 주는 참 좋은 후배다. 인*술 교장 선생님께서 두호고에 근무하실 때에도 최 선생님은 친목회장을 맡아서 열심히 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시에 경추협착으로 고생을 많이 한 바 있다는 소식에는 가슴이 아팠다. '최 교감 선생님, 건강관리 잘하셔야 합니다. 덕분에 오늘 커피 잘 마셨고, 머지않아 다시 만나길 기다릴게요.' 
 

찻집에서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어느 좋은 날 다시 만나기로 하고 포항 사는 두 분과는 헤어졌고, 남전 형님과 나는 영일만항 주변의 거친 파도를 한번 더 보고나서 구미로 돌아가자는 데 합의하고, 영일만 파도가 일렁대는 바닷가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웠다. 바람이 센 만큼 파도는 더욱 날이서서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 중인 촛불행동 주말집회,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절규하며 3킬로미터 전 차선을 메우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섞인 목소리가 파도를 타고 들려오는 듯했다. 발언대에 선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 대표 김영식 신부님의 엄청난 포효가 들리는 듯했다. 저 도도한 외침을 누가 감히 막으랴!! 
 

남전 형은 이곳에 오면 옛날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 추억에 얽힌 이야기는 '아, 옛날이여'를 연상시켰다.
 

칠포 해수욕장 쪽으로 보이는 바다
 

영일만항 쪽으로 보이는 바다. 
 

남전 형님의 모습과 함께 떠오르는 또 다른 선배님이 오버랩된다. 광운 형님이시다. 90년대 초부터 극단활동을 함께했던 극단 형영 대표 최희범 선배님, 몇 년 전에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말았지만 내가 구미에서 모처럼 포항에 한 번씩 들러 형님을 만날 때마다 전망좋은 바닷가 찻집에 앉아 일렁대는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그윽한 눈웃음과 함께 따스한 정을 나두던 장면이다. 전교조 포항고 분회장님으로도 모셨던 선배, 오늘따라 몹시 보고 싶다.ㅠㅠ
 

남전 형님께서 찍어준 사진, 고맙습니다. 이 사진을 끝으로 영일만항에서 선산IC기사식당까지 줄기차게 달려왔다. 오후 6시 20분쯤 목적지에 도착해서 남전 형님께서 사주시는 청국장을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 조만간 또 만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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