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말부터 많은 분들이 복 많이 받으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오늘 새해 첫날도 무수한 메시지들이 날아올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그런데 올해는 지금까지 주고받던 덕담과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새해가 밝았지만 새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무능하고 파렴치한 윤석열의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 선포가 온 세상을 어지럽혔고 한 달이 지나가도록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그러하다. 많은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다.
저들이 12.3 친위쿠데타를 성공해서 비상계엄 상황으로 대한민국을 몰아가는 상황이 되었더라면 각 분야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오금이 저려오고 앞이 캄캄해진다. 나로서는 5.18 군사 계엄 상황 하에서 벌어졌던 광주 학살의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노벨상 작가 한강이 쓴 <소년이 온다>란 소설에서 그렸던 장면이 현실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윤석열이 입버릇처럼 내뱉던 '반국가세력'에 대한 체포, 구금, 심지어 학살까지 이루어지는 상황이 재현되지 말란 법이 없다. 경찰과 검찰의 내란 수사 결과 밝혀지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저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음모했고 얼마나 잔인한 살상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어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 엄혹한 군사정권 하에서 목숨 걸고 싸우던 동지들, 민주와 자유를 부르짖던 젊은이들(당시 20대, 지금은 65세 전후 또는 10살 내외의 형님누나뻘쯤 되는 분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보수화되고 기득권 세력이 되어가는 경향이 분명한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70대의 노인들이 소위 극우보수의 편에 서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럴까? 소위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과 종편들의 왜곡된 보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라고 많이들 지적한다. 나 또한 그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 같다.
언론의 역할이 큰 문제가 되고 있음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언론 자체가 재벌이고 기득권 세력이어서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의 기득권 세력과 같은 편,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반대편 약자들에 대해서 동정은 커녕 외면하고 왜곡보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양극화된 사회'란 말이 실감나는 지점이다. 결론적으로 언론이 중심을 잡고 공정보도를 할 때라야 사회가 바로잡힐 수 있는 것이다. 특정 기관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기는 보도를 지양하고 기자들을 비롯한 언론인들은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 국민들 편에 서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순진한 바람인 줄 어찌 모르리오만 앞으로 그렇게 되지 않으면 밝은 세상이 찾아올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머지 않아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중시하는 민주세력, 사리사욕을 배제하고 국민만을 생각하는 정치권력이 등장하여 제대로 된 국가시스템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비상계엄을 시도하고 전국민을 고통과 혼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려고 했던 윤석열과 현 집권당은 더 이상 국민의 편이 아님이 증명되었다. 계엄 상황하에서 국민들이야 어찌되든 계엄이 성공해서 제멋대로 하는 독재를 꿈꾸었던 내란 수괴요, 내란동조당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로지 사리사욕만을 꿈꾸던 자들이기에 하루빨리 탄핵되고 해체되어야 한다. 우리는 절대로 죽음의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몸서리쳐지는 겨울공화국은 더 이상 이땅에 존재하게 해서는 안 된다.
아직 '내란 중'이지만 윤석열은 경찰에 의해 곧 체포 구금될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내란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괴수가 체포되지 않고 있는 상황 자체가 위기 상황 아닌가! 그가 체포되는 순간, 헌법재판관 9명이 모두 임명되는 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아들 내외, 손녀와 함께 오늘 아침 화상통화를 했다. 손녀 나은이가 건넨 말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눈물나도록 반가웠다. 하마터면 손녀의 밝은 미소를 보지 못했을 것만 같아서다. 내 새끼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는데, 나라에 무슨 변고라도 나서 불행한 삶으로 이어진다면 그 안타까움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겠느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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