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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둘러보기

사진과 함께

by 우람별(논강) 2023. 10. 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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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가끔 단 둘만의 기차여행을 떠나곤 한다. 서로 워낙 바삐 살다보니 함께히기가 쉽지 않아서 그 기차여행은 설레기조차 하는 행사인 셈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수원화성이다. 오전 8시 15분에 구미역에서 출발, 수원역에서 저녁 7시 50분에 타고 집에 돌아오는 것으로 했다. 수원화성을 둘러보고 돌아오기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놓은 것이다.
 

수원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행리단길 입구 화서문 부근에 도착했다.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고 임금의 어가 행렬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전동차가 수원화성 주변의 어차도로를 다니면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행리단길에는 차가 다니지 않고 사람들만이 걸어다니고 있다. 길바닥에 마음껏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거리이다. 가을 아침의 낮은 기온 탓으로 이젠 햇빛이 따스한 게 좋다. 이렇게 가을은 깊어가는가 보다.
 

아내가 추천하는 음식점이다. 묵은지 전문인데 전 번에 이곳을 찾아 너무너무 맛있게 먹어서 잊을 수 없는 곳이란다. 아닌게 아니라 묵은지에 고등어 생선을 넣어 끓인 국은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했다. 감자전까지 곁들여서 배불리 먹고 우리들의 수원화성 둘러보기는 시작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부른 뒤 만나게 되는 수원화성은 금강산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식당에서 나와 장안문으로 걸어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한옥새움'
 

한양에서 내려오는 정조 임금의 행차가 제일 먼저 닿은 곳이 장안문인 만큼 우리도 장안문부터 걷기 시작하기로 했다. 장안문은 한양(장안)을 향한 문이기에 붙여진 이름 같다. 돌고돌아 다시 이곳까지 오면 6.7킬로미터의 화성둘레길을 다 걷게 된다. 몇년 전 대학동기들과 천천히 다 걸었던 길, 오늘을 아내와 다시 다 걷게 되었다. 몇 번에 걸쳐 부분적으로 걷기는 했어도 다 걸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지 아내는 얼마 전부터 단단히 벼르다가 오늘 드디어 끝까지 걷기 도전을 하는 것이다. 최근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다가 미끌어져 타박상을 입고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오늘도 툭 튀어나온 장애물을 보지 못하고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옆에 있던 나도 손을 쓸 수 없었다. 무릎에 그만 또 피멍이 들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도 넘어지는 장면을 많이 보았는데, 안됐다고 느꼈는지 다들 바라보는 눈이 애처로웠다. 여하튼, 아내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화홍문(북수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아내의 모습이 여섯개의 무지개 다리만큼이나 멋지다. 멋지게 나온 자신의 사진이건만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꾸 지우라고 한다. 지우란다고 다 지우면 남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 싫다고 했다.^^
 

벽공의 하늘 아래 우뚝선 정자, 보물 제1709호 방화수류정(동북각루), 1796년(정조18) 10월 19일에 완공되었다. 주변을 감시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와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자의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라는 뜻을 지닌 방화수류정은 독특한 평면과 지붕 형태 때문에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화성에서 가장 뛰어나며 다른 성곽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자료 인용>
 

방화수류정 아래에는 용연이라는 작은 연못이 있다. 화성성역의궤에 의하면 정조가 다녀갔다는 기록이 적혀 있다.
 

창룡문에서 연무대(동장대)쪽을 바라볼 때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들, 오늘은 특별히 박쥐 모양의 연이 창공을 유유히 날고 있다. 
 

정조의 친필 '화성장대'의 네 글자가 보인다. 정조는 이 글씨를 쓰고 몹시 만족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그 가치가 매우 큰 것 같다.
 

화성장대 건물 안에 있는 현판 또한 정조의 글씨다. 해석을 하면, "화성장대에서 친히 군사 훈련을 점검하고 지은 시를 문위에 걸다.  헌륭원 호위 중요하지만 세금과 노역 쓰지 않았네. 성곽은 평지 따라 둘러 있고 먼 하늘 기댄 장대는 높다랗구나. 맑은 성가퀴 구조 굳건하고 군사들 의기 호기롭네. 대풍가 한 곡조 연주함에 붉은 햇살이 갑옷을 비추는구나."
 

성밖의 억새군락이 하늘하늘 움직이는 게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사나이의 마음까지 서걱이게 하는 듯 답사객들의 발놀림이 가볍다. 
 

식민지 시대의 한 때를 풍미했던 화가 나혜석이 태어난 곳을 기념하여 세운 표석이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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