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도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다. 퇴근 무렵이다. 교정 곳곳에 스며든 가을 기운이 흐릿한 내 눈에도 느껴지기 시작한다. 낙엽들도 떨어지기 시작하고,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1학기말, 고2 고3학생들이 참여하는 목공체험 때 완성된 피크닉 테이블, 언제든지 찾아와 앉아 달라고 손짓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나무빛깔의 변화가 없다. 만든 지 얼마 안되었다는 증거다. 잠시 걸터앉아 본다.
피크닉 테이블 뒤, 담장 너머로 보이는 봉황뜰의 모습,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상주시와 상주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교직원과 학생이 함께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학교숲으로 이렇게 멋지게 조성된 학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정서 순화와 자연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기 아주 좋은 공간이다. 숲 해설가 선생님들을 이 장소로 초청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숲의 소중함과 나무, 꽃, 풀 등을 관찰하는 생태학습을 몇 년 실시한 적이 있어서 나에게는 더욱 의미있는 장소가 되었다. 봉황뜰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열거해 보겠다. 꽃사과, 눈주목, 느티나무, 등나무, 벽오동, 마로니에, 모감주나무, 박태기나무, 반송, 배롱나무, 대나무, 명자나무(산당화), 백철쭉, 불두화, 영산홍, 자산홍, 장미, 피라칸시스, 화살나무, 황매화, 회양목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화살나무가 단풍이 들면 그 빛깔이 유난히 곱고 다양해서 더욱 매력적이다.
너른 운동장 주변의 담장 부근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무수히 많다.
상주시내 많은 학교가 <성실>을 교훈으로 정해서 쓰고 있는데,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그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학교 자체의 큰 교육목표를 교훈에 담게 되는데, 너무 획일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추상적이기보다는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더 좋고, 짤막하되 교육적 의미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 교훈이라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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