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성 사는 경희가 대구의 모 예식장에서 대구가 고향인 며느리를 맞이하는 날이다. 나는 예식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먼저 아버지를 모시고 예식장에 들렀다. 아버지께서는 같은 항렬 중에서 살아계신 유일한 혈육, 당고모님께서 오늘 오실 것 같은데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다. 오래지 않아 고모님도 손자(24), 손녀(27)를 데리고 예식장에 도착하셨는데 아버지와 나를 보고는 매우 반가워하셨다. 아버지와 고모님의 오랜만의 상봉이 이루어진 것이다. 언제 다시 찍어보겠냐며 나에게 사진을 멋지게 찍어 줄 것을 주문하셨다. 그런데 고모님은 사람을 잘 못 알아볼 정도로 눈이 어두우시다. 둘째사위를 못 알아보고 누구냐고 했을 정도니까. 참 안타깝다. 그래도 착하신 심성과 맑고 고운 목소리는 젊은 시절과 똑같다. 두 딸 경희와 연희는 엄마의 목소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경희는 몇년 전에 그 고운 목소리로 전국시낭송대회에 나가서 최고의 상인 대상을 거머쥐었을 정도니까.
큰 딸은 벌써 시집가서 두 딸을 낳아 기르고 있고, 이제 아들까지 결혼을 시켰으니 걱정이 없겠다. 같이 늙어가지만 나 보다 두 살 어리니까 난 그녀의 영원한 오빠다. 오늘 아침에도 축하 전화를 먼저 했더니 오빠 오빠를 연발하며 얼마나 반가워 하던지 그녀는 참 활달해서 좋다. '경희야, 오늘같은 날 얼마나 좋겠니, 축하해!'
제일 왼쪽부터 정원, 나, 한서방, 경희, 연희, 조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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