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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형과 여미재 선생 열호재를 찾던 날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23. 10. 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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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어제 오후 3시에 구미버스터미널에서 여미재 강은미 선생을 만났다. 그녀는 오랜만의 나들이로 구미에 사는 우리들을 찾아오는 것이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나의 애마 산타페에 태워 선산의 농막인 열호재로 향했다. 포항의 우산 형님도 약속한 시간에 열호재에 도착했다. 맛있는 전어회까지 푸짐하게 준비해 오셔서 곧바로 이어졌던 음식 나누는 자리가 매우 푸짐했음은 물론, 주고받는 대화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막걸리, 와인 등을 곁들이며 자정이 넘도록 대화의 꽃을 피웠는데 생각해 보니 그 장면들 사진을 일일이 찍어두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요즘 내가 사진찍기에 시큰둥해진 탓인 것 같다. 생활의 기록을 중시해온 나로서는 용서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주요 장면을 그만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다행히 오늘 아침 식사 후 둘러보았던 금오서원, 신라불교 초전지, 죽장사의 사진 몇 장은 남아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여미재와 우산형을 서로 알게 되고 간혹 만남을 가진 지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늘 변함없는 정과 의리 하나로 흘러온 시간들이었는데, 이번 1박 2일의 만남의 시간도 그것을 잘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저 흐뭇하고 푼푼하다.
특히 7,8년째 암투병 중이신 우산 형님의 의연함과 깊고 따스한 정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요즘들어 음악에 대한 관심이 부쩍 깊어졌다는 여미재의 젊고 건강한 삶도 나에겐 고무적이고 신선하다. 왜냐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계발은 뒷전이고 현실에 매몰되어 살고 있는 것 같은 내 삶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는 선산읍 맛집 비봉정식당에서 해결하고 카페에 들러 이야기 나누다가 우리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해야 했다.
‘여미재, 누추한 농막이지만 맘 편히 하룻밤 머물다가 갈 수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할 테니 다시 놀러 와요.’
‘우산형, 늘 저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의 삶에 관심갖고 살펴주심에 감사하고 형님의 그 끈끈한 인간미에 늘 감사해요. 부디, 건강 잘 챙겨서 우리 오래오래 만나면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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