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뒷산이 바로 봉황산이다. 화령에 온 지 두 달만에 오르게 되었다.
오전에 중간고사 시험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한 뒤, 교무부장님과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간단하게 물 한 병과 초콜렛, 연양갱 등을 사들고 뒷산 오르는 기분으로 가볍게 출발,
길의 초입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다가 능선을 찾아 올라가니
반가운 팻말이 하나 보인다. 이제부터는 헤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사람들이 워낙 많이 다니는 길이니까.
가파른 길을 더 오르니 솔잎이 폭씬하게 쌓인 휴식장소가 보여서 퍼질러 앉았다.
교무부장인 이 선생님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쉼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이다.
그냥 고개만 끄덕여도 짤막한 반응을 보이기만 해도 이야기는 끝없이 전개된다.
단군신화, 주몽신화, 왕건 등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해방 이후의 잘못된 역사까지
모르는 게 없다. 듣고 있다보면 저절로 복습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정상석을 감싸안은 이 선생님은 산에 오면 저절로 겸손해진다고 한다.
산신령이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고 믿기때문에 결코 불안하지 않다고 한다,
'이 선생님의 겸손함에 비해 나는 너무 도도하게 정상석을 대하고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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