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내리던 비는 오후부터는 잦아들었다. 트레킹하기에는 적절한 날씨다.
구수천 따라 반야사로 가는 5킬로미터 남짓되는 둘레길, 연두빛 신록의 그늘에 휩싸였으니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발걸음도 가볍다. 누구는 어린애처럼 좋아하며 방싯방싯 입을 다물지 못한다.
금강의 상류라 할 수 있는 구수천의 물은 제법 너른 골짜기를 따라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물가에 핀 수달래의 붉은 울음이 계곡의 물흐름 소리와 함께 우리들의 기분을 더욱 들뜨게 했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
물건너 둘레길 가에 움푹 들어간 작은굴이 하나 보이고 하얀 부처님이 앉아 나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구수천 양쪽 가로 난 둘레길의 풍류는 저 풍성한 물과 숲이 있기에 더욱 가치가 있을 것이다.
돌길과 흙길을 번갈아 밟아 가는 변화무쌍한 길이기도 해서 적절한 긴장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중에 쥐띠해에 태어난 동갑내기가 세 분 계신다.
붉은 바지의 하선생과 친목회장인 박선생은 생일도 같다. 천생연분?
정 교장 선생님, 내 대학 동기이지만 공식적으로는 말을 높이고 있다. 서로 그래주길 바랄지도 모른다.
말을 높이든 낮추든 그 말속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관심이 내재되어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고 진로진학상담교사끼리도 기념사진을 한 장 남겼다. 최선생님께서는 얼마 전
명예퇴직 신청을 해 놓았는데 결과는 어찌 될지 모른다. 명퇴 뒤에는 친언니와 함께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을 거라고 했다. 여행 매니아임에 틀림없다.
구수천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상주시에서 만들었다. 비슷한 모양의 나각산 출렁다리가 연상되었다.
임천석대, 여기에 얽힌 이야기는 바로 위의 사진을 참고!
물가에 피어난 수달래, 진달래보다는 늦게 피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물그림자로 치열하게 표현하고 있다.
물 건너 너럭 바위 위쪽 부분은 문수전으로 올라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몇 번이나 올랐던 문수전이기에 이번에는 오르기를 포기하고 입구쪽에서 황선생님과 소주를 한 잔!
월유봉 앞, 한천가든 식당에서 빠가사리 메기 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옆자리에는 구미 무을중학교 선생님들이 음식을 들고 있어서 다가가 최우* 교감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막걸리를 한 잔 권했다. 이옥* 선생님의 얼굴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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