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강경에 가면 늘 들르는 곳이 있다. 특별 메뉴인 젓갈정식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달봉가든 황해도 젓갈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밥 한 그릇만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다.
한 그릇을 더 시켜야 기본으로 나오는 젓갈을 어느 정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가지 젓(명란, 창란, 갈치속젓, 가리비젓, 꼴뚜기젓, 아가미젓, 청어알, 오복오징어, 토하젓, 낙지젓)에
된장찌개, 굴젓과 홍어무침 등이 반찬으로 나오면 밥 두 그릇은 기본이다. 거기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소설가 박범신은 논산 탑정호 부근에 살면서 강경을 배경으로 하여 '소금'이란 소설을 한겨레신문에
요즘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는데 이 달봉가든식당에 들른 흔적을 보이고 있어서 잠시 쳐다보았다.
강경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남쪽으로 내려오니, 전라북도 경계 지점에 닿는다.
그 초입에 나바위 성지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전에도 그랬듯이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성 김대건 신부 일행이 중국에서 조선으로 들어올 때 정박한 성역이자,
나바위 초대 주임이었던 베르모넬(장약슬 요셉) 신부가 건축하고 그 후 개조하여
문화재로 지정된 사적 318호(성당과 사제관)가 있는 곳이다.
조용한 마을의 약간 높직한 곳에 성당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외관상으로 볼 때, 동양의 지붕 양식을 반영하여 서양식과 혼합한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
1906년에 신축공사를 시작하여 1907년에 완공된 건물이라고 한다.
성당 설계는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아넬 신부가, 공사는 중국인들이 맡았으며
건축양식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한옥을 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바위 성지를 둘러보고, 국도를 한참 달려 군산 시내에 들어서기 전, 금강하구둑 방향으로!
금강하구둑을 건너기 전에 우회전해서 조금 달리다 보니 우뚝선 금강철새조망대가 보인다.
얼마 전 제9회 군산세계철새축제가 열렸던 곳임을 알 수 있다.
10층 높이의 금강철새조망대에 올라가 보니 금강 주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유리가 흐려서 밖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높은 곳이라 그런지 다소 어지럽기도 하다.
강쪽으로 최대한 가까이 가서 보는 것이 효과적이겠다는 판단에서 금방 내려왔다.
가창오리 모양의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늦은 오후의 시간이라 그런지 모든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지기만 한다.
우리의 그림자도 보기 민망할 정도다. 그나마 청명한 하늘이 좋다.
금강하구둑이 저 멀리 아득하고 거대한 호수같은 금강의 수면 위로
여유있게 헤엄치며 오가는 오리들이 간혹 눈에 띈다. 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본능적으로 인간들과 떨어지고 싶어서일까, 강가로 가까이 와 있는 철새도 없다.
강가의 조망대 망원경을 통해서 볼 때 겨우 눈앞에 가까이 보일 뿐이다.
강 옆으로 '구불길'이라 이름붙여진 생태숲길을 걸어 보았다.
석양에 비친 갈대의 운치가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바람이라도 분다면
갈대의 서걱거림이 제법 귀에 들릴 법도 하건만 오늘은 바람마저 없다.
여섯 개의 솟대가 황혼에 물들고 있다. 마치 살아있는 새가 막대 끝에 앉아 쉬고 있는 듯하다.
높은 하늘의 비행기 한 대가 하얀 구름을 길게 만들어내며 일몰 풍경 속으로 들어왔다.
조금 후면 해넘이가 진행될 것이다. 저 하구둑 너머로 하늘이 벌겋게 물들면
철새들의 군무가 시작되지 않을까? 사진작가들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어두워지기 전 하구둑에 올라서서 철새들의 군무를 기다리다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결국 포기하고 군산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월명공원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아구탕으로 저녁을 먹고,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성당(李盛堂)'이란 빵집을 찾았다.
계산대의 줄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인기가 대단한 빵집임을 실감할 수 있겠다.
1945년 해방과 함께 시작된 빵집임을 여러 군데서 자랑하고 있었다.
홍보지에도 대한민국 대표 앙금빵, 대한민국 대표 야채빵, 블루빵!!!!
야채빵은 벌써 품절되고 없었다. 가판대가 텅 비어있다. 하루 판매량 매진이다.
앙금빵이라도 사야겠다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쟁반에 담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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