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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라도 여행 뒤의 이야기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09. 8. 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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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겨울 보충수업을 마치고(1/31일)
전라도 고흥반도 끝에 있는 섬, 소록도, 거금도를 다녀왔다.
2월 2일까지 2박 3일간의 여행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동기들에게 추천하고픈 코스다.

그 뒤의 이야기를 메모식으로 간단히 쓴다고 한 것이 또 길어졌다.
(항상 그렇다. 언제부턴가 나는 짧게 쓰는 게 잘 안 된다.
길게 쓰면 지루해서 잘 읽게 되지 않는 법인데
왜 그리 길어지게 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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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 오전은 집에서 푸욱 쉬고
오후 5시 교원연수원에서 교감 연수 중인 권오승 선배, 권영근 선생 위문
정병철 샘과 함께 온천골 식당에서 저녁 식사하고 봉곡동으로 이동
결미 식당에서 삼겹살 안주 소주 마심, 문경고 최민호 선생 합류
술자리가 길어져 새벽 2시 30분에 귀가, (아내한테 매우 미안함)
지인들과의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음.

2월 4일 새날이 밝았지만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오전 9시 목적지인 강화도를 향해서 출발!(처음엔 아내가 운전함)
11시 50분 용인시 남사면 소재 리바트 가구 본점을 둘러 봄.
(2/24 아파트 입주 시 필요한 소파, 식탁 등을 구입)
12시 30분 경 용인 구갈중학교 도착, 절친한 친구인 정병국 교감 상봉
친구가 황태구이 정식을 사 줘서 맛있게 먹고 담소하다가 김포를 향해 출발
월곶 IC 빠져나와 소래포구에 내리니 인간냄새 물씬 풍겨 또 다른 감동!
협궤열차, 조석간만 차이, 그리고 새우잡이 배들,
인상적인 포구의 장면들이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음.

김포교육청에서 아내의 친구인 권현미 선생 상봉, 상담실에서 환담
17:30분 계성여고 김노수 선생 상봉, 강화도 사계절 식당으로 이동
18:30분 김화선, 장경옥, 남윤정 등 울진 매화시절 제자들 상봉,
해군 소령 김헌 제자 상봉, 4년 전에 담근 하수오 주를 선물받음.
밤 10시까지 식당에서 술과 음식 나누며 환담, 매우 즐거운 시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옴.

김소령과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 하고
다시, 김포 고촌면에 있는 김노수 샘 댁으로 이동
48평 아파트에 사는 김선생 부부 매우 행복해 보였고
그 부부의 배려로 우리 부부도 하룻밤 편히 묵을 수 있었음.
김소령이 준 하수오주 맛보고, 김샘이 제공하는 와인 몇 잔 마심
제자들 13시 경 서둘러 귀가하고 두 부부 남아 담소하다가
새벽 2시 경, 다음 날을 위해 취침하기로 함,
아침 7시에 식사를 하고 집을 나와 김노수 샘과 헤어지고
우리 부부는 시간이 좀 남아 다시 강화도를 향하여 로 달림!
장순균이 근무하던 애기봉 근처도 잠시 둘러보고, 석모도 방향으로!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관광하기엔 적당하지 않았음.

석모도로 들어가지는 않고 선착장 앞 관광지도만 바라보다가
교동도 방향으로 북진, 교동도 앞에서 다시 되돌아 나옴.
아내의 약속 시간에 맞추려 하니 다소 바빠지기 시작함.
(아내는 그날 오후 1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약속이 이미 잡혀져 있었음)
아내는 아내대로 시간을 보내면 되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모처럼 주어진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면 되는 거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여기까지 왔으면 서울과 인천에 사시는 이모님댁도 당연히 가 봐야 하지만
계획된 2박 3일의 시간적 여유 가지고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더구나 이번에는 친척들 만남보다는 친구 제자들 만남이 우선이 되고 말았으니.....
여기까지 왔다가 연락도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마음이 편치는 않다.
(연락하고 안 들리면 더 섭섭하게 생각하실 것 같았음.)
동기인 채희륜씨한테 전화(010-6234-0879)하니 안 받음,
(낯선 전화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일까? 섭섭했음)
역시 동기인 송혜숙씨한테 전화를 하니 반갑게 받는다.
이뻤던 20대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해 볼 겸, 만나보고 싶다 했더니 보여주기가 싫단다.
전형적인 50대 아줌마의 모습 볼 게 뭐 있냐면서 싫단다.
보고 싶었는데, 차나 한잔 하면서..... 역시 섭섭.

고양시 덕양구에 사는 고종사촌인 정관이 형이 생각나서
전화를 하니 어여 오란다. 능곡역에다 내비찍고 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단다.
복잡한 도시를 여행할 때는 내비가 딱인 거다.
그 효용성을 요즘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복잡한 길이라도
입력만 제대로 해 놓으면 어디든 다 찾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정관이 형은 조그만 기업체(**전자)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15년간 남과 동업하면서 스트레스 받던 때와는 다르게 형수, 아들, 형 이렇게
한 식구가 오순도순 합심해서 운영하는 기업 형태라 훨씬 실속있다고 한다.
형수님께서 맛있게 차려준 점심 식사에 참 행복했고,
착하디 착한 형은 수십 년만에 찾은 친척 동생을 위해
오후 시간을 온전히 할애해 주었다. 거래처에서 전화가 와서 부득이 외출할 때까지 ......
고맙고도 미안한 일이고,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형이 너무너무 좋음을 새삼 실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울증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형수님,
시동생의 갑작스런 방문에 신경쓰이고 힘드셨을테지만
내색 한번 안 하고 역시 웃는 모습으로 대해 주신다. 고맙다.
형이 없는 사이엔 그간 시집와서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데
얼핏 들어보아도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정리된다.

오후 5시 경, 다음엔 아내와 함께 방문하기로 하고 형 집을 나섰다.
형은 저녁에 범주, 석주 만나면 술이나 한 잔 하라면서
5만원의 현금이 든 봉투를 건넨다. 이런 게 정인가 보다.
(나도 빈손으로 가기 민망해서 꿀을 한 병 사 가긴 했다.)
퇴근 시간과 겹쳐서 한남대교부터 신갈분기점까지 많은 시간 소요됨.
범주한테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아 답답했고, 석주네도 마찬가지!
수원에 사는 친구, 황창원에게 전화하니 당장 만나잔다.
오후 7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 부근 어느 갈비집(돈황갈비)에서 상봉,
친구는 그 동안 머리가 많이 세었음. 거의 반백이라고 해야 맞음.
옛날엔 염색을 했는데 요즘은 그대로 둔단다. 더 멋있어 보임.
이젠 직장에도 사표를 내고 그저 여유롭게 세월을 보내는 백수란다.
10년 전에 현대 기아 자동차 이사로 승진해서 최연소 임원이 된 바 있는 친구,
작년 11월까지 외국인 회사 전무, 공장장까지 역임했던 친구,
지금은 모든 걸 버리고 자유인이 되었고, 틈만 나면 자전거 타고, 걷고 하면서
몸 만들기에 신경을 좀 쓰고 있다고 한다. 얼굴 표정엔 여유로움이 넘친다.
아내인 윤옥순씨도 식당에 늦게 도착 합류했는데,
옛날 20대의 인상과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좋다.
골프를 치면 그저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 역시 여유롭다.
9시 경, 다음엔 친구의 고향인 의성 다인쯤에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채윤네 집 앞에 도착해서 편의점을 찾으니 부동산 사무실로 바뀌었다.
서준이가 좋아하는 초코파이를 좀 사들고 가고 싶었는데......
석주 동생이 저녁 10가 조금 넘으니 5,6일간의 대만 출장을 마치고
이제 막 들어온다. 툭하면 그렇게 해외출장을 가야만 하는 영업이사인 거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투덜대는데 우리나라 경제 현실을 보는 것만 같다.
경기가 좋아지면 괜찮을 테지만 갈수록 어려워지기만 하는 한국의 경제!!

범주 동생은 수지에 형이 행차했다고 지친 몸을 끌고 왔다.
가족들과 스키장에 갔다가 귀가하자마자 식사 끝내고 왔는데
막내집을 찾느라 고생을 좀 했단다.
내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아 헤맸단다.
제수씨가 끓여주는 차와 김치찌개 맛을 즐기면서 3형제는 술을 한 잔씩 시작함.
TV에선 세계신기록을 세운 김연아의 피겨 연기가 재방송되고,
한껏 수준이 높아진 동생들의, 연기에 임하는 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제법 전문가 같다.
석주 동생은 비행기 안에서 읽어 알게된 경기 용어까지 설명해 준다.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겠다.^^

연일 마시는 술 때문에 피로가 많이 겹친 데다,
수면까지 많이 모자란다. 두 동생은 그런 나를 배려해서 술자리를 그만두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한결아빠와 나는 거실에 자리를 펴고 누웠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새벽 5시 30분, 동생은 일어나 분당으로 갔고,
난 잠이 완전히 깨서 조용히 TV 시청을 하다가
우리반 아이들에게 줄 학급 문집 편집이 덜 끝나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작업을 잠시 함.

채윤아빠도 곧 일어나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침.
국어과 동기인 윤상근 선생을 만나기 위해
용인 신세계 백화점 앞에 약속을 정함.
윤선생은 역시 만나자마자 예상대로 심오한 불교 관련 이야기를 함.
경주 함월사의 **스님 이야기도 하면서 그 분의 법문 듣기를 권장함.
월호 스님과 함께하는 즐거운 참선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란 책을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줘서 고맙게 받음.
윤 선생은 아내한테 날 가리키면서
'변함없이 젊은 영혼을 지녔다.'며 한껏 치켜세운다.
4,50 분간의 만남을 뒤로 하고 경부고속도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구미에 도착하니 점심 시간,
맛있는 점심 식사(오랜만의 카레음식).
오후 2시, 전세방 구하러 온 사람과 만나 커피 한잔!
매우 만족하는 듯 했고, 주말과 휴일을 기다려 본 다음
월요일에는 전세 계약하자고 제안함.
(2월 24일, 구미 IC 부근에 있는 광평푸르지오
분양을 받아서 201/804호로 이사감.)

오후 4시 경, 대구 부모님댁에 내려와
부족한 잠을 좀 채운 다음, 그간의 여행과 관련 부모님께 보고를 드림.
도토리 묵밥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놀다가
밤 10시가 넘어서 어머니와 외출, 운동 겸해서 금호강가를 거닒.
어머니는 늘 그랬듯이 옛날부터 수없이 들려준 옛이야기를
처음 얘기하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데 못들은 척 열심히 들어줌.
하소연하는 내용은 늘 아버지와의 관계인데,
여러 차례 똑같은 처방을 해 드리지만 별반 나아지지 않아 걱정임.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자꾸 면전에서 말씀드리면 안됩니다.
불만만 자꾸 얘기하다 보면 서로 스트레스만 받게 되는 만큼,
서로 좋은 말만 하고, 이해하면서 살아요. 알았죠?'

지금 현재, 운동을 끝낸 직후라서 기분이 좋음.
졸음이 막 쏟아지고 있음. 곧 자야겠음.
(2008.2.6 에 쓴 글임)
메모 : 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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