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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형영'의 36회 정기공연 <절대사절>을 보고

사진과 함께

by 우람별(논강) 2011. 11.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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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형영'의 36회 정기공연 <절대사절>(최희범 연출)을 보았다.

1주일간의 공연이 끝나는 마지막날이다. 조퇴를 하고 포항으로 달려갔다.

남전 형과 덕천강을 먼저 만나 저녁 식사와 차를 나누고 공연장에 도착하니

배우들은 한창 연습에 열중이고 연출이신 최희범 선배와 강고문은 막바지 정리에 바빴다.

3명이 열연하는 <절대사절>은 신문구독을 강요당하는 여주인공 주희(김선정 분)와

신문보급소 직원(배승휘 분)간의 갈등이 주된 사건을 이루며 이끌어가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우리나라 조중동을 비롯한 종이신문의 횡포를 보는 듯했고

그 신문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절대사절>에 출연해서 열연을 벌인 후배님들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주희의 남편 역을 맡은 한경준 후배님은 입단 2년만에 벌써 다섯 번째 무대라던데, 물이 한창 올라있다.

특히 맨 첫 장면, 신문을 보면서 변비의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극단의 사무국장 일까지 맡아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

근데, 방년 서른두 살이라는데 빨리 장가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올해 초 '아비'란 연극에서 잠시 출연했던 김선정 배우,

<절대사절>에서는 어느새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에 서 있었다.

앙칼지게 남편을 몰아부치거나, 신문보급소 총무에게 욕설까지 퍼부으며 대응하는 장면,

신문에 석유를 뿌려 방화를 하거나, 상황의 역전 상황에서 비굴하게 용서를 비는 장면 등

아주 자연스러워서 좋았고, 두 달간의 연습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것 같아 보기에도 좋았다.

신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역할, 너무나 잘 해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유산까지 당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에서는 신문의 폐해를 고발하고 있었다.

 

신문보급소 총무 역을 맡은 배승휘 군은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 되는 최희범 선배님의 제자이다.

고교 시절부터 연극을 하고 싶어 몸살이 났다는 배승휘 군은 드디어 이번 작품에서 그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술을 마시며 신문보급소까지 흘러들어 오게된 사연을 고백하는 독백의 연기는 아주 감동적이었다.

좀더 애절함이 느껴지도록 적극적으로 표현했더라면 하는 순간적인 아쉬움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대사의 호흡도 좋았고, 몸짓, 표정 어느 것 하나 거슬림이 없었다. 훌륭했다.

은사가 연출한 작품에서 나름대로의 몫을 훌륭하게 해낸 그에게 큰박수를 보낸다.

 

 

 

 

한 시간의 공연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 단원들과 함께 기념 사진!!!

 

 

왼쪽부터 이기호, 계명문화대 박교수, 최희범 선배, 김재환 교감 선생님, 이재훈 선생, 나, 강순원 고문

 

극단 선배 김시종 선생은 좋은 카메라로 극단의 여러 모습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

극단 카페에 실리는 내 글을 읽고 꼬박꼬박 댓글을 달아주는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내가 한두 살 더 많다고 성님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는 1년 먼저 입단한 선배님이다.

김선생은 1992년 극단 창단부터 관계해서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간다.

 

무대 철거작업에 한창인 단원들, 다음날 극장을 빌려주기로 했단다.

모두가 협심해서 정리를 빨리 한 다음에 뒷풀이에 참여해야 한다.

강순원 선생의 솜씨가 돋보였다. 그는 20년간의 경력에 걸맞게

무대 제작과 철거의 대가가 되어 있는 듯했다. 빨리 승진하라우. 내맘 알제?

 

 

조명실 내부의 모습, 무대의 분위기를 살리고 죽이는 이 공간에서

공연시간만 되면 늘 스탭들은 긴장을 멈추지 않는다. 나의 연극 시작은 스텝 조명이었다.

3회 정기공연, 황석영의 '한씨연대기'에서 극단과 인연을 맺었으니까......

 

드디어, 뒷풀이 장소('이리오너라'란 이름의 식당)로 왔다.

인산인해로 성업 중인 식당 한 켠에 자리를 잡고는 대화가 끝없이 이어진다.

 

 

'가인' 극단에서 케이크를 준비해 와서 자리를 빛내 주었다. 36회 공연임을 밝히는 촛불!

빨간 옷의 주인공 박진영 극단 대표와 사무국장 한경준 선생의 점화 장면이다.

 

 

최희범, 강순원 두 고문과 박대표의 케잌 자르기, 모두가 환호의 박수!!!

 

연출을 맡은 최희범 선생님의 소감을 듣는 장면인데, 옆에 앉은 박교수와 남전 형의 표정이 재미있다.

 

배승휘 군이 꽃다발을 들었고, '가인' 극단 단원들과 다정하게 V자를 들었다. 

 

 

 

 

회식을 마치고 장소를 노래방으로 옮겨서 맥주를 한잔씩 더했다.

열연했던 김선정 배우와 함께 단 둘이 V자를 들고 기념 촬영!!

그녀는 포항여고 출신, 상도중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극단 형영 공연과 뒷풀이는 새벽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기분 좋아 마시다 보니 정신없이 취했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는데 실수는 없었는지....

결국 남전 형 집으로 가서 캔맥주 한잔을 마신 뒤에 잠자리에 들었다.

얼마나 곤하게 잤는지 모른다. 아침 7시 30분쯤 남전 형이 깨워서 기상

함께 오거리 콩나물해장국집을 찾아 속을 달랜 뒤에 송도바닷가를 찾았다.

 

북부 여남바닷가를 어슬렁거리다가 우목에 사는 김종철 선배한테 연락을 하니

야콘 캐러 밭에 간다고 한다. 우리는 그리로 가 보기로 했다.

 

 

 

김종철 선배는 8년 전에 밭 800평을 사뒀는데, 매년 이곳에 배추, 마늘, 토마토, 야콘 등을 심는다.

오늘 일부 캐다가 만 야콘이 남아 있어서 마저 캐러 왔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일을 거드는 것,

잠시 일을 하니 끝이 났다. 제법 많은 야콘을 검은 봉지에 담아 남전 형과 내게 나눠 준다.

당뇨를 앓고 있는 어머니 갖다 드려야겠다 하니 남전 형은 그 몫까지 내게 주신다.

남전 형은 나한테 잠자리도 제공하고 음식도 사 주셨는데..... 내가 염치가 없는 것 같다.

오랜만에 포항에 가기만 하면 이렇게 도움만 받는 것 같다. 여하튼 고맙다.

 

일을 끝내고 김종철 선배집(우목보건소)에 오니, 이기호 선생이 어느새 또 달려왔다.

30년째 한 곳에서만 살면서 보건소일을 하고 계신 사모님을 뵙기 전에 기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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