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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여행 2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1. 1. 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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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행의 핵심은 신안군 증도를 탐사하는 것이다.

무안군 해제면을 지나 다리 하나를 지나면 신안군 지도읍이 연결된다.

지도, 솔섬, 사옥도 세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단숨에 답사가 가능하지만

증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었기에 거기까지 가는 발길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언젠가 슬로시티로 지정이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작년 3월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긴 다리가 개통되면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가 볼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무안군 해제면을 지나 지도읍으로 들어가기 직전,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 위에서 찍었다.

'튤립나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 튤립 꽃이 많이 생산되는 곳인가 보다.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거대한 증도대교,

바다 위로 높게 걸려있어 다리위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매우 좋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서 미끄러운 귀갓길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섬을 찾는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는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증도로 들어서자마자 왼쪽 지방도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증도의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태평염전의 소금박물관이다. 입장료는 2,000원인데,

전시되는 내용은 다소 빈약했으나 소금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염전에서 사용하는 기구들(맨위가 '대파', 오른쪽 바로 아래가 '소파')

 

바닷물을 염전으로 퍼올리는 기구, 물레라고 봐야 하나? 정확한 명칭을 잘 모르겠다.

 

세계의 소금광산을 소개하고 있는 코너인데, 폴란드의 '비엘리츠카' 광산도 보인다.

3년 전 동유럽 여행 중에 들렀던 소금광산인데, 그 엄청난 규모에 놀랐고, 수백 미터 지하에

수많은 인물상과 대성당까지 소금으로 정교하게 조성해 놓아서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인류의 역사는 소금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의 역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소금박물관 옆에 있는 염전 안에 조심스레 들어가 보니, 바닥은 고무재질 같았고

추운 날씨에 다소 얼어 있었으나 밟아 보니 단단한 진흙을 밟는 듯한 느낌이었다.

바닷물을 염전에 끌어올려 천연의 햇볕과 바람을 이용해서 소금을 생산하는데,

매년 5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생산한다고 한다.

 

소금창고의 모습, 일정한 간격으로 수십 수백 개의 창고가 세워져 있다.

한 때는 우리나라 천일염의 15%를 증도의 염전에서 생산해 냈다고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전국 천일염의 6% 정도는 증도에서 생산한다고 하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만 하다.

 

슬로우시티답게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는 여행이 제격이다.

차를 타고 휙 둘러보는 우리의 여행은 뭔가 격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며칠이고 머물면서 온갖 곳을 코스별로 답사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증도갯벌도립공원, 세계 5대 갯벌로 인정받는 증도의 갯벌은

 그 효용 및 보존 가치가 어느 것보다 뛰어나므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듯하고,

저 멀리 보이는 섬이 화도인데, 길의 좌우 갯벌에는 갯벌생물이 지천으로 산다.

특히 4,5월 무렵의 짱둥어 수놈들은 짝짓기를 앞두고 암놈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불처럼 이글이글 타오른다고 하니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상품이 아닐까 한다.

 

작은섬 화도 안 해안선을 따라 걷는 '모실길' 시간이 있으면 걷고 싶건만 바라보기만 했다.

 

증도를 대표할 만한 '우전' 해수욕장의 입구에 있는 곽재구 시인의 시비!!!

 

'우전'해수욕장에서 짱뚱어다리까지 이어지는 해송숲은 한국전쟁 이후 방풍림으로 조성된 숲인데,

증도중교 뒷산 산정봉에서 바라보면 한반도 지형과 비슷하게 보이며 섬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2009년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천년의 숲' 부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곳이라 한다.

  

갯벌 위에 떠있는 '짱뚱어다리', 470미터의 목교로 갯벌 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갯벌생물의 대표격인 짱뚱어의 이름을 따서 '짱뚱어다리'라고 명명되었다.

 

 물이 빠져나간 갯벌의 모습, 구불구불하게 나있는 갯벌의 골에는

끊임없는 물의 흐름이 이어지고 재두루미의 한가한 걸음도 간혹 눈에 띄었다.

갯벌 위에 뚫려있는 수없는 구멍 속엔 짱뚱어들이 숨쉬고있어 간혹 나올 법도 한데

추위 탓인지 어떤 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마음이 나빠서 안 보이는가?'

 

 

다리의 끝에서 다시 저 끝으로 돌아가면 왕복하는 셈이다. 운치가 넘치는 짱뚱어다리!!!!

  

짱뚱어다리를 왕복하고 주차장 부근에 돌아오니 '뚱에'란 이름의 카페가 보였다.

인기척이 있어 들어가 보니 예상밖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멋쟁이모자를 쓴 39세의 주인이

입담좋게 증도를 잘 소개하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손님에 대한 서비스정신이 좋다.

고구마막걸리를 제조하는 독특한 기술을 터득했고, 사진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

실내벽에 주변의 곳곳 풍경을 찍어 놓았는데, 보통 실력이 아님을 금방 알겠다.

이 카페를 찾은 사람 가운데는 공효진이라는 탤런트와 김미숙이란 탤런트 가족도 있다.

이곳에서 찍은 그들의 사진이 벽에 걸려져 있었고,

우리 부부의 모습도 찍어주겠다고 한다. 참 친절하다.

 

   이건 내가 찍은 사진이고,

 

이건 카페 주인이 찍어준 것이다. 창밖에 나의 애마 '산타페 3573'이 보인다.

 

워싱턴 야자수를 배경으로 서 있는 카페 '뚱에', 그 안에 앉은 우리 부부는 한참을 앉아 있다가

고구마막걸리 두병(16,000원), 군고구마 3,000원 어치를 사가지고 나왔다. 기회 있으면 다시 찾으리라.

 

워싱턴야자수를 배경으로 아내를 찍었는데, 가까이 찍으려 하니 손사래를 친다. 왜일까?

 

 

  멀리서 찍어야지 가까이 찍으면 얼굴이나 목의 주름이 보여서 싫단다. 이해해야 한다.^^

 

카페주인이 소개한 '갯풍식당'에서 증도의 특산물 짱뚱어탕을 2인분을 시켜 그 맛을 보았는데,

처음 먹어 봤지만 먹을만했다. 추어탕맛이라고나 할까? 일인당 10,000원이면 해결되는데,

보양식으로 먹을만하다고 한다. 우리 옆자리에 노인 세분도 짱뚱어탕을 드셨는데 그 맛이 최고란다.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앞, 보물섬이 보이는 곳에서 찬바람 맞으며 기념사진 하나 남기고

낙조가 아름다운 해안으로 알려진 좁은 비포장 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았다. 기분이 참 좋다.

 

이럭저럭 증도 일대를 한 바퀴 다 돌고, 소금박물관 뒷산의 전망대에 올라

염전 일대를 조망하는 사진을 하나 남겨두기로 했다. 이렇게 오후는 점점 깊어져 갔다.

 

 

행복했던 증도를 빠져나오기 직전, 증도대교 위에서 그 아쉬움을 달랬다.

 

무안군 현경면에 위치한 홀통유원지, 그 입구의 한 지점에서 빠져나간 바닷물이

다시 해안으로 밀려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그마한 배의 모습들을 담아두었다.

왼쪽에서 오른쪽 바다를 향하여 파고든 땅의 끝이 홀통유원지다.

유원지라고 하지만 평일인데다가 날씨가 추우니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광주-무안 고속도로에서 다시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어달리기다가

함평 IC에서 내려 23번 국도를 타고 영광으로 북진하는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

영광에서 여장을 풀고(그리스관광모텔), 저녁 식사(생태탕),

내일은 불갑사에 들렀다가, 백수해안도로를 가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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