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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본 가장 한국적인 강, 정선 동강, 영월 동강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1. 1. 2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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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위적 꾸밈이 전혀없는 초자연적인 강, 정선 동강 - 정선읍 귤암리(2010년 9월 촬영) 

 
정선읍에서 비행기재를 넘어 평창으로 향하던중, 방향을 틀어 신동읍(예미읍)으로 향했다  
이유는 인위적 꾸밈이 없는 가장 한국적인 강, 정선 동강길을 따라가 보기 위해서였다
 
누가 나더러 우리나라서 가장 아름다운 강변길 하나만 이야기 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가장 먼저 정선 동강을 이야기 할것이다
 
어떤 사람은 단양에서 충주로 흐르는 남한강이
우리라나서 가장 멋있는 강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흐르는 섬진강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고운 모래와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섬진강은 고향집을 지키는 섬세한 어머니의 모습과도 같고 
깍아 지른듯한 기암괴석이 있는 남한강은 우람하고 울툭불툭한 아버지의 모습과도 같지만
이곳 정선 동강은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의 모습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는 강이기도 하다
 
강 언덕엔 남한강처럼 우뚝솟은 기암괴석이 있는가 하면 
섬진강처럼 넓고 아기자기한 백사장과 자갈밭이 있고  
또 옥수수밭 사이로 모습을 빼꼼히 드러낸 함석 스레이트 지붕의 외딴 농가들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선 뗏사공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뗏목 아리랑 노래 한토막이라도 곧 들려올것 같은 강모습이다
 
정선 아우라지강 체험용 뗏목 - 정선군 여량면
 
정선 동강과 영월 동강을 이야기 하자면 우선 아우라지강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우라지강은 정선군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강으로서 구절리에서 내려오는 송천과
임계쪽에서 내려오는 골지천이 아우라져 아우라지강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옛날 뗏사공들이 뗏배를 띄우던 시발점이기도 했었다
 
아우라지강은 남한강 물길을 따라 목재를 운반하던 유명한 뗏목터로서
각지에서 모여든 뗏사공들이 이곳에서 벌목한 목재를 싣고 서울 마포나루까지 갔던 곳이다
 
이 아우라지강은 정선읍을 지나면서 조양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흐르는데
조양강은 정선읍내를 한 바퀴 휘돌아 정선 동강으로 흘러든다
 
정선읍을 가로지는 조양강
 
물안개 자욱한 정선 동강 (2010년 9월 촬영) 
 
정선읍에서 조양강변길을 따라 비행기재 터널을 지나면 광하리 강변이 보이고 
광하리를 지나면서 조양강은 정선 동강으로 이름으로 바뀐다
 
그리고 이곳 광하리에서부터 귤암리-가수리-운치리-고성리까지 약 20Km구간을
이렇게 강과 나란히 달릴수 있는데 동강은 정선 고성리에서 방향을 틀어 영월 문산리로 흘러든다  
이때부터 강의 이름은 정선 동강에서 영월 동강으로 또 한번 바뀌게 된다
 
물안개 자욱한 정선 동강 (2010년 9월 촬영)   
 
영월 동강은 레프팅코스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선 동강은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인위적으로 꾸민 모습도 볼수없고 또 강 주변에 음식점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이유때문에 정선동강은 초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할수 있었다

정선 귤암리 동강변 길
 
사람들도 정선에서 영월로 갈때나 영월에서 정선으로 갈때 이 길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길이 비좁고 굴곡도 심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정선 동강도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해서 피서철에는 여행객들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피서철만 지나면 이곳 정선 동강길은 늘 이렇게 적막속으로 빠져든다
 
정선 동강변의 시내버스 간이 정류소 -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정선 동강변의 시내버스 간이 정류소 -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귤암리에서 동강을 따라 가수리로 향하는 중에 정선 뗏목 아리랑을 들어본다
 
가래껍질 느릅껍질 동아줄 틀어서
당태목 대고 떼를 매서 마포나루를 갑시다

간 다지 못간다지 얼마나 울었나
송정암 나루터가 한강수가 되었네.

물결은 출러덩 뱃머리는 울러덩
그대 당신은 어데로 갈라고 이배에 올랐나
 
- 이상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높은 산허리를 구비구비 휘어져 돌아가는 정선 동강 !
귀 기울여보면 저 먼 태고적부터 덧없이 흐르던 강물의 소리와
정선 뗏사공들의 끈끈한 정이 배여있는 삶의 모습들이 보이는듯 하다
 
실제로 남한강댐 착공전인 60년대까지 이곳 동강은 정선 뗏사공들이 수없이 지났던 물길이었고
그들 대부분은 아우라지나 정선읍내 조양강 등에서 떼를 띄워 이곳 동강을 지나 마포나루까지 갔다
 
정선 아우라지강 - 조양강 - 정선동강 - 영월동강 - 영월 합수머리 - 영춘 나룻터 -
단양 매포나루 - 충주 달천 - 여주 이포나루 - 양평 양수리 - 팔당 광나루, 그리고는 서울 마포나루...
이런 순으로... 
 
태초의 원시림 그대로, 정선 동강 (2010년 9월 촬영) 

 

뗏사공이 되면은 가면은 못오나
물결위에 흰구름 뜨듯이 둥실둥실 떠가네

황새여울 된꼬까리에 떼를 지어 놓았네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판 차려놓게

 

- 이상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정선 동강 (2010년 9월 촬영) 
 
우리집에 낭군님은 떼 타고 가셨는데
황새여울 된꼬까리로 무사히 다녀오세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를 나를 넘겨주게
 
- 이상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이 뗏목 아리랑에서 들어보면 "황새여울"이란 가사가 나오는데 황새여울의 위치가 
어딘지 확실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와 영월읍 문산리 사이의
어라연 부근을 두고 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어라연은 단종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강 한가운데로는 뾰죽뾰죽 솟아오른 날카로운 바위들이 수없이 많은 곳이다
자동차는 물론 걸어서 간다 하더라도 지형이 워낙 험해서 접근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길이가 30m나 되는 뗏목들이 이곳을 지날땐 아주 위험했었을 것이고  
또한 뗏목 아리랑에서 뗏사공의 아내인지 아니면 객주집 갈보(여인네)인지 모를 그들이  
"황새여울 된꼬까리로 무사히 다녀 오세요" 라고 말하는 대목이 생겨나지 않았나 싶다
 
 잣봉 중턱에서 내려다 본 어라연 계곡 - 2008년 9월 촬영
 
어라연 계곡은 동강의 수많은 비경중에서도 가장 절묘한 절경을 이루고 있는곳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어라연계곡을 안 보고 가면 동강을 다 봤다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어라연(魚羅淵)이란 말 그대로 풀이해 보면 물고기들의 비늘이 비단결처럼 반짝이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 만큼 물이 맑으며 물고기들의 노니는 모습들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다
 
정선 뗏목 아리랑에서 나오는 된꼬까리와 황새여울도 바로 이 부근에 있다
하지만 강 한가운데로 뾰죽뾰죽 솟아오른 날카로운 바위들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뗏사공들에게는 늘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었던 여울이었다
 
지작년 봄철에 되돌아 왔는지
뗏사공 아제들이 또 네려 오네

황새여울 된꼬까리 떼를 무사히 지나니
영월 덕포 꽁지갈보야 술판 닦아놓아라

오늘 갈지 내일 갈지 뜬구름만 흘러도
팔당주막 들병장수야 술판 벌여 놓아라

 

- 이상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영월 동강변의 덕포리 장터 - 영월읍 덕포리(2007년 8월 촬영)
 
위 대목에서 들어보면 "영월 덕포 꽁지갈보야 술판 닦아 놓아라 !"란 가사가 나오는데
덕포리는 영월읍의 동쪽에 위치한 마을로서 동강이 영월읍내로 흘러드는 지점이다
 
아마 이 마을에는 주막도 많았고 또 꽁지갈보(객주집 여인네)도 많았었나보다
그렇게 위험한 마하리의 황새여울과 거운리의 된꼬까리를 무사히 지나온 뗏사공들이 위기양양해서  
영월 덕포나루 객주집 여인네들에게 그렇게 말을 했었나 보다
" 영월 덕포 꽁지갈보야 술판 닦아 놓아라 !" 라고...
덕포리 장터는 영월 기차역하고 마주하고 있는데 지금도 끝자리가 4일과 9일엔 꼬박 장이선다

정선 동강변의 외딴 농가 - 2010년 9월 촬영  

 

놀다가세요 자다가세요 잠만자다 가세요
그믐 초성 달이 뜨도록 놀다가 가세요

전산옥의 산옥이는 국문의 퇴바침 이요
술집갈보 열 손꾸락은 술잔 바침 일세

제남문 제적은 앞사공이 하구요
아가씨 중등 제적은 그 누가 하나

 

-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정선 동강변의 외딴 농가 - 2010년 9월 촬영

 

산옥이 팔은 객주집 베개요
붉은 입술은 놀이터 술잔일세

산에 올라 옥을 캐니 이름이 좋아 산옥이냐
술상머리서 부르기 좋아 산옥이로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이 대목에서 들어보면 "전산옥"이라는 노래가사가 나오는데
전산옥은 영월읍 거운리 동강변 만지나루터에 있던 주막 여주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나루터에 소리 잘하기로 소문난 전산옥이라는 여인네가 객주집을 하고 있었는데
70년대까지만 해도 그곳엔 객주집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P.S - 전산옥
전산옥(全山玉-1909~1987)은 남한강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객주집 주인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동강 물길을 내려가던 떼꾼들은 이곳에서 술 한 잔에 어우러졌고,
정선아리랑 가락에 고단한 몸을 달래곤 했다.
 
전산옥의 명성은 지금도 "황새여울 된꼬까리에 떼를 지어 놓았네,
만지산의 전산옥이야 술상 차려놓게"라는 정선아리랑 가사에 그대로 남아 있다.
떼꾼들의 기억과 추억이 남아있는 이 객주집 터는 1970년대 초반 사라졌다
 
- 이상 영월 거운리 전산옥 빈터에 세워진 안내표지판에서 -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정선 동강 -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

 

술 아니 먹는 다고서 맹세 맹세 했더니
술잔보고 주모 보니는 또 한 잔 먹네

못먹는 막걸리 한잔을 내가 마셨더니만
아니나던 색시 생각만 저절로 난다

천질에 만질에 떼품을 팔아서
술집 갈보 치마 밑으로 다 들어가구 말았네  

 

-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이 대목에서 보면 뗏품 팔은돈, 술집갈보 치마밑으로 다 들어갔다는 노래가사가 나온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뗏사공이 뗏목을 타고 서울 마포나루까지 가는데는
부지런히 가야 열흘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그 뗏사공 남정네들이 뗏목타서 벌은 돈으로 객주집에서 술도 마시고
객주집 여인네하고 눈이라도 맞으면 대 여섯달도 걸릴때도 있다고 한다
당시 군수월급 만원할때 뗏목 한번 타면 이만원은 벌었다고 하는데
그 돈 다 쓸데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비단장수 백토마에서 본 정선 동강 - 2010년 9월 촬영
 
한 잔 마시고 두 잔 마시고 또 한잔을 마시고
목마르고 갈증나는데 또 한잔 먹네

술 잘먹는 이태백이는 돈 걸머지고 놀거나
일전한푼 고리가 없어도 매일 먹고 논다

영월 뗏사공에 딸주지 마라
아침 조반 저녁 꼴지메 골머리 앓네
 
-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비단장수 백토마에서 본 정선 동강 - 2010년 9월 촬영

 

돈 쓰던 남아가 돈 떨어지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맞는 국화라

술 잘 먹구 돈 잘 씰적엔 금수강산 좋다더니
돈씨다가 똑떨어지니 적막강산일세

국화꽃 매화꽃은 몽중에도 피잔나
사람의 신세가 요렇게되기는 천만 의외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 이상 정선 뗏목 아리랑 중에서 -

 

이렇게 대부분의 뗏사공들은 떼을 팔아서 떼돈은 벌었지만 객주집 갈보(여인네)의 치마속에다가
모두 받치고 집에 돌아오면 찬 서리맞은 구월의 빈털털이 국화 신세가 되고 말았다나...
 
까마득한 기암괴석이 우뚝솟은 정선 동강 -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
 
까마득한 기암괴석이 우뚝솟은 정선 동강 -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
 
정선 동강 - 2010년 9월 촬영
 
인위적 꾸밈이 전혀없는 초자연적인 강, 정선 동강 - 2010년 9월 촬영
 
구불구불 곡선이 아름다운 정선 동강길 - 2010년 9월 촬영
 
정선 동강 -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정선 동강은 정선읍 광하리에서 시작하여 이곳 신동읍 덕천리까지 약 30Km를 흘러온 다음
정선 동강으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저 산 허리를 휘돌아 영월읍 거운리와 문산리로 흘러든다
그때부터 강의 이름은 정선 동강에서 영월 동강으로 또 한번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곳서부터 영월읍 거운리 사이에는 뗏사공들에게 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는
황새여울과 된꼬까리가 있다는 곳이도 한데 저 산 모퉁이엔
이미 폐교된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가 자리잡고 있다
 
정선 동강변에 있는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 -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2008년 8월 촬영) 
 
1999년 폐교된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 - 정선읍 신동읍 던천리(2008년 8월 촬영)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는 정선 동강이 끝나는 마지막 지점 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분교로서
1969년 설립되었다가 30년 후인 1999년에 폐교된 분교이다
 
이 분교 바로 옆으로는 정선 동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으며
강변의 가파른 산 언덕으로는 군데군데 화전이 자리잡고 있다
 
고성산성에서 내려다 본 정선 동강 -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고성산성에서 내려다 본 정선 동강 -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삼옥재서 본 봉래산(왼쪽)과 영월 동강 - 영월읍 덕포리   
 
삼옥재서 바라본 영월 동강과 봉래산(오른쪽) - 영월읍 덕포리
   
봉래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영월읍내 전경
 
정선에서 흘러온 동강과 원주, 평창쪽에서 흘러온 서강이 이곳 영월읍에서 합류하여
비로소 남한강이 된다. 그리고 남한강은 단양, 충주, 여주, 양평, 팔당으로 해서 서울로 흘러든다

 

정선아리랑(강원도 .. - 뗏목아리랑(남자,여자)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비단장수 왕서방 이야기
글쓴이 : 비단장수왕서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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