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6일째(7/19) - 브레방 트레킹
이 코스는 돌길이 많기는 하지만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서 야생 블루베리를 따 먹어가면서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오전에 브레방 트레킹을 일찍 마친 터라 오후엔 비오나세이 빙하로 가기로 했으나 족장 창열과 병신(비영신 3인방인 태국, 원룡, 촌수를 영신 동기들이 그렇게 불렀음)만 비에 젖을 것을 감수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몸이 으스스 추워지는 느낌도 있어서 포기해야 했다. 비를 무릅쓰고 비오나세이 빙하를 둘러본 친구들은 비가 그치고 난 뒤의 좋은 경치를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자랑을 했고 몇몇 친구들은 몹시 부러워했다.









브레방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에 저 멀리 보이는 몽블랑 주변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환상적인 알프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우리들로서는 숱한 사진을 남기는 게 알프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엄지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 어디에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으랴.







야생 블루베리, 당도는 그다지 높지 않으나 걸으면서 간간이 따먹는 그 자체가 좋았다. 옛날 뽕나무에 달린 오디나 산딸기를 따먹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곳곳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 바위솔도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자연다움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워낙 우리 주변부가 인공투성이의 세상인지라 자연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의 강도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커져만 가는 것 같다.



정우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 한 장 찍어보라는 태세다. 그는 대구의 유명 사립명문 K고등학교에서 오랜동안 사회교사로 근무하다가 정년 퇴임 이후, 고향마을에 농막을 하나 지어놓고 그곳(고령)을 자주 오가면서 안빈낙도의 삶과 평화를 즐기고 있다. 언젠가 그가 지은 농막을 한번 찾아가 보겠다는 약속을 아직 지키고 있지 못하지만 곧 그날이 올 거라 믿는다. 요즘은 손주 보느라 바쁘다고 하니, 여유가 생기면 퍼뜩 놀러오라고 연락해 주길 기대한다.


항도는 중동 지역을 자주 오가면서 섬유 관련 무역을 하고 있는 회사 사장이다.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처지라서 공통 관심사가 많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를 통해 중동의 세계에 때해서 호기심을 해소하고 싶다.


길가의 야생 블루베리를 천천히 따먹으면서 걷는 즐거움은 컸다.

며칠간 관찰한 바에 의하면 샤모니에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분들이 많았다. 샤모니 좌우에 솟아있는 산 사이로 흐르는 골바람에 편승해서 하늘을 날면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묘미가 어느 정도쯤일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감히 범접하지 못한다. 땅을 딛고 걸으면서 여유있게 둘러보는 풍경에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에 저들의 패러글라이딩 취미는 나의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그저 또 하나의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로 남을 뿐이다.







오늘의 트레킹 코스는 오른쪽에서 왼쪽의 브레방 지역으로 오르내림 없이 3시간에 걸쳐 천천히 걸으면서 맞은편 알프스의 영봉들을 멀찌감치 바라보는 즐거움을, 최고의 풍광을 제공해 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해발 2,000미터 높이에 있는 휴식 공간이었으나 들어가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오늘은 일찍 트레킹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식자재마트에 들러 필요한 음식을 충분히 사 왔기에 저녁 식사는 그야말로 만찬이 예상되었다. 특히, 두툼하게 썰어놓은 소고기가 얼마나 싼지 저녁식사를 연속 5일간 소고기 파티를 해도 괜찮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않을 소고기, 여기서는 반값도 되지 않는 것 같다.


명배는 고기를 많이 굽어 본 경험이 많은 터라, 고기굽기를 서비스를 자청해서 맛있게 고기를 굽어서 친구들에게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었다.





그 많던 식재료가 어느 정도 소비되었는지 양이 많이 줄었다.



모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여유를 즐기는 친구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