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는 영어로 보석 '옥'을 뜻한다. 아싸바스카(Athabasca) 강과 미에트(Miette) 강의 합류점에 위치해 있으며 로키의 보석으로 불리어진다. 1907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모피상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곳이다. 이곳을 처음 개척한 사람은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pson)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탐험가이자 사냥꾼이었고 '노스 웨스트'(North West)란 모피회사에서 근무했던 모피상이기도 했다. 카누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며 원주민들을 상대로 모피를 사들였던 모피상들의 뒤를 이어 '노스 웨스트'는 1813년에 재스퍼에 교역소를 설치하였다. 이를 계기로 유럽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이 교역소를 처음 만든 사람이 바로 재스퍼 호스(Jasper Hawse)란 사람이었고 그의 이름에서 재스퍼란 지명을 따오게 된 것이다.
재스퍼에서 첫 숙박을 하고, 일찍 숙소를 나섰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희찬 부부는 쉬기로 했고 창열과 나는 옐로우 헤드 하이웨이의 서쪽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여 무스 호수(Moose Lake), Red Pass까지 계속 달렸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와 앨버타 주의 경계 지점이자 마운트 롭슨 주립공원이 시작되는 지점인 옐로우헤드 패스에 잠시 서서 가까이 있는 포털 호수(Potal Lake)를 바라보았다. 살펴 보니 호숫가로 30분 정도의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잠시 걸어보면 좋겠다.
숙소에서 약 50분쯤 왔을까? 무스 호(Moose Lake)가 보였다. 옐로우헤드 하이웨이를 따라 길게 뻗은 호수다. 조금 더 가면 Red Pass, 거기서 잠시 더 오르면 캐나다 로키 최고봉인 롭슨 산(Mt. Robson, 3954m)이 나타날 텐데, 흐린 날씨 때문에 조망이 매우 좋지 않을 것 같다. 2,3도의 기온이었는데 고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내리던 비가 이내 눈으로 변했다. 그렇다면? 돌아갈 수밖에!
다시 옐로우헤드 패스(Yellowhead Pass)가 있는 포털 호수(Potal Lake)로 돌아왔다.
노랗게 물든 단풍이 호수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퍽 매력적이다.
재스퍼 숙소에 머무를 동안 주차공간으로 활용했던 곳, 가까이에 100년 된 교회(교회 창문 밑에 새긴 1924가 건립연도)가 눈에 들어왔다. '자스퍼 한인교회'란 한글이 보인다. 이곳에 사는 한국인들이 주로 다니는 교회일 것이다.
숙소 간판의 로고가 인상적이다. 왼쪽 아래 창 안이 숙소의 1층 로비다. 여행객들이 맘껏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다. 희찬 부부는 밤새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한 바퀴 돌고 온 우리를 맞으면서 점심으로 먹을 주먹밥이 담긴 비닐팩을 건넸다. 자,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이다.
숙소를 빠져나와서 두 달 전에 발생한 재스퍼 국립공원 산불 현장을 찾았다.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곳이지만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언론에서 최근 보도되었던 산불 기사를 인용해 보면,
캐나다 로키산맥 내 최대 규모인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지난 7월 22일 발생한 산불로 재스퍼 시(市)의 3분의 1이 불에 탔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재스퍼 시와 국립공원을 관통하며 319㎢ 면적을 태웠다. 산불 여파로 1100여 개 건물 중 350여개가 파손됐다. 당국은 CNN에 "지난 100년간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기록된 가장 큰 산불"이라며 "진화에 최소한 3개월은 걸릴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7116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은 최근 서부 앨버타주(州) 재스퍼 국립공원에 발생한 산불로 방문객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해마다 2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재스퍼 국립공원에는 대피령이 내려질 당시 약 1만 5000명의 방문객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당시 재스퍼 국립공원 인근 재스퍼 시에는 주민을 포함해 약 1만 명이 있었다고 당국은 전했다. 현지 경찰은 대피령이 내려지자 주민들이 모두 대피했는지 집마다 확인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소셜미디어(SNS)에는 대피에 나선 긴 차량 행렬과 하늘에 짙은 연기가 자욱한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고 AFP는 전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앨버타주 전역에서 175건의 산불이 보고됐으며 이중 3분의 1은 통제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미국 알래스카와 호주에서 파견된 소방대원들을 포함해 총 1900명이 산불 진압을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한편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66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해 국토 1500만㏊(헥타르)가 소실됐다. 이는 한국 면적(약 1004㏊)을 넘는 규모로, 연평균 면적의 7배나 달한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침엽수가 빽빽하게 서있던 계곡, 이웃해 있는 다섯 개의 호수를 연결하는 호젓한 길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호수를 찾아 숲속을 걷는 즐거움을 제공하며 온몸에 사랑을 받았을 장소[Valley of the Five Lakes]는 완전히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 버렸다. 이 안타까움을 어찌 하란 말인가!
처참했다. 살아있는 것이라곤 잿더미가 된 땅에서 발아하여 조금씩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이름 모를 풀들뿐이었다. 저 호수의 물도 불길에 끓어올라 수증기로 상당량이 증발되었을 것만 같다. 모든 게 불타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밟고 지나가는 길은 좀 덜해도 모든 공간이 검은재로 뒤덮여 있어서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우려한 대로 친구 창열이는 길에서 벗어나 잠시 걷다가 넘어져 곤욕을 치렀다. 호숫물로 씻어내기까지 숯검정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재스퍼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볼드힐 트레킹(Bald Hill Trail)을 하려면 멀린 호수(Malign Lake)로 가야 한다. 그러나 그곳도 출입 통제를 하고 있어서 아싸바스카(Athabasca) 강 옆에 흩어져 있는 호수 몇 군데를 돌아다니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아네트 호수(Annette Lake)와 이디스 호수(Edith Lake)가 그것이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재스퍼 산불의 영향 때문일 텐데 그 섭섭함은 가슴속에 묻어 둬야 한다.
Jasper Old Fort, 높은 위치에서 재스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특별히 가 볼 데가 없어서 가까운 곳 어디라도 올라봐야 하지 않을까 찾았던 곳인데 눈맛은 최고였다. 옛날에 적의 침투 여부를 감시할 수 있고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에 좋은 위치였음에 틀림없다.
앞에 보이는 큰 산이 휘슬러 산(Whistlers Peak)이다. 케이블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산불 이후는 통제되어 가 볼 수 없어 아쉽다.
재스퍼역으로 들어가는 기차의 속도가 매우 느렸다. 백 개가 넘는 차량을 연결해 놓았는데 천천히 이동하는 화물차의 특징이겠지만 나무늘보의 움직임만큼이나 답답했다. 10분 이상 정차해서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성질 급한 운전자의 마음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또 하루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숙소에 들어와 창열과 나는 오늘도 즐겁게 한잔의 소주를 마셨다.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날의 일정을 계획하는 시간이다.
평화롭게 풀을 뜯은 와피티(wapiti)를 보면서 또 하루는 시작되었다. 재스퍼 둘쨋날이다. 어제 오후 잠시 들렀던 Jasper Old Port에 다시 가 보기로 했다. 높은 곳까지 올라가 봐야 전날에 보지 못한 진지의 모습을 제대로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Jasper Old Port의 최고 높은 지점이다. 과연 재스퍼의 명소답다. 사방에 보이는 모든 것을 거침없이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유유히 굽이쳐 흐르는 아싸바스카 강이 정겹다.
고려 엉겅퀴 같은데 캐나다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사진에 담았다.
옐로헤드 하이웨이를 타고 북동쪽으로 포카혼타스(Pocahontas) 지역까지 가는 길엔 여전히 매력적인 산과 호수가 많다. 즐거움의 연속이다.
재스퍼에서 30~40분 정도면 포카혼타스(Pocahontas)에 도착하게 된다. 거기에서 약 15킬로미터 정도 더 달리면 길끝이 바로 미엣 핫 스프링스(Miette Hot Springs) 주차장이다. 바로 이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트레킹 코스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온천물이 나오는 근원지를 찾아가는 소스 오브 더 스프링스(Source of the Springs, 30분 소요)이고 또 하나는 설퍼 스카이라인(Sulphur Skyline, 4~5시간 소요)이다. 친구와 나는 후자 코스를 택하여 잠시 오르다가 내려오기로 했다.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희찬 부부를 생각하면 오랜 시간을 투자할 수 없다.
해발 1370m에 위치한 미엣 핫 스프링스, 캐나다에는 모두 3개의 온천이 있다고 한다. 밴프에 위치한 어퍼 핫 스프링스, 쿠트니 국립공원에 있는 라디움 핫 스프링스, 그리고 이곳!
다시 재스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 우리는 올 때 보이지 않았던 산의 자태에 매료되어 주차 공간이 있는 곳마다 머물면서 카메라를 들이대기에 바빴다. 동서남북 어디를 보나 한 폭의 그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안복을 자꾸 누리다 보면 그 감동이 덜한 법인데 높은 산에서 뻗어내리는 늘씬함과 수목들의 강인함, 균형잡힌 생명력은 여전히 감동이다. 숙소로 돌아가기엔 너무 이른 듯하여 재스퍼 주변에 흩어져 있는 호수를 둘러보기로 했다.
가을과 겨울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작은 길, 뻥 뚫렸으나 교통량이 거의 없어서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런 한적한 곳에서 휴식을 맘껏 취할 수 있는 것도 캐나다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가까이 보이는 곳의 나무를 보라. 서 있는 나무들도 많지만 쓰러져 있는 나무들도 적지 않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저 멀리 보이는 숲속에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쓰러져 나뒹굴다가 거의 흙이 되어가는 수목들의 잔해가 엄청나다. 며칠 간 숲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바라본 숲의 속살은 그러했다. 나무의 일생이 그러하고 인간의 생노병사가 그러하니 자연이나 인간의 생명 변화는 다를 게 없다. 나고 자라다가 환경의 변화로 쓰러져 죽어가는 생명체의 운명은 예나 지금이나 거스를 수 없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모두가 열심히 호흡해야 할 일이다.
재스퍼 다운타운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에는 파트리샤 호수(Patricia Lake)와 피라미드 호수(Pyramid Lake)가 있다. 두 호수 모두 저 뒤의 피라미드 산(Pyramid Mountain, 2763m)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멋스러움이 남다르다. 위 사진은 피라미드 호수보다 조금 작은 파트리샤 호수이다. 연두와 노랑의 단풍과 푸르름, 눈덮힌 산의 조화가 가히 환상적이다.
친구의 모습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의 인물이 잘 생겼기 때문만은 아닐 거다. 어찌 이런 곳을 속속들이 알고 우리를 이런 데로 데리고 다니는지 그게 참 고맙고 반가운데, 어찌 이 친구의 멋스러움을 찬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기가 바로 피라미드 호수(Pyramid Lake)이다. 풍광이 좋으니 이곳에 깃들어 사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고급스런 숙박업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호수 뒤로 우뚝 솟은 산의 이름이 바로 2,763m 높이의 피라미드 마운틴이다. 날씨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피라미드 마운틴은 아주 고운 규사가 단단하게 굳어져 규암으로 만들어져서 핑크빛과 오렌지빛을 띠게 된다고 한다. 다른 산에 비해 빼어나지는 않지만 앞에 호수가 있어서 풍광이 돋보이는 것이 아닐까?
바닷가처럼 모래가 있어서 더 좋다. 접근성도 좋은 것 같고 주변의 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하늘이 잔뜩 흐려서 멋스러움이 반감되었지만 푸른 하늘이 배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피라미드 호수를 둘러보고 다운타운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였던 동네 모습, 대규모 산불에도 불타지 않고 남아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도시의 3분의 1이 불탔다고 하니 그 피해 규모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겠다.
재스퍼 시내를 창열과 함께 둘러보기로 했다. 산불의 위협을 잘 버텨낸 덕에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건물 지붕의 경사도가 매우 급한 것은 눈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일 테다. 멋있게 설계된 이중 지붕의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법원 건물도 화재에 살아 남았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산불 피해 현장이다. 모든 게 타 버린 잔해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보전하고 있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재스퍼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3일째 밤이다. 지하 1층의 식당은 우리 팀 네 명이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누고 차 한잔 하고 소주 한잔 나누기에는 딱이다. 1층 로비는 각자 뭔가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밤잠을 자다가 깨서 계속 침대에 있기가 힘들 때 나와서 어슬렁거리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끼니 때만 다가오면 챙기느라 몹시 귀찮고 힘들었을 희찬 부부도 이제 오늘 저녁만 지나면 역할이 모두 끝난다. 그간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짬짬이 설겆이라도 해서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희찬도 말했듯이 앞으로는 숙식을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자유여행보다는 자고 먹는 것만큼은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 패키지 여행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오늘은 재스퍼를 떠나 캘거리까지 413킬로미터를 운전하여 가는 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쉬지 않고 5시간쯤 달려가면 되겠지만 곳곳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가야 한다. 가는 데 하루 종일 걸릴 테고 저녁 무렵에야 숙소에 도착할 것이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93번 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Crossing Resort 부근 분기점에서 11번 도로로 갈아타서 1시간 가량 달리다 보면 제법 거대한 아브라함 호수를 만나게 된다.
아브라함 호수를 뒤로 하고 돌아가는 길, 여전히 매력적이다. 올 때 못 보았던 것을 돌아갈 때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고은의 시 <그 꽃>이 떠오른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 그 꽃'
93번 도로와 11번 도로와 만나는 분기점에 위치한 Crossing Resort, 주유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밴프의 런들 산(Mt. Rundle, 2949m), 어느새 하얗게 눈이 덮여 있다. 며칠 전에는 눈이 없었는데.....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것이 자연이고 그 속에 깃들어 사는 인간도 변하게 되는 것이겠지? 여행을 끝낼 때가 되었으니 나에게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트레킹을 하면서 자극했으니 체중도 조금은 줄었을 테고, 흰머리도 조금은 늘었을 것이다.
산악 지역을 벗어나니 평원이 이어진다. 얼마만에 보는 평원 지대인가. 앞이 탁 트이니 또 자연 그대로의 매력이다.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로키 산기슭에서 느꼈던 산악의 긴장감과 캘거리의 평화지대를 향해 달릴 때의 평화로움은 묘하게 대비된다. 이런 것도 좋다. 아무튼 아무런 사고 없이 친구들과 멋진 여행을 했음에 깊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캘거리 숙소에 도착하면 음식을 나누면서 그간의 회포를 풀어야 하리라.
캘거리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여장을 풀었다.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밤, 희찬 부부와 우리는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식사틀 하고 맥주 한 잔씩 나누면서 밤 이슥토록 여행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캐나다 캘거리에서의 마지막 숙소, 아주 쾌적하고 가성비 좋은 곳이었다. 창열과 남아있는 소주를 마저 비우고 잠을 청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는 로키의 산들, 모두 내 발밑에 있었다. 며칠간 걸었던 로키의 일부 산길이었지만 이젠 더 이상 걸을 필요가 있겠냐 싶을 정도로 만족감이 크다. 마치 한꺼번에 로키의 산들을 모두 답파해낸 착각에 사로잡힌 것 같다. '자, 로키여 잘 있거라. 죽기 전에 또 한번 올 수 있을까?'
서울 인천공항까지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보냈던 샌프란시스코 공항 대합실
12박 14일의 캐나다 여행이 끝났다. 그간 내가 보고 느꼈던 것을 어찌 한 마디의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마는 티스토리의 공간을 통해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때 그때 표현했던 것으로 가름한다. 아직은 젊고(?) 의욕이 넘치는 나 자신이기에 발길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찾아다니고자 하는 나의 취미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건강과 여건이 허락된다면 여행 매니아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테니까.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까? 창렬이는 네팔의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까지 가는 여행을 같이 하자고 하는데, 4,5천미터의 고지대를 여행하면서 겪게될지 모르는 고산병에 대한 염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변수이다. 여하튼 좀더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 거기가 아니라면 어디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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