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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 트레킹 2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24. 9. 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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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호수와 모레인 호수를 가려면 최소한 48시간 전 오전 8시 경에 인터넷 예약을 해야만 한다. 특히 모레인 호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예약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다. 그에 비해서 루이스 호수는 주차를 할 수 있으면 진입이 가능하다. 단,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가야만 한다. 어제 아침에 시도해 보았는데 시간이 조금 늦는 바람에 실패했고 오늘은 오전 7시경 숙소를 출발, 주차장 진입에 성공했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았으나 벌써 주차된 차들로 붐볐다. 여행을 하려면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여행하는 동안 내가 몰고다녔던 렌트카의 차량번호! 야생 장미의 country, 앨버타주 소속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밴프에서 60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앨버타주 밴프 국립공원에 위치한 이 호수는 에머럴드빛 물, 장엄한 로키산맥의 산세, 그리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고 있었다. 호수의 물속에 함유된 석회질 성분과 햇빛의 영향으로 물빛이 저렇게 연출되고 있다. 빅토리아 산이 자리잡은 빙하 일대가 녹아 흘러내린 물이 모여 호수를 이룬다. 길이 2.4킬로, 수심 70미터나 되는 이 호수는 해발 2천 미터를 넘나드는 산과 빙하가 둘러싸고 있다.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Fairmont Chateau Lake Louise)라는 유명한 호텔이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끈다. 이 호텔은 캐나다의 철도 회사인 캐나다 태평양 철도에 의해 1890년에 처음 지어졌으며 그 후 여러 차례 확장과 개조를 거쳐 현재의 웅장한 모습을 갖추었다. 본격적인 트레킹에 앞서 속이 안 좋아 힘들어 하던 나에게 배설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곳이기도 하다. 잠시 내부를 돌아다녀 보았는데, 으리으리하고 너무 깔끔해서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숙박비가 워낙 비싼지라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나 같은 서민들이야 잠시 발걸음 한 것으로 만족해야 하리라.
 

루이스 호수를 출발해서 오른쪽으로 산길을 2.4킬로미터 정도 오르면 아주 작은 미러 호수(Mirror Lake)를 만나게 된다. 마치 벌집을 닮은 듯한 빅 비하이브(Big Beehive, 2270m)의 웅장한 모습을 그 안에 거울처럼 비추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 같다.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비옷을 꺼내 입어야 했고 짊어진 배낭도 젖지 않도록 연두색 커버를 씌우니 눈에 잘 띄었다.
 

미러 호수에서 500미터 정도 오르게 되면 찻집 휴게소(Tea House)가 나온다. 바로 그 앞이 아그네스 호수(Agnes Lake, 2100m)다. 캐나다 첫 번째 총리의 부인 수잔 아그네스 맥도널드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당시에 그녀가 이 호수를 찾았는데 이를 계기로 '아그네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뚝 솟은 봉우리들이 마치 호위병들처럼 아그네스 호수를 감싸고 있다. 안개 속으로 살짝 솟은 악마의 엄지손가락(Devil's Thumb, 2458m)이 우리를 어서 오라고 유혹하는 듯하다. 비를 맞으면서 오르기가 쉬운 게 아니라서 1.5킬로미터 정도의 가파른 경사면을 더 올라가면 닿을 수 있는 빅 비하이브까지만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평소에 창열이와 나는 틈틈이 만나 소주 마시는 것을 즐기곤 한다. 오늘처럼 좋은 풍광을 보면 저절로 술 생각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비도 오고 날씨도 춥고 해서 한잔 걸치면 좋다. 너 한잔 나 한잔 주고 받으면서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해 본다. 60대 중반이 넘은 나이지만 아직까지 술을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리라.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이니 스스로 만족해야 한다.
 

빅 비하이브 봉우리(2,370m)가 보인다. 오늘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트레킹 코스의 끝지점이다. 호수를 돌아 천천히 올라가면 닿을 수 있는 곳, 저 위에서 루이스 호수를 내려다보는 풍광은 과연 어떨까 궁금해진다. 부지런히 발길을 옮길 수밖에.
 

빅 비하이브 능선길에 접어들었을 때 날씨는 개기 시작했다. 눈 덮인 산과 호수, 푸르른 침엽수, 노랗게 물든 Larch(낙엽송), 암석 등의 조화가 눈에 확 들어온다. 
 

빅 비하이브에서 내려다보는 루이스 호수, 산안개로 자주 가려져서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미국에서 살면서 캐나다의 로키를 찾아오는 여행을 올해로 일곱 번째 하고 있다는 교포를 만났는데, 우리 둘의 사진을 찍어 주는 친절함을 베풀었다. 이렇게 좋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수시로 만끽하며 사는 교포의 여유있는 삶이 부럽기도 했지만 그건 그의 복일 테고 우리의 소박한 자유여행 또한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고 행복이니 그건 내 복인 거다.

다시 돌아가야 하는 길이 4.7킬로미터, 이 정도 거리쯤이야 가볍다. 더구나 내려가는 길 아닌가! 희찬 부부는 아그네스 호수에서 몸이 좋지 않아서 되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는데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네 명이 함께하는 여행이 아니라 두 명씩 따로따로 다니는 게 아쉽다.
 

창열이는 허리가 아파서 트레킹하다가도 가끔씩 휴식을 취해야 한다. 5분 정도 쉬면 몸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서 계속 걸을 수 있는데, 쉬지 않고 무리를 하게 되면 곤란해진다면서 잠시 쉬자는 제안을 하곤 했다.
 

정면에 보이는 페어뷰 마운틴(Fairview Mountain)과 에버딘 산(Mt. Aberdeen, 3152m), 숱한 퇴적물들이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골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퇴적물들이 빙하 녹은 물과 함께 흘러내리면서 평평하게 쌓이고 있다. 그 퇴적물들을 가리키는 말이 '모레인'이다.
 

루이스 호수 주변의 빅 비하이브 트레킹 코스를 마무리하면서 또 하루의 일정이 끝났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창열과 나는 숙소 주변의 캐슬산 전망대를 오르기로 했다. 오후 1시부터 예약된 모레인 호수 트레킹을 하기에 앞서서 어중간한 시간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희찬 부부는 숙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오히려 반가워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이니 오죽할까 싶다.
 

일출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장면, 스톰 산(Mt. Storm)의 능선이 햇빛을 받아 이글거리면서 교태를 부리는 듯하다. 날씨가 전반적으로 흐려 있다.
 

전망대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여기에서 돌아가기로 한다. 앞이 탁 트인 곳이라 바라보는 경치가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10시 경 숙소로 돌아와 희찬 부부와 다시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늘도 보우 강(Bow River)은 말없이 캐슬 융티온(Castle Junction) 주변의 풍경 속으로 유유히 흘러내리고 있다.
 

'모란의 커브 길', 사진 찍기 명소다. 모란이라는 사진작가가 커브의 철로 위로 지나가는 기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유명해서 명소가 된 것 같다. 오늘도 기차는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지나가지 않았다. 굽이쳐 흐르는 강과 나란히 기차가 지나갈 때의 광경이 특별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자연은 자연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흘러가면서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요, 물아일체의 경지 아니겠는가. 그래서 누가 찍든 간에 이곳에서는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숙소 뒤에 위치한 캐슬 산, 며칠 째 우리의 여행 경로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을 것 같다.
 

레이크 루이스나 레이크 모레인을 찾는 여행객들이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찾는 파크 앤 라이드(Park and Ride)다. 와이트혼 산(Whitehorn Mountain)의 경사면을 이용한 스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1988년 2월 캘거리 동계올림픽이 이곳에서 열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눈이 오지 않는 계절에도 리프트를 이용하여 산의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건물의 내부 기둥 모두가 나무다. 곧고 길게 뻗어 자라는 나무가 참으로 풍부한 캐나다라는 나라가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루이스 호수나 모레인 호수로 가는 여행객들을 태우고 15분마다 운행하는 셔틀버스, 일찍 가서 탑승을 시도했으나 관계직원은 예약시간을 엄수할 것을 요구해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셔틀버스를 타고 모레인 호수로 향했다.
 

오늘 트레킹의 중심은 모레인 호수에서 2.4킬로미터쯤 올라가서 시작되는 Larch Valley인데, 능선길 2.1킬로미터를 걷는 것이다. 노랗게 물든 낙엽송 Larch와 푸르른 침엽수의 대비가 인상적이어서 인기 절정이다. 수목한계선을 넘은 곳에서 볼 수 있는 키낮은 풀들과 야생화, 길끝에 있는 '잠자는 호수' 미네스티마 호수(Minnestimma Lake)에 다가가 호숫물의 느낌이 어떨지 손을 담가 봐야 한다.
 

라치 밸리 최고의 매력은 저 눈덮인 열 개의 봉우리 텐 피크스(Ten Peaks)의 호위를 받으면서 아니 저 봉우리와 함께 계속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절로 탄성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풍광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오래도록 보고 싶어서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더욱 그렇다.

 

이렇게 좋은 풍광을 어디서 볼 수 있단 말인가! 생전 처음 겪는 광경이라서 그런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빙하의 전형적인 모습도 가깝게 볼 수 있다.
 

저 우뚝솟은 봉우리의 이름을 아느냐고 창열이는 물었다. 대답을 잘 못하는 나, 이름 자체가 뭐 중요할까 싶은 생각인지 몇 번을 들어도 머리에 입력과 저장이 잘 안 된다. 피나클 산(Pinacle Mountain, 3067m)이다. 
 

와, 감동이 이 정도일 줄이야.^^ 병풍처럼 둘러친 Ten Peaks의 영봉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 장대함, 오늘은 다 내것이 되고 말았다. 호연지기가 별 거냐. 내 주변에 보이는 이 모든 것을 호주머니 속(블로그)에 넣어두었다가 세사에 찌들릴 때쯤 끄집어 내어 다시 보면 좋겠다.
 

창열이의 저 희열에 찬 미소에 나도 입이 벌어진다. 창열이는 그랬다.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하다고. 희말라야의 빙하와 만년설에 못지 않다'고.
 

오늘의 목적지인 미네스티마 호수(Minnestimma Lake)에 도착했다. 오른쪽의 높은 산은 템플 산(Temple Mountain, 3544m)이고, 피나클 산과 템플 산 사이의 푹 꺼진 고개 부분은 센티널 패스(Sentinel Pass, 2611m)다. 이 호수에서 1.3킬로미터만 더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셔틀버스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야 하고 희찬 부부가 기다리고 있어서 곧 돌아가야 한다.
 

수목한계선을 넘은 곳에는 키작은 풀과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다. 이름 모를 버섯도 여기저기 보인다.
 

예상대로 호수의 물은 얼음물이었다. 물 속에 넣었다가 너무 차서 금방 거둬야 했을 정도다. 
 

 

창열이는 경치에 매료되어 좀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Ten Peaks 열 개의 산이름과 산의 모습을 하나하나 연결시켜 기억하고자 했고, 여러 번 쉬면서 동영상을 많이 남겼다.

 

사진의 오른쪽 위에 보이는 것은 바벨 탑(Tower of Babel, 2300m)이고 가운데 쌓여 있는 것은 Rockpiles인데 빙하 퇴적물을 의미하는 모레인의 상징물이라 해도 좋다.
 

록파일 위에서 모레인 호수를 향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친구와 나도 괜찮은 사진을 남겨야 한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거실의 벽난로 안에는 장작불이 지펴졌고 그 온기가 실내를 서서히 덥히고 있었다. 여행자 숙소인 도미토리에는 거의 매일 손님들이 바뀌면서도 끊이지 않고 가득찼다.하루 이틀 정도의 불편함 정도는 여행자들에겐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다. 7일간이나 이곳 하이 캐슬 마운틴 호스텔에서 묵게 된 우리도 낯선이들과 함께하는 집단 생활에 썩 익숙해 있었던 거다.
 

오늘은 돌로밋 피크(Dolomite Peak), 서크 피크(Cirque Peak)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트레킹이다.
 

멀리 보이는 크로풋 산, 그 아래 형성된 빙하가 크로풋 빙하(Crowfoot Glacier)다.
 

돌로밋 피크(2782m)의 위용. 이태리의 돌로밋을 연상시키는 곳이라서 붙여진 이름 같다.
 

헬렌 호수(Lake Helen), 왼쪽 위는 서크 피크(Cirque Peak, 2993m)
 

서크 피크(Cirque Peak, 2993m)를 오르는 사람들 모습이 까맣게 보였다. 
 

 

트레킹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페이토 호수(Peyto Lake)
 

페이토 호수 전망대
 

보우 호수(Bow Lake)

보우 호수 뷰 포인트(Bow Lake Viewpoint)에서
 

트레킹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면 일단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니 좋다. 이곳에서 아침 저녁으로 취사가 이루어지고 소주도 한잔씩 곁들일 수 있어서 좋다. 다음날의 일정 계획을 짜고 몸을 눕혀서 충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는 피곤해서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이 문제인데 어쩌겠는가? 듣기 괴로운 사람은 카운터에 비치된 귀마개를 해서 방어를 하면 될 것이라 믿고 오늘도 나는 깊은 잠을 청해 본다.
 

밴프 시내 주변을 돌아보는 날이다. 버밀리온 호수(Vermilion Lake)와 그 뒤에 보이는 Sulphur산의 모습이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좋은 날씨만 기대할 수는 없지 않은가!
 

관광객들을 위한 표지판이 도로변 쉼터 곳곳에 세워져 있는데 산이름과 해발고도가 적혀 있다.
 

밴프 주변, 많은 호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안내판엔 그 주변의 트레킹 코스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관심을 끈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 2킬로미터의 폭에 길이 28킬로미터나 된다. 호수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밴프 레이크 크루즈(Banff Lake Cruise)다. 왕복 1시간이 소요되며 호수의 안쪽인 악마의 협곡(Devil's Gap)에서는 미네완카의 속살을 볼 수 있다. 1889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역사를 자랑하는 크루즈임에 틀림없다.
 

빨간 의자 한 쌍이 놓여있어 여행객의 눈길을 끈다. 
 

보우 폭포(Bow Falls)

강을 건너 그 반대편에서 찍은 보우 폭포
 

현지의 음식을 먹어보자는 뜻에서 밴프에서 유명하다는 푸틴(poutine) 요리를 신청해 보기로 했다. 
 

먹음직스러워 보였으나 생각보다 매우 짜서 조금 먹다가 대부분을 남기고 말았다. 소주 안주로 적당하리라 한 우리의 예상이 빗나가고 만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로 봐서는 평가가 괜찮았는데..... 이 푸틴(poutine) 요리 음식은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고 해야 정확한 정보가 아닐까?
 

설퍼산(Sulphur Mountain) 자락에 있는 주차장, 차를 댈 만한 곳이 없을 정도 빽빽하다. 여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자못 산의 경치가 기대된다. 뒤로 보이는 산은 런들산(Mt. Rundle, 2949m)이다. 밴프 시내쪽 멀리서 보였던 산과 모습이 다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산의 모양은 변화무쌍하다고 봐야 하나?
 

1인당 캐나다 달러 70불, 우리돈 7만원을 요구하는 케이블카였다. 5분 남짓 올라가는 케이블카인데 너무 비싼 느낌이다. 걸어서 오를 수도 있는데 두 시간 남짓 경사진 길을 부지런히 지그재그로 올라야 한다. 시간만 있다면 트레킹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은 최고다. 큰 호수가 저 멀리 보이는데 바로 밴프 최대의 호수인 미네완카다. 
 

밴프의 다운타운이 한 눈에 보이고, 거대한 캐스케이드 산(Cascade Mountain, 2998m)이 밴프(Banff)의 수호신처럼 떡 버티고 서 있다.

 

가운데 산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보우강인데 밴프 시내를 감싸고 유유히 흘러간다. 강의 왼쪽으로 완만하게 솟아있는 산은 터널산(Tunnel Mountain, 1692m)이다. 강의 오른쪽으로는 골프장도 보인다.

 

설퍼산(Sulphur Mountain, 2281m) 정상에서 본 전망대, 케이블카는 저 건물의 1층과 연결되어 있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여러 부대시설이 자리해 있고 4층의 옥상에서 보는 전망이 압권이다.

 

전망대에서 본 설퍼산의 정상, 거기에는 기상관측소가 있다. 바람에 나부끼는 캐나다의 국기가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다..

 

숙소에서 7일째, 오늘이 도미토리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주인 양반 부부와 기념사진을 한 장 찍어두었다.
 

밴프 국립공원 지역의 여행을 모두 마치고 이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재스퍼 국립공원 방향으로 가는 날이다. 하루 종일 이동하면서 보게되는 명승지를 수시로 감상하고 사진에 담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밤새 기온이 급강하면서 눈이 많이 내렸다. 보우 호수 주변의 설경이 참 보기에 좋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포옹을 한 채 웨딩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이다.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추위에 고생이 많을 듯하다.
 

미스타야 캐년(Mistaya Canyon)

 

93번 도로를 따라 굽이도는 지점인 '더 빅 벤드(The Big Bend)'에서 차를 멈추고 주변의 산세를 사진에 담았다. 
 

선왑타 패스(Sunwapta Pass), 약 17킬로미터의 고갯길 정상이다. 해발 2035미터로 보우 패스에 이어 아이스필드 파크 웨이에서 두 번째로 높다.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 국립공원의 경계이기도 한 곳이다.
 

윌콕스 패스 트레일(Wilcox Pass Trail)이 시작되는 지점에 차를 세우고 잠시나마 산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윌콕스 패스에서는 아싸바스카 빙하와 콜롬비아 빙원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최고의 경치라고 하는데 끝까지 가지 못하고 잠시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싸바스카(Athavaska) 빙하는 설상차를 이용하여 빙하와 마주할 수 있으며 직접 걸어보고 빙하수와 빙하와인도 맛볼 수 있어서 비교적 접근성이 좋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빙하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일년에 10미터 이상)을 보여주는 표지판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콜럼비아 빙원은 강들의 어머니로 불리며 여기서 갈라진 여섯 개의 빙하는 강을 이루어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로 흘러내린다.
 

1992년에는 표지판이 있는 곳이 빙하의 끝이었는데, 지금은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다. 32년만에 빙하는 녹고 또 녹아서 저렇게 멀리까지 달아나 버린 거다. 생태계의 파괴 현상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든 아니든 이렇게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지구상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 장차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인류의 환경과 민생은 뒷전이고 눈앞의 이익과 권력의 유지, 쟁취에만 매몰되어 있는 전 세계의 위정자들은 크게 반성해야 하리라.   

 

빙하가 암반 위로 흘러내리며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엄청난 압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탱글 폭포 아래에서
 

엔드리스 체인(Endless Chain), 45도쯤 되는 경사면이 체인처럼 계속 이어지면서도 삐죽삐죽 산봉우리의 높이가 각각 다르다. 저 능선을 따라 계속해서 걸을 수만 있다면 그 느낌이 어떨까?

 

저 친구는 행동이 예사롭지 않았다. 장소를 여기저기 바꿔가면서 작은 인형을 피차체로 하여 사진을 찍는데 그 사연이 궁금해진다. 

 

선왑타 폭포(Sunwapta Falls),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에서 600미터 길이의 진입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폭포의 낙하 높이는 약 18.5미터다. 선왑타는 격동하는 물을 의미하는 Stoney언어라고 한다. 물은 아싸바스카 빙하에서 유래하며 빙하가 녹기 때문에 초여름에 그 양이 많아진다. 이 폭포는 위쪽과 아래쪽 두 곳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접근이 쉬운 상부 폭포(Upper Falls)만을 보고 만다. 창열과 나는 한참을 내려가서 하부 폭포(Lower Falls)까지 사진에 담았다.

 

선왑타의 아래폭포(Lower Falls)도 세력을 잃지 않고 그 기세를 떨치면서 떨어지고 있었다.

 

콜럼비아 아이스필드 콜럼비아 빙원에서 녹은 물들이 흘러서 모인 것이 Athabasca 강인데 선왑타 폭포를 지나 여기에서 또 한번 떨어진다. 낙차는 작지만 큰 폭의 강이 한 번에 모여서 떨어지기 때문에 수량은 엄청난 것 같았다.

 

 

아싸바스카 폭포는 엄청난 수량 만큼이나 굉음을 내며 줄기차고 힘차게 떨어지고 있었다. 친구와 가까이에서 주고 받는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드디어 256킬로미터를 달려 숙소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3일간 묵게 되는 Jasper Downtown Hostel은 깔끔하고 쾌적해서 전의 숙소보다는 질적으로 좋았다. 주방은 지하 1층에, 숙소 ‘U’방은 2층에 위치해 있어서 식사 시간마다 오르내리기가 번거롭긴 했지만 그 정도쯤이야 여행객들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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