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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 트레킹 1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24. 9. 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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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여행객이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만났다. 캐나다 로키산맥 주변의 밴프 국립공원, 쿠트니 국립공원, 요호 국립공원, 재스퍼 국립공원 일대에 흩어져 있는 자연환경과 숨어있는 매력포인트를 찾아 12박 14일의 일정으로 관심있게 둘러보는 것이 목적이다. 오랜 친구인 창열이가 주도하는 캐나다 로키 트레킹이다. 그는 언제나 자유여행을 추구한다. 일정과 장소를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바쁘게 진행하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않고 시간적으로 여유있게 다닐 수 있는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것이다. 가성비를 고려하여 최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누구는 궁상맞게 왜 그렇게 여행을 하냐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이미 그런 여행에 익숙해져서 오히려 패키지 여행은 꺼리게 된다. 여행 매니아들로서는 가성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캘거리 공항까지 가는 직항을 선택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하는 것으로 선택했다. 개인당 감당해야 할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몇 시간 정도쯤 기다리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다. 
 

희찬 부부도 이번 여행에 동참했다. 그들은 모처럼 부부가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희찬과 창열이는 작년 6월에 약 20일간 아이슬란드 여행을 함께 다녀왔고, 몽골을 비롯해서 유럽의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하면서 우정을 쌓아온 사이다. 나 또한 창열이와 함께한 해외여행 추억이 많다. 정리해 보면..... 북유럽(러시아,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여행, 프랑스 일주 여행, 베트남 일주 여행, 태국의 골든트라이앵글 여행, 일본 오사카 교토 여행, 중국 동태항산 17박 19일 여행 등이다. 이번의 캐나다 로키 트레킹 여행까지 치면 함께한 여행이 적지 않다. 앞으로도 몇 번은 더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다리에 힘이 풀리면 가고 싶어도 못갈 것이라는 생각에 틈나는 대로 우리는 여행을 하고 있다.
 

10시간의 비행 끝, 1차 목적지인 샌프란시스코가 보인다. 비행기 좌석의 모니터가 그 주변의 지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비행기를 오래 타는 게 만만한 게 아니라서  세 편의 영화를 보고 잠을 좀 자고나서야 지루함과 답답함을 겨우 견뎌낼 수 있었다.
 

경유하는 곳,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하늘은 유난히 푸르렀다. 미국의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답게 여행객의 출입도 많은 것 같았다. 캐나다 캘거리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곳에서 6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곧바로 환승하지 못하고 일단 출국을 했다가 다시 캐나다로 가는 입국 절차를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으나 그 정도쯤이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캘거리 공항까지는 약 3시간 30분 남짓 걸린 것 같다. 밤 10시쯤 도착했다. 숙소를 따로 예약해 두지 못했기에 다음 날 7시에 공항 앞 렌트카 회사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어떻게든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밤새도록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공항 대합실 주변을 오가면서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대화를 하다가 잠을 자 둬야 하리라. 
 

다음 날 아침 7시, 공항 앞 렌트카 회사 허츠(Hertz)에 들러 GMC 자동차 한 대를 빌려서 여행을 시작했다. 복잡한 공항과 시내를 도망치듯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한참을 향하다가 40번 도로를 갈아타고 카나나스키스(Kananaskis) 강 주변의 어느 호숫가에 차를 세웠다. 발디산(Mt. Baldy) 아래 어느 호젓한 공간에서 갖게되는 첫 휴식이었다. 
 

앞으로 보게 될 사진은 거의 대부분이 산과 호수, 나무, 그리고 끝없는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일이 이름을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여기저기 솟아있는 산들과 그 아래 자연스레 형성된 호수, 강, 삼림이 여행하는 내내 우리들의 마음을 마냥 설레게 할 것 같다.
 

40번 도로를 달리다가 다시 742번 도로로 갈아탔다. 첫 숙박지로 가려면 캔모아(Canmore), 밴프(Banff) 방향을 선택해야만 한다. 길을 따라 달리면서 괜찮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 차에서 내려 한참을 즐기다가 또 길을 떠나고 트레킹을 할 만한 코스라도 나타나면 서슴없이 주차하고 자그만 배낭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거다. 산을 한참 오르다 보면 멋진 호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발걸음이 바빠진다.   
 

캐나다 여행의 첫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Elephant Rocks와 Chester Mountain 사이에 숨어있는 체스터 호수를 찾아가는 것이다.
 

주변의 풍광에 매료된 네 명의 여행객은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호수로 가는 길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적지 않은지 제법 널찍하다. 길가에 자라고 있는 침엽수들도 관찰해 보면, 키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수형이 거의 비슷하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힘들게 올라와 맞이한 체스터 레이크(Chester Lake), 산의 위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호수 옆으로 조금 올라가니 엘리펀트 록스(Elephant Rocks)라는 특별한 바위가 큰 덩치를 자랑하며 앉아 있었다. 거기서 올려다보는 샨들, 수천 수만의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바다였던 곳이 지각 변동에 따라 서서히 솟아올라 높디높은 봉우리가 되어 있어서 이젠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에 그저 놀랄 뿐이다. 
 

길 주변에는 이런 호수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명경지수'라 했던가? 거울 같은 호수였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스프레이 호수를 따라 가는 여행은 눈을 즐겁게 했다. Mt Goat, Three Sisters 등의 산들이 이어지면서 보여주는 눈맛은 뭐라고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다. 사진기로 구도를 잡아 잘 찍어 본다 해도 눈으로 직접 볼 때의 느낌과 감동을 거의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그저 눈으로 담아 마음에 저장하는 수밖에 없다.
 

742번 도로에서 올려다본 하링 피크(Ha Ling Peak)의 위용
 

멀리 캔모어(Canmore) 시내가 보인다. 캔모어(Canmore)에서 밴프(Banff)까지는 1번 도로를 타고 조금만 더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밴프의 런들산, 완만한 경사면에 수목의 군락을 허용하면서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 같다.

 

밴프 시내 마트에 잠시 들러서 쌀, 고기 등 필요한 식재료를 구입했다. 여행 기간 중에 취사를 담당할 희찬 부부가 중심이 되어 쇼핑을 했고 창열이와 나는 그냥 옆에서 지켜만 봤다.
 

우리가 7일 동안 묵어야 할 숙소에 도착했다. 캐슬 융티온(Castle Junction) 가까이 위치한 하이 캐슬 마운틴 호스텔이다. 주변의 풍광이 아주 좋아서 마음에 쏙 들었다. 도미토리라서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남자 여자들이 따로 묵을 수 있고, 큰 방에 이층침대 7개 정도가 들어가 있다. 주방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빨래의 세탁과 건조는 양에 관계없이 한 번에 5,0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Mt. Castle, Mt . Bell, Mt Whymper, Stanley  Peak 등 주변의 멋진 산들이 숙소를 감싸고 있어서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큰 위로가 아닐 수 없다. 
 

숙소에서 보낸 첫날은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희찬 부부가 만들어 준 주먹밥을 들고 길을 나섰다. 사진찍기 좋은 곳[Morant's Curve]에 차를 멈추고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으나 이내 포기하고 휘돌아 흐르는 보우 강과 주변의 풍광을 담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셜부룩 호수(Sherbrooke Lake),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면서 우리의 방문에 화답을 하는 것 같았다. 1번 도로 옆 주차장에서 5킬로 정도 걸어 오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호수는 오그든 산(Mountain Ogden)과 파젯 피크(Paget Peak)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스파이럴 터널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터널 입구와 출구를 동시에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숲이 우거져서 잘 보이지 않았다.
 

간혹 이런 비포장도로를 달리기도 했다. 
 

자연의 다리(Natural Bridge), 키킹 호스(Kicking Horse)강의 물살에 의해 바위 아래 부분이 침식되어 형성된 자연 석교다.
 

자연의 다리에서 오른쪽의 버지스 산(Mount Burgess, 2563m)을 끼고 6.5킬로미터 정도 올라가면 에머럴드 호수에 도착한다. 마이클 피크(Michael Peak), 왑타산(Wapta Mountain, 2778m), 등으로 둘러싸인 매력적인 호수다.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타려면 1시간에 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요호 밸리의 타카카우 폭포(Takakaw Falls), 낙차 380미터로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목포라고 한다. '타카카우'는 '웅장한'의 뜻이고 Waputik Icefield의 일부인 Daly Glacier의 녹은 물로 채워진다.
 

경치 좋은 곳에는 이렇게 빨간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나도 그 의자에 앉아 폭포를 한참 바라보았다.
 

캐나다에도 가을이 왔다. 특히 도로 변의 활엽수는 노랗게 물들어 있어서 계절의 변화를 더욱 실감케 한다.
 

숙소 주변에 피어있는 꽃과 키 작은 식물의 열매를 사진에 담아 보았다.
 

쿠트니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붐 호수(Boom Lake)는 Mt. Bell과 Boom Mountain 사이에 조용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마블 캐년(Marble Canyon)
 

 

페인트 팟(The Paint Pots)
 

누마 폭포(Numa Falls)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존스턴 캐년을 둘러보기로 한다. 7개의 폭포가 그 높이와 형세를 달리하여 하나하나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좋을 것이다. 낮은 폭포(lower falls)까지는 왕복 약 2.2킬로, 높은 폭포(upper falls)까지는 왕복 5.2킬로 정도라서 부지런히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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