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유난히 날씨가 무더운 것 같다. 꼼짝 못하고 이틀 동안이나 열호재 안에서 에어콘만 켜놓고 있을 수만은 없겠다 싶어서 오늘은 수다사 가까이 있는 연악산 산림욕장을 다녀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애마 산타페 7385를 깨워서 수다사로 향했다. 바람이 살살 불어주니 좀 낫다.
수다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임도를 향해서 가다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안내판이다. 깔끔한 것으로 봐서도 산림욕장이 만들어 진 지 얼마되지 않았음을 알겠다.
올해 처음 보는 뱀이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꼼짝않고 있다. 개구리가 옆에 있는데 어찌 도망가지도 않을까 싶다.
산림욕장 바로 옆에 있는 사방댐
안내도에 나타나 있는 황톳길은 트랙이 두 개다. 아래 것(A)은 둘레가 390미터, 위의 것(B)은 둘레가 260미터다. 숲 속의 황톳길이라서 더욱 좋다. 응달이 많아서 그다지 덥지 않고, 접근성이 좋아서 매우 친근감이 느껴진다. A를 5바퀴, B를 8바퀴 돌면 약 4킬로 정도 되니까 그 정도면 걷기에 적절한 기리이고 맨발로 걷는 것이니 그만큼 건강지수도 향상될 것임이 분명하다. 계획대로 걷는 데 소요된 시간은 1시간이 조금 못되었다. 시속 4.5킬로 정도의 속도로 걸은 셈이다.
'수다사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다니!' 제일 처음 찾았을 때의 느낌이었는데, 오늘 세 번째 방문도 좋기는 마찬가지다. 황톳길 맨발걷기 붐이 전국적으로 일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지자체별로 여기저기 황토길을 조성하고 있는 흐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구미시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지산생태공원 황톳길, 비봉산 황톳길 등 여러 곳에 이미 조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황톳길을 걷는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 처음 왔다면서 몇몇 노인들이 합류하여 몇 바퀴 돌았다. 도시락까지 싸 와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맛있게 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같이 먹자면서 한 분이 나를 불렀으나 어서 드시라면서 정중히 사양했다. 그저 마음이 고마웠을 뿐이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차려 먹고, 낮잠을 잠시 자고 있었는데 희수씨가 찾아와 개복숭아를 딸 때가 되었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한다. 혼자 수확하기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워낙 위험하고 높은 곳에 개복숭아 열매가 있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열매를 따야 하는데, 혼자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사다리에 혼자 올라가 작업을 하다가는 너무 위험해서 누군가 옆에서 사다리를 잡아줘야 하는데 둘이 작업을 한다면 가능했던 것이다. 뚱뚱한 나는 사라디를 잡고 있고 주로 날씬한 희수씨가 그 위에 올라가 열매 따는 작업을 했다. 희수씨는 나보다 훨씬 힘든 작업을 하면서도 아주 즐겁게 일을 했다.
열매를 수확하고, 그것을 깨끗이 씻어내는 과정의 사진을 찍지 못했다. 저 열매를 일단 반으로 나눠서 사다리에 올라가 따느라 고생한 희수씨에게 줄 것이다. 그 수확량이 몇 킬로의 양이 될지 모르겠으나 설탕과 1:1로 섞어서 유리용기에 담아 3개월 이상 숙성시킨 다음 걸르면 아주 좋은 효소가 되는 것이다. 달달한 원액에 1:4의 비율로 물을 타서 마시면 몸에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효과를 인터넷에서 찾아 보면, 변비 예방, 체중 감량, 피로 회복, 기관지 건강 등에 좋다고 한다. 이 외에도 소화 개선, 면역력 강화, 피부 건강 개선, 간 기능 개선, 항산화 효과, 혈당 조절, 스트레스 해소, 체중관리, 항염 표과, 심혈관 건강 개선의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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