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유황 소독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24. 3. 15. 15:35

본문

이웃에 사는 좋은 친구, 유해* 선생님의 도움으로 열호재 주변의 나무에 소독을 했다. 나무에 잎이 나기 전에 유황을 물에 타서 소독을 하면 아주 효과적이라고 해서 더 늦기 전에 오늘 감행한 것이다. 친환경 소독이라서 작물에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하니 좋다. 
 

며칠 전에 퇴비를 뿌리고 난 뒤 흙과 섞어 놓은 상태의 텃밭이다. 누군가는 농사를 지으려면 제법 규모가 있어야지, 텃밭 농사로 만족할 수 있겠냐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여섯 이랑의 자그마한 공간만 있어도 대만족이다. 농삿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작물이든 그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올해도 상추, 방울토마토, 고추, 가지 등의 모종을 사다가 적당한 간격으로 심을 예정이다. 겨울을 이겨낸 부추가 따스한 봄볕을 받아 싹이 나기 시작했으니 좀더 기다리면 연초록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나무를 강전정해서 바람이 전체적으로 잘 통하게 했다. 김천 초곡마을에 사는 김종인 시인께서 어느 날 오셔서 톱을 달라 하더니 시원하게 정리해 주신 덕분이다.
 

가지치기한 것을 다시 잘게 잘라 감나무 밑에 버렸다. 썩으면 좋은 거름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다. 저 위에 유황 소독을 해 두면 올해는 해충의 피해를 덜 입지 않을까 한다.
 

올해도 미국흰불나방의 피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의 하얀 부분이 바로 그것인데, 유황 소독의 효과가 기대된다.
 

아내의 꽃밭에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린 것은 할미꽃이다. 
 

유해* 선생님은 자신의 집에 소독을 먼저하지 않고 20리터 들이 소독탱크를 짊어지고 와서 농막의 수목 소독을 먼저 해 주었다. 배려해 주는 마음이 참으로 고맙다. 가까운 이웃에 이렇게 정감 넘치는 친구가 살고 있다는 것이 행운이고 복이 아닐까 한다. 유 선생님 부부는 몇 년 전, 농막 열호재에 예기치 않은 화재가 났을 때, 부인께서는 큰 충격을 받아 떨리는 목소리로 119에 급히 화재 신고를 하고, 유 선생은 쏜살같이 달려와서 열호재 안에서 겨우 빠져나온 니의 아버지를 급히 부축해서 불길로부터 안전하게 탈출하게 했다. 헬리콥터까지 동원되어 화재는 금방 진압되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이어서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 그지없다.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아서 더이상 산불로 번지기 않기를 다행이라 여기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사건이었다. 여하튼 유해* 이길*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은 늘 지켜보고 있지만 인생 후반부 삶의 모범이 아닐까 싶고, 개인적으로는 두 분 다 생명의 은인이어서 잠시도 그 고마움을 잊은 적이 없다. 내일 저녁은 읍내 모처에서 죽장2리 청년회 모임인 한마음회 모임이 있는 날이니 모임의 감사인 유 선생님을 비롯해서 동네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씩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나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 박재현 변호사 추모 등산  (5) 2024.05.25
아들 내외와 손녀가 열호재에서  (0) 2024.04.29
어머니의 퇴원  (0) 2023.11.19
서울에서 온 효주와 함께  (0) 2023.10.28
오랜만의 등산, 오봉지 산책  (0) 2023.10.15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