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령중고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2025학년도 부터 2021년 8월 31일 정년퇴임까지 6년 6개월을 근무하고, 1년 6개월을 자유로운 영혼처럼 돌아다니면서 푹 쉬었고 갑자기 소환되어 다시 기간제 교사로 1년을 근무하면서 다시 인연을 맺었던 학교라서 정도 참 많이 들었다. 학교에서 만났던 선생님들, 학생들 또한 하나같이 좋기만 했다. 언제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까 싶고, 인연이 다 되었다고 훌쩍 떠나기가 아쉬운 마음도 있어서 학교 건물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그 흔적을 사진에 담아 두었다.
중학교 강당인데,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씩 탁구 수업이 이루어진다. 나도 이곳을 찾아 종종 동료들 또는 학생들과 탁구를 즐겼던 기억이 새롭다.
화령중학교 전교생은 2015학년도 이후, 윈드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그간 전국대회에서 대상 또는 금상을 수상한 바 있어서 그 역사가 심상치 않다. 덕분에 화령중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악기 한두 개쯤은 능숙하게 다룰 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전국의 많은 또래 학생들이 매우 부러워할 것이다. 비록 면 단위 규모의 작은 학교이지만 이 학교와 인연을 맺은 학생들은 참으로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2024학년도에 중2학년 담임을 맡은 김경* 선생님(체육), 정년퇴임 1년을 앞두고 있는 선생님이시지만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다. 오랜만에 담임을 맡아 참 설렌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교직의 마무리를 멋지게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1년 동안 수고했다면서 송광* 선생님, 박시* 선생님, 나(진로교사)를 위해 술 한잔을 사 주셨는데 그 따스한 정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화령중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도서관 업무를 줄곧 맡아왔던 나로서는 이 공간에 대한 애착이 많다. 진로활동실이 따로 없는 학교인지라 이 도서관을 진로활동실로 활용해 왔다. 매년 700만 원 정도의 신간도서를 구입해서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도운 바 있다. 2004년에 리모델링을 했지만 다소 퇴락한 느낌이 있어 도서관 현대화사업 예산을 신청해서 2021년 초, 17년만에 도서관 현대화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금과 같이 깔끔한 공간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화령중고에서 근무하면서 느꼈던 보람 중에 하나라서 지금 생각해도 그때 참 잘했다 싶다.
중학교 교무실 앞에서 두 교무행정사 선생님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 1년간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던 분들이다.
중학교 건물과 고등학교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 비가 올 때마다 그 기능이 충분히 발휘된다.
<봉황의 꿈>은 화령고등학교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마치고 저녁 식사 후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공간이다. 말 그대로의 자율학습이다. 강제로 잡아두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원한다면 이 공간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용한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저녁 식사를 하고 잠시 자유시간을 갖다가 저녁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공부를 한다. 물론 지도교사가 매일 한 명씩 배치되어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 준다. 나도 한 달에 두 번쯤은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해 왔다. 신경 쓸 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절대 정숙의 규칙을 다 지킨다. 각 교과 공부는 물론 다양한 독서를 하는 시간들이라 아무도 방해를 하거나 방해 받지 않는다. 큰 도시의 강제 자율학습 분위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 공간을 거쳐간 화령고 학생들, 대부분이 선생님들의 도움과 학부형들의 소망을 담아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큰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024년 대학교 1학년이 되는 김아* 양은 한때 교사의 꿈을 갖더니 원서를 낼 때는 생각이 바뀐 듯, 인제대학교 약학과로 진학하여 약사의 꿈으로 바꿨고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이현* 군은 경북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합격을 해서 그의 꿈 실현에 첫발을 내디뎠다. 두 학생 모두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고등학교 1층과 2층 사이에 위치한 게시판에는 대학교 관련 홍보물이 많다.
화령중고등학교, 오랜 전통만큼이나 참 좋은 학교로 모든 이에게 영원히 기억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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