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호재에 갑자기 지하수가 공급되지 않았다. 어제 오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흙탕물이더니 이내 물이 안 나왔고, 한 시간쯤 뒤에 곧 물이 공급되어 안심했건만 밤 10시부터 또 물이 나오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라면 모르겠는데, 그다지 춥지도 않은 날씨에 물이 안 나온다? 지하수가 보충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 날 아침 다시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잠을 청했고, 새벽에 잠이 깨서 틀어보았으나 여전히.... 날이 밝아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농막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조만간 그 원인을 분석해 보기로 하고 일단 광평동 아파트로 돌아왔다.
휴일에는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되도록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언제부턴가 일요일마다 어디론가 바람을 쐬러 가곤 한다. 오늘은 대구의 롯데백화점을 가보자고 한다. 부산 처형께 드릴 칠순 선물을 사기 위함이란다. 돌아오는 길에 삼성의 본산이었던 제일모직의 기숙사 건물이 남아있는 곳을 들러보기로 했다.
삼성회사의 옛기숙사 건물 안에는 최신식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온갖 상점들이 들어와 영업중이었다.
이곳에 들어와 보니, 1978년의 장면이 떠오른다. 당시 경북대학교 학생들의 80%가 대거 참여했던 시위 때, 경찰들과의 대치 상황에서 많은 시위 참여 대학생들이 이곳의 삼성 제일모직 담장을 넘어 곳곳에 숨어들었던 기억이 있다.
석적 중리동 기계우동집에 들러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구미 낙동강 체육공원에 들렀다. 자전거 대여소(4번 주차장)에서 흑루미공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코스를 걷기 위함이다.
오늘의 목적지인 흑두루미공원, 오후의 따스한 햇볕이 산책하기에는 최고의 선물이었던 것 같다. 맨처음 출발할 때는 매서운 바람에 조금은 괴로웠는데, 돌아갈 때는 바람이 잦아들어서 장갑도, 목도리도 모두 벗어야 했다.
낙동강체육공원에는 파크 골프를 즐기는 분들이 매우 많다. 언젠가 나도 이곳을 찾아 즐길 수 있는 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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