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랑스 빠리 여행 첫날이다. 새벽 1시에 구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탄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는 새벽 4시 남짓 되었을 때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한밤 중이라 잠든 사이에 인천에 도착한 것 같다. 버스 기사님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하다. 공항 내에서 출국 수속을 밟으면서 큰짐을 부치고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침식사도 하고 카페에 들러 커피도 한 잔 사서 느긋하게 마셨다.
한국시간 오전 10시 남짓 출발한 에어 프랑스 AF267 여객기는 이륙한 지 13시간 만에 샤를 드골공항에 무사히 착륙했고 그렇게 7박 9일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기내식은 먹을만 했다. 앉은 채 두 번을 공급받았으니 고스란히 배에 지방으로 축적될 것만 같다. 맛있으니 절제도 안된다.
하늘에서 본 아랄해의 모습, 거대한 호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물이 거의 유입되지 않고 비가 잘 내리지 않아서 염분이 많고 점점 사막화가 속도를 더해 가고 있음을 육안으로도 느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카스피해의 어느 한 지점, 그 위를 비행기는 유유히 날고 있었다.
저 지도에 나타나 있는 ‘바쿠’란 도시는 유전 지대라고 학창 시절 지리 시간에 배운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다. 유전 지대 맞을까? 오래된 기억이어서…. 이 때는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면 된다. <이하 인터넷 자료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카스피 해의 서쪽 연안과 압셰론 반도의 남쪽 면으로 바쿠만이 넓게 휘어진 만곡부에 자리잡고 있다. 바쿠라는 이름은 아마도 '산바람이 심하게 부는'이라는 뜻을 지닌 페르시아어 '바드 쿠베’가 축약된 것으로 보인다. 역사기록에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885년이지만 고고학적인 증거를 보면 이미 기원전 수세기 전에 사람들이 정착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바쿠 시의 중심부는 이체리셰헤르라는 옛 도시이다. 요새의 성벽 주위로 현대적이고 잘 정돈된 도로와 위압적인 건물들이 원형극장처럼 바쿠만을 둘러싸고 있는 구릉 경사면을 따라 자리잡았으며, 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 경제기반은 석유이다.
흑해 남쪽의 상공을 날고 있을 때 튀르크 땅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흑해의 북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2년째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늘길이 흑해의 남쪽끝으로 변경되어 버린 것 같다. 흑해의 크림반도 상공을 날아야 직선 항로에 가까울 것 같은데, 국제 분쟁이 이렇게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는 것 같다. 이미 러우전쟁에서 수십 만 명의 젊은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정치적 이해관계와 복잡한 국제적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어서 평화가 언제 찾아올지 기약할 수 없다. 참으로 답답하다. 우리나라 주변의 국제관계도 심상치 않게 나빠지고 있어서 국민들 마음속에는 이미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국민들을 달래고 걱정해 주는 정부의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핵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고 하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는커녕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홍보까지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적절한 근거를 들어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 그건 괴담이고 속지 말라며 우리 국민을 우롱하고 있고, 인권, 노동, 통일, 환경 등을 구호나 기치로 내걸면 오히려 반국가단체라는 허울을 뒤집어 씌우는 듯한 한심한 상황이어서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눈떠 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을 들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모든 면에서 거꾸로 가고 있는 요즘 같아서 그 답답함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 프랑스 빠리 여행을 통해서 그 답답함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싶다. 나를 태운 비행기는 지상 10키로 위를 계속 날고 있었다. 시속 900킬로미터 정도로!
빠리 샤를 드골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의 빠리 어느 근교, 숲과 농토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착륙해서 입국 수속을 밟고 짐을 찾아 공항밖으로 나가니 공항과 오페라 가르니에 사이를 오가는 루하시 버스가 곧 도착했다. 공항에서 빠리 시내로 직통으로 가는 버스인데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나비고(navigo)>를 이용할 수 있고 공항에서 빠리 중심가로 곧장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교통수단이 아닐까 한다.
버스에서 내려서 처음으로 접한 건물, 공사 중인지 가림막으로 막아놓았는데 '오페라 가르니에'라고 한다. 내가 일주일간 묵게 될 숙소와도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예약했던 숙소는 오페라 가르니에와 루브르 궁전 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호텔이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숙소(생로슈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현지 시간 오후 7시 경이다. 이곳으로 오기 위해 무려 14시간을 날아온 것이다.
숙소의 내부를 사진에 담았다. 천정을 가로지르는 두틈한 목재가 눈에 들어왔다. 투박하지만 멋스럽다.
숙소에서 내다본 옆 건물들, '저 지붕의 굴뚝으로 보이는 곳에 다시 톡 튀어나온 작은 원기둥은 도대체 무슨 용도로 쓰이는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누가 나의 궁금증을 풀어줄까?
생로슈 호텔 5층의 작은 방, 숙소가 빠리 1구역에 위치한 탓에 비용이 많이 들긴 하나 교통이 좋아서 관광하기엔 장점이 더 크다. 파리의 건물 1층은 대부분 상가이고 2층부터 꼭대기 층까지는 주거공간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8월이면 매우 후덥지끈하고 습도가 높아서 더운 날씨의 연속이지만 빠리는 위도상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섭씨 25도 이상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비교적 시원한 편이어서 도시지향적인 분들에게는 피서지로서 최고라는 생각이다.
일몰시간까지는 아직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 주변을 좀 돌아다니다가 돌아오면 될 것 같아 길을 나섰다.
숙소 가까이에 위치한 한식당을 찾았다. 가구, 문짝, 카스 맥주, 의자 등으로 보아 주인장이 한국인임에 틀림없다.
앙드레 말로 광장
탱고풍의 음악이 흘러나오자 남녀가 약속이나 한 듯이 남녀가 쌍을 이뤄 손과 몸을 부여잡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볼거리로서 손색이 없었다. 한참을 즐기다가 발길을 옮겼다.
지하철 역 이름은 '팔레 루아얄 뮤제 드 루브르', 너무 예뻐서 아내가 마음대로 이름을 붙인 것이 '구슬역'이다.
팔레 루아얄에도 들렀다. 자세한 것은 추후에 소개하기로 한다. 이제 내일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빠리 여행을 앞두고 휴식을 취해야 안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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