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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나들이(반야사, 물한계곡, 월유봉)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23. 7. 2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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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들(동식, 태국)과 나들이를 다녀왔다. 지난 3월부터 학교에서 기간제교사 일을 하기 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주에 한 번씩 친구들과 만나 등산이나 트레킹을 해 왔었는데, 그간 너무 긴 시간 동안 함께하지 못한 것 같다. 여하튼 나이들수록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인데 그간 스스로에게 게을렀던 사실을 인정하고 좀더 부지런히 운동을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친구들과 함께 둘러본 곳을 순서대로 정리해 볼까 한다. 
 
열호재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끝내고 설겆이, 방청소 등 정리를 마치고 나니 마을밑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온다. 산타페 7385가 움직여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오늘의 목표는 반야사 둘레길 트레킹이고 내가 그곳을 잘 알고 있으니 오늘의 트레킹 안내는 내가 해야 한다. 목표 지점까지 좋은 길을 택해서 돌아갈 것이냐 꾸불꾸불 지방도이지만 운치있는 길로 갈 것이냐 물어보니 모두 운치있는 길로 가자고 한다. '역시, 멋을 아는 친구들!'

상주 공성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무을면을 거쳐 공성, 공성에서 다시 모동으로 넘어가는 길은 양 옆의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도로다. 친구들은 처음 지나가는 길이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은지라 수시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비록 구불구불 굽은 길이지만 즐기기엔 최고의 도로가 아닐까 한다. 오늘 둘러볼 곳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천천히 달린다.
 

제일 먼저 차를 세운 곳은 백두대간 큰재다. 백두대간의 한 지점, 회룡재와 웅이산의 중간지점이다. 회룡재까지는 3.9키로(2시간) 웅이산까지는 3.0키로(1시간 3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 지점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방촌 황희 선생을 모시고 있는 옥동서원을 잠시 들르기로 했다. 옥동서원(사적 제 532호)에 관한 인터넷 자료를 잠시 인용하면, 옥동서원은 1518년(중종13)에 황희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백화서원을 건립하면서 창건되었다. 1580년(선조13)에 영당을 건립하여 향사를 지내면서 서원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1714년(숙종40)에 전식 선생을 배향하였고, 1715년(숙종41)에 현재의 위치로 이건하였다. 서원이지만 교육의 기능이 약화되어 동재와 서재가 없다. 경덕사, 온휘당, 청월루로 구성되었고 문루의 다락집에 온돌방을 둔 점과 각종 부속시설이 적은 점이 특징이다. 학문을 닦고 연구하는 기능이 줄어들고 지역을 다스리는 기능이 점차 강화된 17~18세기 서원 건축의 변화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때죽나무의 열매
 

누리장나무의 꽃, 차츰차츰 보랏빛으로 변해갈 것이다.
 

반야사 대웅전 앞에 도달하면 저 멀리 호랑이 한 마리가 꼬리를 기세좋게 올리고 앉아있는 형상이 보인다. 백화산 너덜지대가 그렇게 보이는 것은 우연의 일치겠지만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어서 찾는 사람이 많단다.
 

영동 반야사 3층석탑(보물 제1371호), 신라 문성왕 8년(846)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함.
 

수령 500년을 자랑하는 배롱나무(목백일홍)
 

반야사에 딸린 암자 문수전에서 내려다보는 구수천, 저물은 유유히 흘러 금강에 합류한다. 장맛비에 흙탕물이지만 곧 정화되어 맑은물로 흐를 것이다 .
 

꽃며느리밥풀꽃

반야사 둘레길을 걸어보려던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이번 장맛비로 온갖 쓰레기들이 떠내려와 둘레길을 뒤덮고 있어서다. 맨발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태국이의 맨발이 저 칼날같은 돌길을 무사히 걷는다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다.
 

오늘은 등산을 할 형편이 되지 못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편백숲을 지나 한성봉(933미터)을 정복하고 주행봉을 거쳐 하산하는 등산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데 세 명 모두 동의했다. 가을쯤이 좋을 것 같다.
 

친구들은 오늘 운이 좋다. 이곳이 유명한 '물한계곡'인데 태국이는 처음 듣는다고 하고, 동식은 오늘 처음 온다고 하는데 이곳을 단숨에 달려왔으니.... 몇 날 며칠을 설레다가 벼르고 왔어야 했는데, 뜻하지 않게 너무나 쉽게 접근하고 말았으니 그 기쁨이 덜할 것이다. 그러나 이왕 오늘 인연을 이렇게 맺었으니 이곳의 민주지산과 삼도봉도 언젠가는 한 번 천천히 걸어서 정복해야 할 곳이 아니겠는가!!
 

물한계곡의 입구에서 여기까지 산책삼아 쉬엄쉬엄 걸어왔다. 경사도 거의 없어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월유봉을 배경으로 
 

우암 송시열 선생(1607~1689)이 이곳에 잠시 은거하며 학문을 가르치던 곳을 알리기 위해 정조 3년에 세운 것이다. 선생은 한천팔경의 하나인 이곳에 초당을 짓고 한 때 강학하였으며 후손과 유림들이 유허비를 세웠다. 그 후 이곳에는 한천서원을 세워 우암을 향사하였으나 고종 초에 철폐되었고, 1910년에 한천정사를 세웠다.
 

한천정사
 

한천정사에서 내려다보이는 곳, 월유봉 둘레길이 시작되는 시점엔 이렇게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큰 그늘을 드리우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이미 그의 품안에 안겨 쉬고 있다. 특히 환경과 숲에 관한 한 최고의 관심을 갖고 있는 동식이는 느티의 마음을 읽은 것 같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졸음운전이 심해서 힘들어할 때 공성면 소재지 어느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을 하니, 정신이 돌아온 듯해서 한결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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