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청소년 진로독서의 필요성과 실천 방안

작가들의 세계

by 우람별(논강) 2023. 5. 11. 13:14

본문

친구 우동식 선생님(수필가, 전 형남중 교장)이 보내준 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여기에 공개한다. 지난 5월 9일자 화광신문에 투고한 글이기도 함을 밝힌다.
----------------------------------------------------------
 
청소년 ‘진로독서’의 필요성과 실천 방안

‘진로독서’란 진로 탐색을 위한 독서, 혹은 독서를 통한 진로 탐색을 의미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성공한 저자나 책 속 주인공으로부터 진로 코칭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청소년이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책 속의 경험담이 큰 힘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진로 설정을 위해서는 독서 체험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 올해 고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실시됨에 따라 진로 설정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청소년 ‘진로독서’의 필요성과 실천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 정재준 기자 threej@
 
 
왜 ‘진로독서’인가?
 
① 독서가 성장의 발판이 된 인물들의 사례
먼저, 독서가 성장의 발판이 된 인물의 사례를 통하여 청소년시기에 진로독서가 필요한 이유를 알아보자.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독서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했으며,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② 진로독서 자료 ‘청소년 소설’의 가치와 효용
‘인간학’이라고도 하는 소설은 인간의 삶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장르다.
특히 또래의 체험을 주요 제재로 다루는 ‘청소년소설’은 청소년의 삶의 문제에 다가가는 최적의 자료라 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 ‘청소년 소설’의 가치와 효용성이 있다.
예컨대 ‘회복탄력성’과 관련하여 ‘나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 의의를 알고 싶은’ 청소년은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을 읽도록 권한다.
개성을 꽃피우는 진로 설정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싶다면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으면 좋을 것이다.
 
 
‘진로독서’의 실천 방안
① 자아정체성 성찰을 위한 ‘진로독서’ ― ‘소중한 나’
청소년의 발달 과제로서 ‘자아정체성’ 형성은 내가 어디에서 와서 현재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으며, 어떤 목표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예컨대 이선주의 청소년 소설 ‘맹탐정 고민 상담소’에는 이런 다양한 요인이 잘 드러나 있다. 이밖에 이름이나 외모 콤플렉스와 사이보그(인조인간)의 영향을 입기도 한다.
바람직한 정체성 형성을 위해서는 먼저 청소년이 현재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바탕에 둬야 한다.
세 편의 동화, 정호승의 ‘항아리’와 권정생의 ‘강아지똥’, 안도현의 ‘연어’는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들이다.
 
② 진로 가치관 확립을 위한 ‘진로독서’
진로 가치관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점은, 일의 동기나 목적이 ‘자기 자신’에만 머물기보다는 자기 자신은 물론 ‘이타(利他)적인’ 것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남동쪽 끄트머리, 기근에 허덕이는 나라 말라위의 소년 캄쾀바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풍차를 만들어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꿈은 아름답다는 것을 실증해 준다.
 
③ 인생 책과의 만남 위한 ‘진로독서’
어렵게 자란 소년 ‘슐리만’이 호머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현장을 발굴하려는 꿈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가 선물로 사준 ‘어린이를 위한 역사’라는 동화책 중 그리스군의 침략을 받아 불타고 있는 트로이를 묘사한 장면이다. 소년은 이 장면에서 읽기를 멈추고 ‘두고 보자. 내가 크면 반드시 이 트로이 유적을 찾고 말리라’고 굳게 결심한다.
그후 그는 47세까지 꾸준히 이 일에 몰두해 기어코 그 유적을 발견한다. 이처럼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일생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으니, 슐리만에게 그 책은 ‘인생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④ 진로·진학 도우미로서의 ‘진로독서’
김은재의 ‘누가 뭐래도 내 갈 길을 갈래’라는 청소년 소설에서는 진로·진학과 관련해 부모로부터 강압적 권유를 받는 학생 ‘전긍이’가 등장한다. 이 학생은 가출을 시도한 후 어머니에게 자율적인 진로 의사 결정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김려령의 ‘완득이’에서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주인공 ‘완득이’가 선택한 킥복싱을 어머니가 강력한 우군이 되어준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제일 잘할 수 있는 거, 하게 놔두세요.”
이렇게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진로지도요, 행복한 성장의 조건을 최대로 충족시켜주는일이다. 이는 ‘다중지능이론’ 관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청소년 소설’ 독서 활성화 위한 제안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의 삶의 문제에 다가가는 최적의 독서 자료다. 따라서 청소년 소설 독서 자료를 활용하는 일은 진로 교육의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 실시에 따라 진로 교육은 우리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소년 소설 독서의 활성화를 위해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학부모가 청소년 소설을 관심 있게 읽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녀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들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수용성 혹은 포용성을 증대할 수 있다면 진로 교육을 축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까지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동식
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