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우리 아버지께서는 이 뜨거운 여름날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계신다.
얼마나 에너지가 넘치는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더운 날씨에 혹시 일사병이라도 걸리면
큰일인데, 개의치 않고 틈만나면 일을 하고 계시니 자식으로서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안 하셔도 될 일을 고집스레 하고 계시다는 게 문제다. 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말이다.
얼마 전 다섯 마리의 강아지를 낳아 건강하게 잘 길러서 어미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던 천둥이,
진돗개 순종으로 족보까지 갖고 있는 강아지라면서 3년 전 봄날에 동생이 아버지께 선물한 천둥이란 놈,
좁은 수로을 이렇게 막아버리셨다. 거의 물이 흐르지 않는 좁은 개울인데,
물을 모아서 고기라도 길러볼까 하는 욕심으로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자연의 순리를 어그러뜨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아무리 생각해도 판단을 잘못하고 계신 것 같아 여러 차례 말렸건만
아버지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아들의 의견은 번번이 무시된 셈이다.
비가 많이 내려서 일시적으로 물이 고여있을 수는 있지만 금방 썩어버릴 물일테고
머지않아 땅속으로 스며들게 되어 있는 것을 왜 고집스레 끝까지 둑을 쌓고 계신지.....
무능했던 MB의 판단 착오로 우리나라의 4대강에 보를 막아서 온 강물을
썩게 만들어버린 것이 연상되어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어른이 하는 일을 자식들이 말리는 게 도리가 아닌 줄 알고 있지만,
자식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간곡하게 반대하면 받아들일 법도 하건만.....
고집불통 아버지와는 이런저런 이유로 젊을 때부터 여러 차례 부딪치고 있어서 괴롭기 그지없다.
도산서원에서 농암종택까지 (0) | 2016.08.21 |
---|---|
표창원의 감동적인 이야기 (0) | 2016.08.05 |
방학하는 날 (0) | 2016.07.19 |
남전 형님과 함께 (0) | 2016.07.04 |
전주 경기전 부근에서 (0) | 2016.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