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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하는 날, 서 교장과 함께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6. 1. 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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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하는 날은 을미(乙未)년 마지막 날, 병신(丙申)년 첫날이다.

송구영신하는 장소는 울진으로 정했다. 친구가 근무하는 곳을 택한 것이다.

2년 전에도 친구 집을 찾아 새해를 맞이했던 추억이 있어서 올해 또 찾게 되었다.

12월의 마지막 날은 7번 국도의 교통이 매우 혼잡하다. 새해 첫날의 일출을 보기 위한

차량 행렬이 동해를 향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7번 국도보다

영주 봉화를 거쳐 울진을 향해 길게 뻗은 36번 도로를 이용하면 비교적 순조롭게 접근할 수 있다.

봉화의 분천역에 잠시 들러 그곳의 분위기를 잠시 완상했고 친구에게 줄 버섯을 좀 샀다.

 

'산타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분천역 주변의 많은 분들은 산타 복장을 하고 관광객들을 만나고 있었다.

 

간이 눈썰매장이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겁게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분천역으로 오르는 계단이 특별하게 디자인 되어 있다.

 

 

 

 

 

울진에서 죽변으로 이동하면서 본 동해, 바다 위로 설산처럼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내일 새해 아침 일출 보기가 가능하기는 할까? 예보상으로는 가능하다고 했는데......'

 

 

 

 

죽변항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바다를 품고 듬직하게 올해의 마지막 황혼녘을 맞고 있었다.

 

죽변항을 드나들며 바삐 살아온 어부들도 오늘은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갈매기도 휴식을 취해야 하고.....

 

횟거리를 좀 사서 집에 돌아가 한잔 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서교장 부부는 솜씨좋은 성호네 아줌마한테 부탁하여 푸짐히 준비했다.

 

살집이 좋은 광어 1마리, 숭어 1마리, 오징어 5마리 정도로 회를 준비했으니 넘치고 넘쳤다.

저녁 식사 겸 술자리는 밤이 이슥토록 이어졌다. 류박사 부부와 약속처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다.

서 교장은 전날의 수면 부족으로 많이 힘들어 했으나 송구영신의 순간을 놓칠 수 없어 끝까지 참았으며

자정을 기해, 서로 덕담을 한 마디씩 건네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일출을 보기 위함이다.

 

6시 40분쯤 기상하여 일출을 보기 위해 망양정 부근으로 차를 몰았다. 일출시각은 7시 35분이란다.

 

 

 

 

망양정과는 왕피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엑스포공원 앞의 바닷가다. 비교적 한적한 곳을 찾다보니.....

망양정 아래에서는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떡국을 한 그릇씩 공짜로 준다고 했는데 다소 멀어서 아쉽다.

 

 

자, 드디어 바다 위로 머리를 내민 병신년의 첫 태양, 완벽한 불덩이의 일출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했다.

어제 아침, 친구와 아내에게 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써 보았던 '나 자신과 약속했던 것'을 마음에 되새겨 보았다.

마음에 새기고 결심하기를 반복하면서도 잘 되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들은 그때그때마다 소중한 것이기에 마음 다잡고 살아야 한다. 내 주변의 모든 분들 행복하시라. 

 

 

 

 

지금까지 보았던 일출 가운데 최고였다. 선명한 불덩이의 이미지는 꽤 오래 남아있을 것만 같다.

 

태백산의 일출이라면서 고딩 동기가 보내온 사진도 강렬하다.

 

'울진은어다리'라고 명명된 다리,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단다. 왕피천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은어가 매우 많다.

 

 

 

 

 

 

 

 

서정우 교장은 4년 동안 울진고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참으로 많은 일을 했고, 두루두루 인정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의 사진 자료만 보아도 그의 발자취는 뚜렷하다. 4년의 임기를 다 채워가는 친구에게 이제 남은 것은 '잘 정리하는 것'이다.

 

건물의 외장공사, 교실의 리모델링, 테니스장, 건강체력 교실, 바닥의 보도블록, 나무와 정원, 담벼락 등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심지어 교문 하나하나까지 그의 생각이 반영되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학교의 외형만 갖고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교장의 책임하에 돌아가는 학교의 모든 시스템이 또한 평가의 잣대임에 틀림없다.

전국 교육과정 100대학교에 선정이 된 것이라든지, 대한민국 최고상인 대통령 훈장을

받은 것이라든지 등등의 사실만으로도 우리 친구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알 수 있다.

 

서 교장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은 현수막이 하나 눈에 띄었다. 물어보니 김필재 선생님은 교무부장 선생님이란다.

 

서교장과 나는 연호정 앞의 연못을 한 바퀴 돌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철새들의 움직임과 연의 마른 줄기가 눈에 많이 띈다.

 

 

 

 

 

지난 4년간 교장 사택을 찾아 하룻밤 묵어가는 신세를 진 것만 해도 수도 없다.

올해도 사택에 머물면서 전날 저녁, 다음날 아침, 점심까지 세 끼나 먹고 마셨으니.....

안방마님인 옥희씨와 서교장의 친절함과 호의에 힘입어 그간 너무 행복했으나

미안함이 앞선다. 언젠가는 그 은혜를 몇 배로 갚아야 하리라.

 

귀갓길은 포항 방향의 7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는 것으로 했는데 곧 후회했다.

영덕 강구쯤 오니 차량들이 많이 밀리는 바람에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이럭저럭 귀가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5~6시간 정도였으니 짧고도 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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