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일제 진로체험이 있는 날, 고령에 있는 대가야 박물관과 개실마을을 찾았다.
상주에서 고령까지는 고속도로를 1시간 30분 정도 남쪽으로 달려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남성주 휴게소에 잠시 들러 간식을 좀 먹고 고령 대가야박물관을 찾으면 안성맞춤이다.
입장료는 청소년 단체 1,500원이다.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 왕릉이 모여있는
주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대가야 왕릉전시관과 대가야 역사관,
그리고 우륵 선생이 예술활동을 펼쳤던 정정골에 자리잡은 우륵박물관 등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가야와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한 대가야사 전문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해설사님의 안내로 가야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전성기 때의 대가야 영토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광역지도
가야의 토기들, 신라 토기와 구별되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토기에 뚫린 구멍의 형태와 물결무늬의 유무!!
가야의 금동관
우륵의 가야금, 줄은 모두 12줄, 1년 열두 달을 상징하고 악기의 둥근 모양은 하늘의 상징이란다.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리 44호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관람객들이 실물 크기로 복원된 44호분 속으로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 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부장품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 다른 해설사님의 자세한 안내 덕분에 순장묘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대가야는 '철의 나라'로 알려질 만큼 철 생산이 많았다고 한다.
철을 재료로 만든 투구와 갑옷도 아주 정교하게 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700여 개가 산재해 있는 지산동 고분군 가운데 44호분까지는 직접 가 보자고 해서 함께 올랐다.
날쌘돌이 주명과 성광이, 인이와 샤론이는 거의 뛰다시피 저 멀리 먼저 오르고 뒤쳐진 6명은.....
고령읍(대가야읍)내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여유있는 포즈를 취했다.
'순장묘'인 지산리 44호분 앞에서 다들 사이좋게.....
예약해 놓은 고령휴게소 식당, 간고등어 곁들인 김치찌개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인정 많고 역사 깊은 '개실마을'로 가서 엿 만들기 체험과 전통놀이 체험에 참여한다.
성광이는 혼자 두 그릇이나 먹었다. 먹는 것이 다 키로 간다면? 장차 엄청 클 테지? '지켜 봐야지.'
개실마을은 조선중엽 무오사화 때 화를 입은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의 세거지로서
본래 고령군 하동면 지역이었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개(佳) 골짜기 실[谷]이라 하여 '개실'이라 하였다.
마을 뒤로 높이 193.8미터의 화개산과 350년 된 대나무숲, 봄이면 진달래꽃이 만발하는 접무봉(蝶舞峰)으로
둘러싸여 있고, 마을의 80% 가량이 한옥을 유지하고 있어 자연경관과 기와선이 어울려 농촌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전통마을이다. 마을 앞으로는 소하천이 흘러, 하천변 생태 관찰과 피라미 잡기,
썰매타기,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찾아오는 학생들 수가 엄청나다고 한다.
예절 교육, 전통차 다도 체험과 같은 전통교육 체험도 가능하고
대나무물총, 비누, 소리통, 압화, 연, 야생화화분, 짚 공예 등 만들기 체험이 다 가능했지만
고향의 맛, 전통의 맛을 느껴보자는 차원에서 우리는 '엿 만들기 체험'을 신청했다.
엿 만들기 체험의 강사님은 80세가 넘으신 할머니셨다. 오랜 세월 엿을 만들어온 전문가님이시다.
2인 1조로 마주앉아 '엿 만들기'를 시작하기 직전이다. 손을 깨끗이 씻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강사님의 시범 장면, 열심히 바라보는 학생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축축 늘어지는 엿가락을 자유자재로 다루셨다. 다들 침을 삼키기 바쁘다.
강사 할머니와 담임 선생님이 한 조가 되어서 먼저 시범을 보였다. "학생들, 이제부터 따라해 보시오."
서서 지켜보시는 분은 엿 만들기 체험 후, 개실마을에 대해 안내를 해 주시기로 한 해설사님이시다.
15분 정도를 반복해서 늘였다가 합치고, 다시 늘였다가 합치니 엿의 색깔이 점점 희어진다.
마지막으로 엿을 길게 뽑은 다음 막대기로 톡톡 쳐서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자신들이 만든 엿을 조금씩 입에 넣고 그 단맛을 즐기며 다들 행복해 했다.
입 안에 감도는 달콤함!! 쫀득쫀득한 엿을 몇 번 오물거리다보면 이에 달라붙지도 않고 스르르 녹아버린다.
개실마을의 화려한 이력을 잘 보여주고 있는 현판이 예사롭지 않다. 젊은이들이 거의 없이
노인들이 주로 모여살고 있지만 영농조합법인까지 만들어 사업을 완수해 내는 노익장이 놀랍다.
상금 7,000만원의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개실마을은 전통 민속놀이 체험도 가능하도록 넓은 마당을 제공하고 있다.
굴렁쇠와 죽마,
'죽마타기' 시범을 보이고 계신는 김태호 경상북도 문화관광 해설사님,
대구에 거주하시지만 1주일에 두 번 정도 개실마을로 오셔서 문화관광 해설사로서
역할을 하고 계신다. 6년 전 고령군 교육장님으로 정년퇴임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시는 거다.
학생들과 끝까지 함께하면서 학생들의 전통놀이나 뗏목타기 체험까지 지켜보면서 흐뭇해 했다.
송민 양이 물에 빠져서 떨고 있는 것을 보고는 사무실로 데리고 가서
난로에 손발을 녹이게 하는 등, 친절을 베푸셔서 우리를 감동시켰다.
처음 해 보는 것들이라 신기해 했고, 타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제법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고 죽마 위에 올라 걸어다닐 수 있었다.
'죽마고우(竹馬故友)'란 말을 아이들은 알까? '어릴 때부터 함께놀던 친구들'
친구들과 어울려 외줄타기 체험도 거침없이 해냈다.
전통놀이 체험을 마치고 개실마을을 소개하는 김태호 문화관광 해설사님의 강의를 들었다.
30분 정도의 개실마을 관련 해설을 들은 뒤, 점필재 종택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점필재 종택의 솟을대문을 지나 마당 안으로 들어서는 진로체험단 일행들,
손에 들린 흰 비닐 봉투는 뭘까? 자신이 만든 엿들이 그 안에 제법 많이 들어있다.
부모님께 맛을 보이기 위한 효성심의 발로에서 싸가는 것이 아닐까?^^
점필재 종택, 500여년전 무오사화 때 화를 면한 김종직의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부터 지금까지 18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현재 종택 뒤쪽에 사당이 있으며, 2011년 교지 등 고문서 79점이 보물 1725호로 지정되었고
점필재 유물과 유품의 일부는 대가야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은 조선 초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로 본관은 선산(善山),
호는 점필재(佔畢齋),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1431년 밀양 대동리[한골]에서 태어났고
1457년(세조3) 유명한 '조의제문'을 짓고, 1459년 과거에 급제하면서 관료생활을 시작했다.
1470년(성종1) 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문하에 학도가 운집하여 김굉필, 정여창 등이 수학하였다.
그 후 10여년간 문한(文翰) 사관(史官) 경연관(經延官) 전주(銓注) 등의 맑고 깨끗한 중요 직책을 계속 맡았다.
1489년(성종20) 밀양으로 낙향하여 학문과 후학 지도에 전념하다가 1492년(성종23) 8월 19일에 돌아가셨다.
1498년(연산군4) 무오사화로 부관참시 되었다가 1507년(중종2)에 중종반정으로 벼슬과 시호 등이 복권되었다.
1689년(숙종15) 영의정에 증직되고 1708년(숙종34) 문간(文簡)에서 문충(文忠)으로 시호가 고쳐졌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점필재 선생님에 대한 관심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다.
죽마타기, 줄타기, 굴렁쇠 굴리기 등 전통놀이 체험에 관심이 컸는지 시선이 체험마당에 쏠려있었다.
"그러면 잠시 놀이체험을 좀더 하다 갈까?"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하면서 좋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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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투우 사육장과 뗏목타기 체험장에도 들렀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은 놀이체험을 하다 말고 따라와서는 한참을 흥미롭게 지켜보더니
겁도 없이 뗏목에 올라타서 장대를 잡고 물을 유유히 밀어내면서 그 스릴을 즐기기 시작한다.
누가 빨리 몰고 끝까지 가 보나 내기까지 하려는 듯..... 귀가는 늦어질 수밖에.^^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는 김태호 해설사님과 담임 선생님,
물이 그다지 깊지 않아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지만 겨울철 날씨라 빠지는 날엔.....
결국 송민이는 뗏목 체험을 마치고 나오다가 실수로 물가에 빠지고 말았다.
친구들은 그 실수를 보면서 키득거리며 웃었지만 본인은 찬물에 빠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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