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대표인 손우정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주제는 '수업이 바뀌어야 학교가 바뀐다'
전교조 구미지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연수에는
경북 전역에서 많은 교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
대체로 젊은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온 것 같았고,
우리학교에서는 허성국 선생과 내가 참가신청을 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오랜 세월 입시에 매달려
뜻대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던 그 갈증과 아쉬움을
손교수님의 강의에서 그 '희망'을 찾았다고나 할까?
동경대 교수인 사토마나부 교수에 의해 주창되어
수업연구를 위한 실천적인 개념으로 정착된 '배움의 공동체'
그 철학적 원리를 세 가지(공공성, 민주주의, 탁월성)로 설명하고 있었다.
배움의 공동체에서 추구하는 수업은 항상 생기가 넘친다.
우리교육의 현주소에 가까운 교실 장면을 잠깐 들여다보면,
중등, 수업 시간에 교사는 혼자 바쁘고 학생들은 할일이 없으니 잠을 자고,
초등, 잠을 자지는 않으나 틈만나면 떠들고 딴짓을 하며 산만하고.....
배움이란?
'소정의 지식이나 기능의 습득이 아니라
학습자가 사물이나 사람을 매개로 한 활동을 통해서
의미와 관계를 구성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수준별로 구분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나 친구의 도움으로 도달 가능한 수준까지
매개된 활동(모둠활동 등)에 의해서 혼자 도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교육의 주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수업인 것이다.
떠들지 않고 열심히 참여하는, 자는 학생들이 없는, 수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는 되도록 말 수를 줄이고, 목소리와 긴장을 낮춰서 하는 수업인 것이다.
고3 교과 담당을 하면서는 성공할 수 없었던 발표식 수업이지만,
고 1,2의 경우엔 배움의 공동체에서 말하는 그 수업을 시도해 보고 싶다.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학습의 주체가 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수업을 계획하고 연구해서 학생들에게 적용시켜 보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런 수업을 통해서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면
교사로서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입시 위주의 수업에서는 별다른 기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어영역 점수를 끌어올리는 것이 교육의 목표일 수는 없지 않은가?
입시에서 점수의 높고 낮음은 교육의 자연스런 결과일 뿐인데,
우리교육은 입시에 매몰돼 거의 광적인 수준에까지 가 있다.
엘리트 교육에 초점을 맞춰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시스템도 모두를 다 엘리트로 만들 수 없는 것인데,
엘리트 하나가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해괴망칙한 논리로
경쟁을 부추겨서 다수의 학생들을 소외시키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배움의 공동체에서 추구하는 교육시스템이 힘을 얻어서
전국적으로 적용이 되었으면 좋겠다.
소집단 활동이 주가 되는 배움의 공동체에서는
다양한 생각을 서로 이야기하고, 그것을 인정하고(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않기)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서 미래의 사회성을 연결시키는 것이 목표란다.
..........................
연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반갑게 맞아 준다.
그녀도 매서운 날씨에 먼길 다녀오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물건 분실 사건이 두 건 터져서 나름대로 혼비백산했던가 보다.
같이 갔던 외종사촌 동생 영순이는 휴대폰을 잃었다가 찾았고,
아내는 내가 애지중지하는 카메라를 잃었다가 찾았단다.
아내의 몸이 심상치 않더니 (0) | 2010.12.01 |
---|---|
김두환 교감 선생님 며느리 보는 날 (0) | 2010.11.28 |
아직도 정신이 몽롱하다 (0) | 2010.11.26 |
5남매의 만남과 이종 동생의 결혼 (0) | 2010.11.15 |
어느 날 퇴근하면서 (0) | 2010.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