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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여주의 이포보, 신륵사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10. 8. 1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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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상원사를 다 답사했으니,

이번엔 주문진으로 가는 6번 도로를 타 본다.

진고개 넘어 꼬불꼬불 동해로 향하여 내려가다 보니

소금강으로 안내하는 갈색 이정표가 보여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경치의 빼어남이 금강산 같다해서 붙여진 소금강이겠으나,

계곡 초입에 이르렀을 때, 굵은 빗줄기가 후둑후둑 떨어진다.

'오는 날이 장날인가? 하필이면 처음 찾는 방문객의 대접을 이렇게 해?'

차에 보관하고 있던 우산을 꺼내 쓰고 일단 비를 피해야 했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사람들도 주섬주섬 주변을 챙긴다.

계곡 맞은편 쪽에서는 캠핑족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식당 상가쪽에서도 손님들 맞느라 즐거운 비명이다.

 

 

 

우리도 허름한 식당 한 군데 들러 감자전 하나를 주문했다.

이렇게 비가 올 때는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이 썩 어울리는 법이다.

누가 '풍다우주(風茶雨酒)'라 했던가? 바람 불면 차 마시고 비 오면 술 마시고.....

 

비를 맞으며 물놀이를 즐기는 청춘남녀들, 부자간의 자맥질,

튜브에 몸을 얹어 물위를 떠나니는 사람들, 그저 좋다.

갑자기 계곡물이라도 불어나면 사고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식당 주인 아저씨께 물어 보니 괜찮단다.

50년을 이곳에서 살아온 경험으로 보건대......

 

 

점심 때도 되었으니 식사를 하고 내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상가 아래쪽으로 내려오다가 어느 한 식당에 다시 들어가

계곡 풍광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으니 명당이 따로 없다.

곤드레밥 2인분을 시켜 놓고, 계곡을 보니 그저 좋다.

 

보헤미안 커피숍의 정문, 3층엔 손님으로 가득했음.

 

 계곡이 깊어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곳,

그 소금강을 모처럼 찾았건만 그 초입에 잠시 머물다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아내는 점심 식사를 해결했으니 기분좋게 커피 한 잔 해야 되지 않겠냐며 

유명한 커피집 '보헤미안'(강릉시 연곡면 영진리 181)에 가잔다.

언제부턴가 아내는 커피 매니아가 되어 핸드드립을 즐기기 시작했고,

소소연이 가 보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한 곳이었다.

가 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다.

결국 원두커피 콩만 사가지고 나와야 했다.

  

 

 영진 해변부터 주문진 항구까지 해변을 따라 거슬러 올랐다.

해수욕장엔 막바지 피서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으나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지형 때문에 수영을 잘 못하는 사람들한테는 위험하다.

 

 

주문진항엔 온갖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는데,

조명시설을 많이 갖추고 있는 오징어잡이 배는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외항 방파제 밑에서 이동식 커피가게를 운영하는 아저씨도

오늘은 손님이 없어선지 매우 심심한 표정으로

항구 안쪽을 기웃거리며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동해 바닷가의 낭만에만 젖어있을 수 없기에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또 다른 답사지 여주를 향하여 차를 몰았다.

문막에서 내려 국도를 타고 강천을 지나 이호대교, 다시 세종대교를 건너

천서리 파사성 앞에 이포보가 건설되고 있는 현장에 왔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찬성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어떤 분들일까?

수시로 집회본부를 편하게 드나들면서 당국의 비위를 잘 맞춰줄 테지만

 

 이 나라의 환경과 앞날을 걱정하는 환경운동연합 소속 동지들은

저 위험한 보 꼭대기에 올라가 한 달째 목숨걸고 외치고 있다.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고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 4대강사업 추진 반대임을 세상에 알리려고.

보 밑에는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면서 저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4대강 주변에는 이런 습지, 또는 하중도(河中島)가 산재해 있을 텐데,

이런 것들도 준설 대상이 된다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강 주변에 땅을 좀 사둔 사람들이야 4대강 사업에 목숨 걸고 찬성할 것이다.

돈이 되니까, 나라야 어찌 되든 돈만 벌면 그만 아닐까, 그 틈을 비집고 부동산이 성업중?

 

 

경기도는 소문대로 골프공화국 같다. 어디를 가나 골프장 투성이다.

여주 주변만 해도 그 수가 얼마인지 이정표만 보아도 알겠다.

 

 

여주에는 '천서리막국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원조집에 들렀다.

예상대로 막국수는 맛이 있었으나 춘천시 퇴계동 막국수만은 못했다.

그런데, 이 식당의 출입구에는 '이포보는 우리의 꿈과 희망',

'남한강 살리기를 반대하는 자(환경단체)는 출입을 거부합니다'

'천서리 상인회 일동', 이런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포보 주변의 상인회 소속 가게란 가게에는 다 포스터가 붙었겠지?

하마터면 먹은 음식을 올릴 뻔 했다. 주인한테 따졌다.

"이런 것을 붙이는 이유가 뭡니까? 반대하는 사람은 음식도 못 사 먹나요?"

"상인회에서 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이 붙인 것이지,

그게 어디 말이 되나요?" 하면서 웃어버린다. 참!

 

 여주 신륵사에서 왼쪽으로 바라본 풍경인데, 준설된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고,

강폭의 반은 황토빛으로 흘러내리는 것으로 보아, 강의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겠다.

 

신륵사 맞은편, 강변의 경사가 예전과 달라진 것으로 보아

준설이 많이 진척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고,

오리배, 황포돗배를 띄우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이야 희희락락?

  

 

신륵사의 명물, '강월헌(江月軒)' 정자는

앞으로도 여강(驪江)의 변화를 샅샅이 지켜볼 것이다.

아내와 나도 이곳을 자주 찾으면서 강의 역사를 더 공부하고,

저 황토빛 강물이 예전처럼 도도히 흐를 날을 손꼽아 기다리련다.

국민의 뜻이 무시되는 현실에서 '희망의 끈'을 놓치기 쉽긴 하지만,

이 강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걸고 싸우고 있음에

다시 힘을 얻고, 여주군 가남면 대신리에 사시는

이모님 댁을 향하여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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