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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항쟁 30주년에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10. 5. 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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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오늘,

무등산 아래 광주,

전남도청 앞, 금남로 일대에서

민주와 자유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시작,

며칠 후 계엄군의 대대적인 개입과 발포로 핏빛 항쟁이 불타오르고

5월 말까지 그 피의 구름이 광주지역을 뒤덮으면서

처절한 고통과 죽음, 그 주검이 여기저기 널부러진다.

전두환 군사정권의 나팔수가 된 언론과 방송사들은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마시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주기 바랍니다'

그렇게 TV 아래쪽으로 자막을 흘려보내고

무희들의 현란한 쇼나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자꾸만 방영한다.

국민들이 당시 상황을 잘 알지 못하게 하는 의도인 거다.

그때, 나는 대학교 3학년, 부끄럽게도 상황판단을 하지 못했다.

휴교령이 내려져 집에서 티비에 눈을 매달고 생각없이 지냈다.

좁은 땅에도 지역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이 그렇게 달랐나 보다.

광주에서 그 끔찍한 일이 일어난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방송사들은 현실을 왜곡하면서 시위대를, 민주투사들을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폭도요, 빨갱이 집단이라며 짖어댔다.

언론이 정권에 의해 장악되면 얼마나 국민이 고통을 당하고,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면 나라가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가를

너무나 잘 보여주었던 역사의 체험이었다. 

 

어느덧 한 세대의 세월이 흘러 30년만의 5.18,

아침부터 지금까지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가슴이 답답하다.

한맺힌 5월 영령의 눈물같아서 가슴이 자꾸만 저려온다.

올해 정부 주관의 30주년 기념식중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 대신에

배경음악으로 '방아타령'이 연주된다는 말을 들었다.

30년 세월은 흘렀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일진대

5.18의 그 숭고한 정신 만큼은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것일진대 

5.18을 상징하는 그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한다고?

집권세력에 의해 철저하게 조롱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는 세력에 무엇을 기대할까마는

그 살아있는 역사를 그렇게 깔아뭉개도 되는 것인가?

 

민주화 항쟁 과정에서 죽어간 5월의 영령들은

소통을 거부하는 지금의 MB정부를 어떻게 평가할까?

총칼로는 아닐지라도 지식인들의 생존권을 틀어쥐고

오로지 경쟁만을 부추기는 저 대책없는 정부를 뭐라고 규정할까?

다가오는 6.2 지방선거를 통해서라도 온 국민이 결집해서

현 집권세력을 호되게 심판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모든 게 내맘 같지 않아서 실패할 가능성도 많지만.....)

 

'4대강 살리기'다 뭐다 해서 조국의 산하를 유린하고 있고,

국가 균형발전을 꾀하자고 마련한 세종시 법안,

국회까지 통과되었던 그 법안을 MB가 앞장서서 무시하고,

그럴듯한 사탕발림 수정안을 가지고 본질을 왜곡하는 철면피함,

젊은 군인들이 불귀의 객이 되어 수장된 천안함 사건,

그 진실을 밝히기는 커녕 오히려 정치적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고

생존자의 증언이나 교신 기록, TOD 등 결정적 증거를 숨기고

북한 어뢰의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고 몰고가는 뻔뻔스러움,

남북간의 모든 인도적 교류마저 중단시키겠다는 극우적 냉전 논리,

MB정부가 보여주는 것들은 내 정서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나는 MB정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희망을 갖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만 날이 갈수록 불쌍해질 것 같다.

 

어떤 잘못도 반성하지 않고 그저 합리화하기에 바쁘다.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는 국민의 요구와 종교지도자들의 충고조차

철저하게 무시하는 대통령은 귀머거리가 되었는지

이젠 더 이상 대한민국의 머슴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독재자의 모습으로만 비춰져 있다.

우리 후임 정부가 MB를 배우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

언론과 방송사를 장악해서 그들만의 논리만을 내세우고,

정부에 대해서 바른말 하는 전교조와 같은 단체에 대해서는

탄압의 칼날을 드리대면서 음흉한 웃음을 흘리고 있다.

 

망월동에 누워있는 5월의 영령들이여,

세월은 흘렀어도 당신들이 보여줬던 행동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에서 길이 남아 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들에게 참으로 숭고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역사가 잘못 흘러갈 때는 그 물꼬를 바로잡는 데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비록 죽음일지라도.'

그 가르침 대로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만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면서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관심조차 없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흔치 않은 듯 합니다.

그렇다고 탓할 수도 없습니다. 사회적 분위기니까요.

이것저것 주변을 살피며 먹고사는 것부터 해결해야 하니

앞뒤 안 가리고 나서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 합니다.

전반적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분위기라고 봐야지요.

지켜보기만 하면서 수수방관하는 것이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너무 일찍 깨달은 것 같습니다. 부그럽습니다.  

교사로서 그들을 설득하지 못함도 부끄럽구요.

 

5.18의 절규는 아직도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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