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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재와 함께 1박 2일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25. 5. 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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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KTX역에 11시 20분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내려오는 여미재를 마중하기 위해 아내와 나는 조금 일찍 서둘러 구미에서 안동으로 차를 몰았다. 서안동 톨게이트에서 내려 안동 KTX역까지 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안동 KTX역이 생긴 이후 한번도 가 본 적 없지만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역사가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차가 정차하자 여미재는 하얀 웃음을 띠면서 우리 앞에 나타났다. 
 

만나자마자 향한 곳은 안동댐 아래 월영교 부근 어느 식당, '안동김대감'이라는 곳이다. 안동찜닭과 숯불간고등어가 유명하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주문해야 할 정도로 성업 중이었다.
 

점심을 해결했으니 이제 안동의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주변을 풍광을 감상해야 할 차례다. 
 

안동의 명소가 된 월영교, 안동은 생전 처음 와 본다는 여미재가 처음 둘러보는 관광지가 될 것 같다. 안동댐 아래 그 보조댐이 가둬놓은 물은 늘 일정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서 비교적 안정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여미재가 우리 부부의 모습을 찍어주었다. 좀처럼 같이 찍는 법이 잘 없는데 오늘은 사이좋게 한 장 남기기로 한다. 
 

옛날식 냉장고인 석빙고는 보기 드문 만큼 사람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일단 규모가 크고 건축방식이 과학적이고 정교하다. 옛 선현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거다.

선성현(안동 예안의 옛 이름) 객사, 안동댐이 생기면서 수몰지구에 있던 건물을 석빙고 옆으로 옮긴 것이다.  
 

선성현 객사는 조선 숙종 38년(1712)에 예안현감 김성유가 고쳐 지은 건물로 조선시대 객사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안동댐 바로 아래에 있는 낙강물길공원, 화가 모네가 그린 수련의 배경이 된 프랑스 파리 근교의 지베르니 공원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공원의 벤치에 이렇게 나란히 앉으니 좋다. 여미재의 정감어린 말씨는 금상첨화다.
 

여미재를 처음 만난 것은 22년 전이다. 남전 형이 울릉도에 근무하던 2003년 당시, <마음샘터>라는 카페 모임에서였다. 지금은 모임이 거의 해체되었으나 당시만 해도 카페지기였던 남전을 중심으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많은 회원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만났다. 2003년 뜨거운 여름날, 울릉도 어느 바닷가에 6명의 회원들이 즐겁게 어울려 놀다가 성인봉에 같이 올라가자고 제안했는데 더위 탓인지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여미재밖에 없었다. 단 둘이라도 올라가기로 하고 더위를 아랑곳않고 가파른 경사를 올랐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때만 해도 여미재는 30대 이전의 나이였는데 벌써 세월은 훌쩍 흘러버렸다. 여미재는 50대 초반, 나는 60대 후반의 나이를 먹어버리고 만 거다. 세월은 참 억울할 정도로 빠르다.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국보 제16호), 일제시대 이후 이 탑 옆으로 기찻길이 놓여있어서 땅울림이 심하고 보기에도 안타까웠는데 5년 전에 말끔하게 걷어냈다. 속이 다 후련하다. 민족적 긍지를 살려준 쾌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 진작에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정부의 무관심을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고성이씨 탑동종택의 일부는 카페로 사용되고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비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늘 개방이란다. 차를 한 잔 사 마셔야 하는 조건부 개방이긴 해도 워낙 종택의 분위기와 주변의 풍광이 좋아서 그 가치는 큰 것 같다.
  

임청각 건물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철로를 걷어내먼서 바깥쪽으로 솟을대문을 세웠고 그 옆으로 담장을 낮게 둘러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군자정 입구에 있던 작은 출입문은 없애서 전체적으로 탁 트이는 맛을 살린 것 같다. 
 

솟을대문 서쪽으로 행랑채가 길게 위치해 있다. 상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군자정 안에서 보이는 솟을대문과 낮은 담장

군자정 내부의 모습,

군자정 난간끝에 가만히 앉아 보았는데 여미재가 내 모습을 살짝 찍었다.
 

여미재는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소재한 '만휴정'이라는 정자를 꼭 가 보고 싶어 했다. 만휴정은 얼마 전 대규모 산불로 인해 전소 위험성이 컸었는데 소방당국의 필사적인 방어로 간신히 위기를 넘긴 건물이었다. 그러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 갈등이 생겼다. 멀리서 잔뜩 기대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야 하나?
 

열호재로 돌아와 늦은 오후의 잔디 위에 드리워진 산그림자 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비록 좁은 공간이긴 해도 나에게는 최고의 공간이라서 어떤 손님이 오든 저절로 최고의 손님이 되는 것이다. 오늘의 최고 손님은 여미재다. 누추하지만 하룻밤 맘편히 묵고 가면 그저 고마울 뿐!

저녁식사는 나의 단골집으로 가서 해결했다. 언제 들러도 반갑게 맞아주는 주인장의 친절이 좋고, 무엇보다 어떤 음식을 주문하든 최고의 맛을 제공하고 있어서 더이상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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