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기획된 제12회 구미낭송가협회 시낭송콘서트가 무사히 끝났다. '시, 설레는 사계 속으로'란 주제에 걸맞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들을 팀별로 선택해서 회원들은 물론 관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콘서트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편영미 회장을 비롯해서 전 회원들이 한 마음이 되어 준비했던 행사였기에 성취감이 컸던 것 같고, 뜻하지 않은 실수로 말미암은 허탈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행사의 사령탑인 회장단을 중심으로 팀별로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회원들이 참여했는지는 관객들에게 제공한 작은 시첩의 첫머리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 행사에 동원된 시 작품 목록을 제시해 본다.
9시 30분, 리허설 시작하기 전에 회원 모두가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강조하기 위한 편영미 회장님의 발언 장면,
오늘 콘서트에 특별 초청된 두 명의 여학생(옥계동부중 1학년인 김가영과 이시은 학생)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리허설 장면이다. 겨울팀과 시극팀의 리허설 장면이 사진에 없다. 두 팀이 리허설에 참여하느라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본 공연 장면으로 대신한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객석에는 많은 관객들로 가득했다. 콘서트에 초청된 내빈 또는 회원들의 가족, 친구, 지인들이 극장을 찾아온 것이다.
첫 순서(Opening Sound)는 오진섭 군의 드럼연주 순서다. 쇼팽의 Nocturne과 파헬벨의 Canon을 드럼이란 악기로 그 특성을 살려서 독특한 연주를 해 주었는데, 타악기 특유의 소리와 정교함이 현란한 연주 솜씨와 잘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은 형언할 수 없는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시낭송콘서트는 오후 2시부터 3시 15분까지 약 75분간 조인숙 사무국장님의 사회로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얼마 전 부군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시는 큰 고통과 슬픔을 겪어야 했던 국장님은 콘서트를 진행해야만 하는 책임감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잡았다. 고맙기도 하지만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국장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잘 견디시고 힘내셔야 해요.' 가을팀에 소속되어 있어서 시낭송도 해야 했지만 그것만큼은 도저히 해낼 수 없겠다는 판단에 따라 사회만 맡기로 한 것이다.
봄팀의 공연 순서, '봄마중'에는 김미화, 박창길, 신영이, 이진숙, 조미경 회원이 참가했다. 낭송된 시들과 곱게 차려입은 옷이 봄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주었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 전체적인 완성도를 많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는데 팀장인 이진숙 회원의 적극적인 추진력과 팀원들의 협력에 힘입은 바 크다. 큰 박수를 보낸다.
다음은 여름팀, 시 퍼포먼스팀의 순서다. <생명의 물길>이라는 주제로 김지혜, 박창길, 신동선, 이애경, 편영미 회원이 참여하여 그간의 연습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잘 보여 주었다. 몇년간에 걸쳐서 작품을 줄곧 완성해 왔던 팀웍이 돋보였으며, 특히 오진섭 군의 드럼연주와 옥계동부중 1학년 김가영 학생이 특별 출연해서 공연의 멋과 맛을 더한층 높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퍼포먼스의 팀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공연을 막 마친 시간, 편영미 회장님은 인사 순서를 마련해서 콘서트를 보기 위해 찾아오신 내빈과 관객들께 감사의 인사를 했다. 예의를 갖춰서 정중하게 말씀하는 모습과 내용에 다들 흡족했는지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간 모임의 대표로서 공연을 앞두고 누구보다 발품을 많이 팔았고 노심초사했던 분이라서 기립박수라도 받아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회원들을 다독이면서 조인숙 사무국장님과 함께 지금까지 모임을 잘 이끌어 왔음을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가을 팀의 <가을 이야기> 순서다. 김순식, 김정남, 이귀숙, 조대현 회원님의 시낭송엔 가을냄새가 물씬 풍겨나왔다. 금방이라도 가을이 다가올 것만 같은 분위기의 연출이었다. 기타리스트 정지욱 님의 맑은 노래와 함께 잘 어울리는 무대였는데 팀장인 이귀숙 회원을 중심으로한 네 분의 시낭송은 잘 어우러져 ‘가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며 객석의 김윤현 시인은 평가해 주었다.
겨울을 소재로 한 겨울팀의 공연 순서, 쾌율 오재화 회원은 상희구 시인의 <군고구마장사 최영감>이란 시를 감칠맛나게 낭송했다. 언제부턴가 사투리 시의 매력에 푹 빠진 쾌율님은 그 향토색 짙은 시만을 쓰다시피 하는 상희구 시인의 시에 특별히 관심이 많다. 작년의 시낭송콘서트에서도 그 시인의 시를 멋지면서도 야무지게 낭송한 바 있다. 음악에 특별히 조예가 깊어서 작곡한 노래가 많고, 노래까지 시원스레 잘 부르는 팔망미인, 멀티플래이어다. 콘서트 시작과 함께 드럼 연주의 진수를 보여준 오진섭 군의 부친이기도 하다. 공연장을 찾은 쾌율님의 모친(87세)께서는 부자의 콘서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해 하셨을까 싶고 쾌율님의 사모님도 오셨던데 그 마음 또한 오죽할까!
옥계동부중 1학년 남녀 두 학생(양지훈 군과 이시은 양)은 겨울팀의 일원이 되어 시낭송콘서트에 등장했는데, 처음 접하는 공연예술의 분위기였지만 복효근의 시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과 안도현의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을 실수 없이 잘 낭송해 주었다. 편영미 회장님께서 틈틈이 학교를 방문해서 낭송 지도를 해 왔고 학생들도 흥미를 갖고 낭송에 참여한 결과다.
구미낭송가협회 회원 자격으로 즉석 시낭송을 하게 된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님, 시낭송의 중요성을 간단히 설파하신 후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를 낭송해 주셨다. 10여년 전, 경상북도교육연수원장으로서 교육연수를 받는 선생님들께 들려주셨던 시낭송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균형 잡힌 몸매와 훤칠한 키의 바바리 코트 깃을 세우고 매력적인 남성 저음 목소리는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였을까 싶다. 백 마디의 훈화 말씀보다 짧은 시낭송의 효과가 어느 정도였을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극 공연, 부회장을 맡고있는 이권주(나) 회원이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한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작품의 공연 순서다. 김명자, 박창길, 백경숙, 유민숙, 윤진희 회원님의 열성적인 참여로 가능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가시나들>에 나오는 할매들의 시 네 편을 기본적인 소재로 하여 술집 주인의 오뚝이 같은 인생철학에 감화된 낭송가협회 남녀 회원들이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시를 낭송해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러나 몇 군데의 실수로 말미암아 완성도가 떨어짐으로써 연습 부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에 팀장의 입장에서 매우 부끄러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아쉬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시 무대에 서서 실수없는 공연을 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음을 알기에 내년에 또 도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콘서트를 모두 끝낸 뒤에 행사장 가까이 있는 모 식당에 모여 그간 수고했던 회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장면들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식당 2층에 있는 카페로 옮겨서 행사를 끝낸 뒤의 소감을 간단히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콘서트 관련 평가회는 9월 하순 경에 따로 정식으로 가질 예정이다. 구미낭송가협회 회원님들, 그 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아리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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