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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영신 22기 봄소풍(영천시 임고면 금대리)

사진과 함께

by 우람별(논강) 2024. 4. 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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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고등학교 22기 동기모임(회장 장순균)이 주최하는 '봄소풍'은 영천시 임고면 금대리 *** 번지 정정태 동기의 시골집에서 28명의 친구들이 참석해서 12시부터 정확하게 진행되었는데 그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모임이 시작되기 전, 임고초등학교와 임고서원, 자호천, 황강저수지, 포은 정몽주 선생 생가 등지를 거닐면서 벚꽃의 향연을 실컷 즐길 수 있었다. 천변만화의 봄을 맞아 영천 임고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축복을 내려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 친구들은 즐겁게 만났고 끝까지 우정을 나누면서 어울렸다.
 

분수까지 곳곳에서 솟아올라 봄의 싱그러움과 시원함을 더해주고 있다. 잔디밭 주변의 수목들, 야생화 또한 생기가 넘쳐서 한꺼번에 나 이렇게 살아있음을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숲 학교, 임고초등학교는 정정태, 정규태 동기가 졸업한 학교다. 올해로 100주년이 된다고 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배영활(요셉) 선생은 임고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찍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기출(프란치스코) 선생 또한 안동교구 빈첸시오회에서 회장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친구다. 모임을 같이하고 있는 분의 친동생이 임고성당 주임 신부로 사목하고 있다고 했고, 나는 올해 초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영식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크게 감동받은 바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상주의 모식당에 그 분을 만난 적이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안동 병산서원 입구에 만대루가 있다면 영천 임고서원 입구에는 영광루가 자리하고 있어서 옛 선비들의 성리학에 바탕을 둔 학생들의 토론이 바로 저 곳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흰수염을 자랑하는 문화재해설사님께서 임고서원의 유래와 가치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차분한 목소리와 호소력있는 설명이 매력적이었다. 나도 퇴임 후 문화재해설사라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오늘 저 분의 풍모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미련이 남아있음을 알겠다. 여하튼 끝까지 그 분의 해설을 듣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동기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장순균 회장의 빨리 다른 곳으로 가자는 독촉을 받아들여야 했다.
 

임고면 소재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봐야 안 되겠냐는 회장님의 안내로 우리는 한적한 계곡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영활이는 나를 찍어주고, 나는 두 친구를 찍어주고.....
 

영활이가 나를 찍어준 사진이다. 중국여행 17일간 얼굴이 참 많이도 탔다. 보는 친구들마다 많이 탔다며 한마디씩 했다.^^
 

회장(제일 오른쪽)이 안내한 전망대 위, 따사한 햇볕을 받으면서 카메라를 향한 친구들의 모습이 참 정겹다. 다들 멋지게 늙었고, 더 멋지게 늙어갈 것임을 믿는다.
 

포은 정몽주 선생, 여헌 장현광 선생,  지봉 황보인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 건물이 제일 높은 위치에 서 있다. 그 옆을 따라 오르고 내릴 수 있는 길을 조성해 놓아서 참 좋다.
 

노란 꽃다지, 보라 제비꽃이 여기저기서 목을 내밀고 있다. 잔디밭을 관리하는 입장에서야 귀찮은 존재들일지 몰라도 그 하나하나의 생명은 소중해서 그저 경이롭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임고서원과 역사를 같이 하고 있는 은행나무, 500년의 수령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대는 보호받아 마땅한 존재다.
 

성곤이를 태운 회장의 차량은 모임 장소로 먼저 이동하기로 했다. 나머지 친구들은 천천히 구경하고 12시 경에 행사장으로 오라고 하면서 들러보면 좋을 곳 몇 군데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자호천 주변, 황강저수지의 벚꽃이 괜찮을 거란다.
 

임고면 우항리는 포은 정몽주 선생께서 태어난 곳이다. 탄생지 바로 앞에 세워져 있는 동상
 

중국의 태항산에서 가져왔다는 돌에 새긴 글씨 충의 단성, 포은 선생의 절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면소재지에서 금대리로 가는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길옆 왼쪽으로 자그마한 황강저수지가 하나 있는데, 벚나무와 왕버들의 꿈틀거림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을 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동기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 구미에서 내 차를 타고 함께 온 친구 창렬이와 기호 세 명이 또 이렇게 나란히 섰다.
 

윤록이가 데크에 서 있는 우리를 보더니 사진을 몇 장 찍어주겠다고 했다. 사이좋게 서서 자기를 바라보란다. 찍히고 나서 나도 한 장 이렇게 멋지게 찍었다. 
 

임고면 금대리 *** 번지에 모두가 모여야 할 시간이 되었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그간의 안부를 물으면서 다들 인사나누기에 바쁘다. 영활이는 참석자 명단을 준비 참석 여부를 체크하기 시작했고, 회장 총무는 행사장 주변을 들락날락 정신없이 오가고 있다. 행사를 준비하느라 여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기에 연민의 정까지 느끼게 한다. 행사장을 제공한 주인장인 정정태는 30여 명의 동기들 모임에 대비하여 음식 준비는 물론, 모두가 앉을 수 있는 자리 마련까지 얼마나 신경을 썼을까 싶다. 그 많은 인원들을 배려한 희생정신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태는 금대리 220여 가구를 대표하는 마을 이장님이기도 하다.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공동체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친구의 성정을 알아보았던 마을 사람들이 일찌기 점찍어 두었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새삼 정태의 자리가 보통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들 고맙기만 하다. "회비는 필요없고, 그냥 부담없이 참석만 하면 된다"는 집행부의 간절한 호소가 통했던 것인지 바쁜 가운데서도 친구들이 많이 참여해 주었다.
 

정태네 농장은 참 좋은 곳에 위치해 있음을 알겠다. 수천수만의 세월이 안겨준 퇴적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벼랑 아래 개천이 유유히 흐르고, 짭짤한 수입을 가져다주는 과수원도 가까이 있어서 자연에 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정태는 그렇게 살고 있다. 별다른 욕심없이 1급수에서 자라는 물고기 잡아 매운탕 끓이고, 송이 수확철이 되면 송이 따서 친구들 불러 막걸리 한 잔씩 나누고, 마을의 길흉사에도 빠짐없이 참여해서 금대리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으며 살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당신 멋쟁이!!
 

권순박 선생은 막걸리 10명을 박스채 들고 나타났다. 김태천 동기가 유럽여행을 마치면서 동기들에게 선물한 양주 1병도 저 안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참고로 동기들의 찬조 내역을 공개한다.  박재동의 청정 미나리, 양동식의 포도주 2병, 성호경의 동동주 5병(대), 이종국의 주방용품 등이다. 동기들의 배려에 깊이 감사한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정태의 모습이다. 정태는 동기회에서 제공한 재료(개, 닭, 돼지, 채소, 떡) 등을 친구들이 맛있게 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심지어 파전, 김치전에 이르기까지 신경쓰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다. 오늘 새벽 2시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라고 하니 다시금 그의 섬세함과 배려가 여간 고맙지 않다.
 

정각 12시, 공식적인 행사 시작을 알리는 총무님의 개회사와 함께 행사는 시작되었다. 먼저 세상을 뜬 21명의 친구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 성금찬 동기의 축시 낭독, 협찬자 발표, 재정현황 발표, 교가 제창, 동기회장 인사, 기타 전달사항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장순균 회장은 영신 22기 소식지가 매달 말에 발행되는데 지금까지 발행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니 모두 170여 쪽이 넘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현 회장단이 동기들로부터 이구동성으로 일을 너무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매달 동기 소식지를 정교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하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정태는 여전히 바쁘다. 돼지고기 수육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친구들은 먹을 복이 터졌다. 부지런히 먹고 먹어도 끝없이 제공되고 있으니 말이다. 정태야, 고맙데이.
 

유창열, 이휘동, 도윤록 동기의 건배 제의에 따라 술자리는 점점 흥겨워지고.....
 

음식을 나누다가 이렇게 단체 기념사진을 먼저 찍어두는 게 좋겠다는 총무님의 제안에 따라 모두들 카메라를 향해 앉았다. 내가 찍은 사진이니 나는 안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람들의 비애다. 
 

한층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고, 순박이는 태천이가 보낸 양주를 친구들에게 한 잔씩 돌리라는 회장의 지시를 받고 여기저기 오가면서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체리농장을 경영하는 명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다. 늙지도 않는 것 같다.^^

정우는 합천 부근에 농막을 짓고 1주일에 두세 번 정도 아내와 함께 찾아가서 자연 속에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회장님의 트럼펫 연주에 맞춰 교가도 부르고..... 여하튼 회장님은 악기에 관한 한 관심이 참 많고 잘 다룬다. 하모니카, 오카리나, 섹소폰, 트럼펫 연주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고 투자한 만큼의 연주 능력을 향상시켰다. 특히 하모니카 연주 솜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잘 부르기로 유명했다. 노래만 알면 악보 없이 저절로 연주가 가능하니까 말이다. 
 

우항 정규태 시인, 문중춘계묘제에 참석하느라 늦게 도착해서 늦은 음식을 들었다. 그의 호가 '우항'인 것은 포은 정몽주 선생의 탄생지인 우항을 자신의 호로 자연스럽게 쓰게 되면서부터 라는 것이다. 흔히 자신이 태어난 곳의 지명을 따서 호를 쓰는 경우가 있기에 우항이란 호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율곡 선생이 그러하고 퇴계 선생이 그러하고 나 또한 ‘논강’이란 호를 쓰고 있는데 내 고향이 바로 충주시 엄정면 논강리이니 자연스럽다. 호란 이름 대신에 쓰는 것이니까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 것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물론 그 의미도 중요하겠지만.....
  

정태네 집에는 가요반주기까지 있어서 흥이 나면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노래방 기계 모니터 앞에서 서서 분위를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회장님과 나는 금대리 경노당에 들러 동기회에서 준비한 떡과 음료수를 전달했다. 할머니 두 분께서 마침 거기에 계셨는데, 이장님이 우리 친구이니 잘 봐 달라고 했고, 오늘 친구들이 동네에 많이 모여서 시끄럽게 한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도 전했다. 나오면서 한 장 찍었다.
 

친구들이 술을 마시는 동안 회장님과 정태네 과수원을 한 바퀴 돌면서 기념 사진 한 장 남겼다. 차를 몰아야 해서 오늘 그 좋아하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이 아쉽긴 하나 친구들의 모습을 한 장씩 찍어 주는 즐거움도 컸음을 고백한다. 
 

오늘 모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회장의 마무리 발언이 진행되는 순간이다. 앞으로는 주말에 진행하는 행사를 지양하고 평일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과 어떤 행사를 하든지간에 우리 동기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부탁을 했다. 동시에 수도권에서 1명도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실제적 거리만큼이나 동기들간에 정서적 거리마저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의 표현이리라. 수도권 동기회에서 초청만 해 주면 동기회를 대표해서 총무와 함께 불원천리 찾아가겠다는 의지도 내 보였다.  
 

오후 4시경 우리 영신 22기 동기들 모임이 끝났다. 다음 모임 때 또 반갑게 만나기로 하고 악수를 했다. 여전히 친구들의 손은 참으로 따스했다. 회장과 총무는 남아서 오늘의 행사를 정리해야 하니 어서들 가라는 회장의 말이 귀에 맴돈다. 마음 같아서는 끝까지 남아 설겆이까지 해주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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