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오후 5시부터 경주 북군동 소재 유럽마을 펜션(성금찬 대표)에서는 영신고 22회 친구들의 가을 소풍이 시작되었다. 회장단은 낮 12시부터 행사를 위해 몇몇 친구들의 협조를 받아 준비 작업에 이미 들어갔고, 오후 모임 참석을 앞두고 아침부터 몇몇 친구들은 모처럼 경주 남산 일대를 누비는 등산을 하고 있었다.
나는 오전 12시경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빠져나와 인근에 있는 식당을 찾아 세 동생들과 함께 가족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대화의 꽃을 피우다가 어머니를 병원에 모셔다 드린 후, 구미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오고 있는 창열이와 기호를 대구 방촌지하철역에서 만나기 위해 나의 애마 산타페를 몰고 길을 나섰다. 구미의 동기 세 명이 차 한 대로 경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약속을 그렇게 해 두었던 것이다.
우리가 펜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대여섯 명의 친구들이 와 있었다. 우리 일행을 보더니 다들 반갑게 맞아 준다. 동기회장 순균이는 섹소폰을 연주하고 있고, 영천 임고 출신 정태는 요리사(?)답게 일일이 채소를 씻으면서 고기 굽기 준비에 바쁘다. 병우도 옆에서 열심히 돕고 있다. 펜션 주인 금찬이는 오늘의 행사를 원만히 수행하기 위한 온갖 작업을 하느라 바쁘다. 군기반장 영활이도 와 있고, 질좋은 막걸리를 모임 때마다 제공하고 있는 호경이도 보인다. 아직도 행사를 시작하려면 1시간 남짓 더 기다려야 한다.
영신고 22회 동기회장 순균과 총무를 맡은 일한이는 뭔가 남다른 데가 많다. 모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2년 가까이 기울여 왔고, 그 결과 많은 동기들이 그 취지에 공감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워낙 둘이 의기투합이 잘 되었고 열심히 하려는 의욕이 넘쳐서이기도 하지만 사람 자체가 인간적이고 참 좋다. 앞뒤 가리지 않고 동기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고자 하는 추진력이 최고다. 먼저 회장단의 적극적인 활동에 대해 고마워하고 칭찬해 주고 싶은 동기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여준 회장단에 대한 소감을 나름대로 정리해 볼까 한다.
첫째, 회장단은 소통 창구의 다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SNS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단체카톡(단톡)을 친구들의 취미와 역량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유도했던 것 같다. 기존의 밴드보다는 카톡에 <무애산방>, <자전거 모임>, <열호재>, <수다방> 등을 만들어 놓고 동기들의 성향을 어느 새 파악하고는 적절하게 배정을 해 두는 등의 방식으로 소통을 유도한 것이다. 얼떨결에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카톡 공간을 통해 동기들간의 소통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둘째, 회장단은 1년에 10만원씩 내는 회비의 가치를 한층 높여주었다. 올해 회비를 납부한 동기들이 63명이라고 하는데, 그 어느 해보다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참여한 것이다. 한때, 모임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때에는 일부 능력있는 친구들의 찬조에 의존한 바 있지만, 많은 친구들이 함께할 때에는 10만원의 회비만 가지고도 모임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다. 우리가 내고 있는 회비가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를 모든 친구들이 알 수 있도록 투명성 있게 회계 처리를 하고 있는 것도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셋째, 우리 동기들이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떤 일을 활동을 하고 있는지 공유할 수 있도록 영신 22기 동기회지(A4용지 6장~8장)를 많은 사진과 함께 매달 발행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나이들수록 점점 외로워지기 마련인데 그 섭섭함을 동기회지가 보상해 줄 수 있는 것이니 얼마나 아름다운 작업인가! 동기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임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다들 단톡에 자신의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 되고 슬픔을 나누면 절반 되듯'이라는 노랫말도 있듯이 서로 마음을 나누자는 회장단의 취지를 잘 따라준다면 모두의 행복지수 또한 제법 높아지리라 믿는다.
넷째, 그간 봄소풍, 가을소풍, 수학여행 등 학창 시절을 연상시키는 행사를 기획하여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추억은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기도 해서 마치 그것을 예측이라도 한 듯한 회장단의 기획력에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 앞장서서 무언가를 추진하면 그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적극 동조해 줄 때, 그 모임은 더욱 훈훈해 질 것이라 믿기에 이 행사는 길이길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섯째, 우리 동기회장은 음악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루는 악기만 해도 하모니카, 오카리나, 색소폰, 트럼펫 등 네 가지나 되고 언제 어디서고 그가 연주하는 악기 소리는 우리에겐 퍽 익숙해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또 거리낌없이 연주하는 그 용기와 자신만만함은 우리들이 꼭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여섯째, 모임 의식의 틀을 마련하여 동기 모임의 격을 한층 높이고 있다. 특히 행사 시작하기 전에 먼저 우리 곁은 떠나간 친구들의 명복을 비는 의식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아름답다. 그들의 짧은 삶을 안타까워하며 명복을 비는 것, 살아있는 우리가 더욱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의식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게라도 하는 행위 자체가 진정한 우정이고 사랑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금찬 대표는 유럽마을펜션 주인장이다. 주말 되면 펜션이 거의 다 손님들로 꽉 차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우리 동기들만 받기로 했단다. 24명의 동기들이 크고 작은 방 펜션 모두를 다 사용해도 좋다는 조치를 내렸다. 탁자 위의 담금주는 아무에게나 주는 술이 아니다. 동기들을 위해서 오늘 다 마셔도 좋다고 내놓은 특별술이다. 어디 그것만 있을까? 사위가 장인을 위해서 보내준 조니워커 블루라벨 30년산까지 마시라고 내놓았다. 고등학교 시절의 학생회장님인지라 지금, '왕회장'이라 불리는데, 역시 왕회장답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일부 동기들은 저녁 식사 후, 일찍 귀가해야 하는 사정도 있고 해서 먼저 기념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 현재 21명, 사진찍는 나까지 22명, 나중에 합류한 희탁, 구철이 포함해서 모두 24명이 참가했다. 회장단은 적어도 30명은 될 줄 알았는데 너무 적게 참석했다면서 섭섭해 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 온 친구들도 많이 있겠으나 다음에는 꼭 얼굴 보자우......
오늘 모임 찬조 목록을 정리해 본다. 정정태 각종 요리(세프), 서화균의 노래반주음향시설, 권용희의 경주법주, 김구철의 소곡주, 성호경의 창녕전통동동주, 권순박의 지평막걸리, 성금찬의 담금주와 조니워커, 도윤록의 안동소주, 김규태 20만원, 홍희탁 20만원, 성금찬 20만원 등이다. 매우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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