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토요일 11시, 영천댐 강호정 주변에 벚꽃놀이와 봄소풍을 즐기려는 영신고 22기 동기들이 모였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봄소풍'이란 이름으로 모이는 것은 처음일 것 같다. 장순균 동기회장을 필두로 김일한 총무, 이병우 감사 등의 야심찬 추진력과 22기 동기 회원들의 적극적인 헙조가 잘 이루어졌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우선 영천댐 주변의 벚꽃백리길, 가히 볼만한 곳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삼삼오오 짝해서 친구들과 꽂그늘 아래로 돌아다니다가 12시쯤 되어서 ‘임고면 운주로 808’ 정정태 동기의 농장에서 친구들이 다시 모이는 것으로 했다.
영천 임고의 터줏대감 정태는 오늘 동기들 모임을 위해 사전준비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큰솥 두 개를 이용해서 보신탕과 삼계탕을 열심히 달여 놓았을 뿐만 아니라 상차림, 반찬에 이르기까지 온갖 배려를 다해서 준비를 해 놓고 있었다. 그렇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은데 정태는 역시 '의리의 사나이'다.^^
우리 동기모임의 산대장인 임상근 선생은 봉사활동의 화신이다. 오늘 봄소풍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고맙데이.^^
이병우 감사의 미나리 먹는 장면, 임상근 선생의 된장 나누기, 저 뒤에 보이는 영활이의 출석 체크 장면, 다 보기가 좋다.^^
약속 시간이 되자 예상대로 임고면 정태네 농장에는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영천댐 벚꽃놀이에는 참여하지 못했으나 회식 모임으로 바로 온 친구들이 많았다.
참석자 23명의 이름을 모두 적어 보기로 하자. 성은 빼고 이름만 적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라 생각해도 좋다.
순균, 일한, 순박, 재현, 용수, 기출, 권주, 영수, 무수, 정우, 병무, 영활, 상근, 병우, 정규태 부부, 성은, 호경, 하룡, 상경, 화균, 진수, 정태.(와, 많다. 오늘 행사장 도착 시간에 관계없이 참여한 친구들 이름이다.)
어느 정도 모이자 김일한 총무의 개회 선언과 장순균 회장의 구수하고 소박 담백한 연설을 시작으로 벚꽃놀이 봄소풍 행사는 아래 순서대로 착착 진행되었다.
1. 개회사(총무)
2. 회장 인사
3. 고인 동기에 헌주 및 묵념
4. 동기 발전 공헌자 소개(정정태, 김일한)
5. 축시 낭독(성금찬, 정규태 詩)
6. 금년 주요사업 안내
7. 예산 수입 지출 설명
8. 찬조자, 찬조품 발표
9. 신입회원 인사(구미 이기호)
10. 건배 제의 3회 (정정태, 이기호, 정규태 아내)
11. 폐회사 및 식사.
유일한 홍일점, 영천 임고가 고향인 정규태 동기의 부인께서 오늘 집안 행사차 고향에 왔다가 친구들 모임에 인사하러 들렀다고 한다. 규태는 오늘 특별히 자신의 고향을 찾아 온 친구들을 위해 기념 수건을 40개나 준비해 와서 나눠주었다. 수건에는 '2023년 영신 22기 임고 봄소풍'이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규태는 또 봄소풍 하루 전날인 어제,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시를 하나 써서 발표했다. 음유시인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 같다.^^ 당신 멋쟁이!!
사월이 시작되는 영천댐에 가면
하롱거리는
벚꽃 터널 너머로
그저 구름은 흘러가고
구름따라 세월이 흐른다.
서리서리 익어가는
그 세월을 부여잡고
신암반석 22기
청춘의 역사를 되돌아보러
갈 데까지 가 버린 봄을 찾아
흰머리 휘날리며 할배들이 봄소풍간다.
내고향 임고로 봄소풍 오심을 환영합니다.
재학 시절 학도호국단 연대장을 했던 성금찬 동기도 축시(시조)를 써서 보냈다. 역시 금찬이는 상남자, 멋쟁이다.^^
영신 건아 봄나들이 흥겹고도 조흘시고
영천호 맑은 물가 벚꽃 잎 흩날리고
포은 얼 서린 호반엔 산영조차 잠겼어라
월(월)에다 월(월) 더하면 벗 붕(붕)자가 되고
벚꽃 벚과 친구 벗은 사촌이나 매 한가지
두어라 친구 빼고 말년 인생 어이 살리.
치열한 삶 살았거니 이제부턴 나의 인생
친한 벗과 회포 풀며 계절 찬가 부르세
아모타 우리네 우정 세세년년 누리고져.
나는 그저 사진을 찍는 것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 누군가 기록을 해 두면 그 자체가 역사가 되니까 말이다. 많은 사진 중에 내가 나오는 유일한 사진이 될 것 같다. 셀카라도 한 장 찍어 둬야 되겠다 싶어서...
오늘 행사를 위해서 찬조한 친구들의 명단과 찬조 내역도 여기에 옮겨 본다.
1. 배영활 소주 6명, 2. 권순박 막걸리 6병, 3. 성호경 막걸리 5병 4. 정규태 타올 40장 5. 박재동 고기, 두부, 미나리 6. 성금찬, 정규태 - 축시 7. 홍희탁 20만원 찬조
오후 네 시가 넘어 모든 행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내 차 안에 순균이와 기호가 함께 탔다. 오늘 행사를 위해 모든 열정을 다 쏟아부은 우리 동기회장 순균이, 나와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온 46년지기 오랜 친구다. 베레모를 쓰고 사람좋아 보이는 미남형의 기호는 같은 울따리 안에서 3년을 함께 공부한 동기이긴 하나 오늘 처음 만나보는 친구다. 구미에 같이 살면서도 그간 만나보지 못했기에 아쉬우면서도 참 반갑다. 사정상 동기 모임에 자주 나타나지 못했던 결과일 텐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가끔씩이나마 만나서 서로의 삶과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다. 우리의 늘그막은 젊은 시절만큼이나 그렇게 끈끈한 우정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만나면서 웃을 수 있으면 만족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새록새록 또다른 우정이 쌓이는 게 아닐까 싶다.
칠성시장 신천 맞은편 동네에 사는 순균이를 먼저 집 가까이에 내려주고 구미까지 차를 몰면서 기호와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다 보니 그대로 헤어지기에는 아쉬움이 큰 것 같아 막걸리 한잔 하자고 제안했더니 내 마음을 읽고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내가 잘 가는 단골 술집인 송정동 ‘골목집’으로 가게 되었다. 또다른 동기 사업가 동근이한테 연락하니 곧 악속 장소로 오겠다고 한다. 이렇게 ‘골목집’에서 3명이 동시에 만나 막걸리 한 잔씩 들면서 자신의 건강, 부부의 삶, 자식들 교육문제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덧 불콰해졌고 기분도 더욱 좋아졌다. 조금 더 마시면 노랫가락이 흘러나올 판이다. 안 된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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