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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주변을 산책하던 날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23. 3.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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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와 함께 새로 구입한 산타페 하이브리드 7385를 타고 길을 나섰다. 아내는 첫 시승이라 그런지 그저 좋고 설레는 듯하다. 늘그막을 함께 보내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 제공하는 새차의 서비스가 어느 정도일지 자못 기대되는 바, 종종 전국을 누비면서 인생 후반부의 맛과 멋을 즐길 예정이다.

충북 옥천에 가는 날이면 늘 들르는 식당이 하나 있다. '대박집'(옥천군 옥천읍 성왕로 1250)이란 식당인데 어탕국수와 어탕국밥, 도리뱅뱅이, 또는 빙어튀김을 시켜서 먹는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1년에 두세 번 정도를 찾는 셈인데 그 음식 맛에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너무 손님이 많다는 것이 유일한 불만이지만 이미 그 맛에 단단히 취해 있어서 가끔씩은 입맛을 다시며 당장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주인장께서 식당 이름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지은 것 같다. 

대박집에서 점심을 푸지게 먹고 나면 꼭 한 번 들르고 싶은 곳이 또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지당'이란 곳이다. 의병장 중봉 조헌 선생을 모시기 위해 건립한 길쭉한 건물, 그곳 마루에 앉아 탁트인 전경을 가슴에 품고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특히 아내는 거기 앉았다 하면 좀처럼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하천은 그리 깊지는 않으나 철새들이 자주 찾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청둥오리들이 여러 차레 날아오더니 물위로 내려 앉아 먹이 찾기에 바쁘다. 그 아래쪽으로는 두루미 한 마리 우두커니 서 있다.

이지당 현판은 우암 송시열의 친필이라고 한다.

이지당 앞에서 한참을 멍때리고 있다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부소담악>이라는 명소를 찾아가기로 했다. 이렇게 곳곳에 숨어있는 빼어난 경치를 즐기는 것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부소담악>은 옥천읍 군북변 추소리 자연마을 중 하나인 [부소무늬] 마을 앞 물가에 떠 있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물 위로 솟은 기암절벽(병풍바위)의 길이가 700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그 절경이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아 우암 송시열 선생은 그곳을 '소금강'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그 주변의 경치가 어느 정도일지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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