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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영화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23. 2. 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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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에는 상영관이 없어서 안동의 중앙시네마에서 상영 중인 <다음 소희>를 보러 아내와 함께 한참을 달려 갔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생선구이 정식을 먹고 조탑동 꽃집에 들렀다가 구미로 돌아오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지난 2월 8일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각본•감독 정주리)는 직업계고등학교 졸업예정자 김소희 양(김시은 분)이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느끼는 사회의 불공정에 대한 거부감과 분노를 가득 담아내고 있었다. 결국 그녀의 자살로 끝나는 과정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관객들은, 주인공이 당하게 되는 불합리와 기업, 학교, 공직사회 등이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고 거기에 몰입된 나머지 소중한 인권과 노동이 무시되는 모순된 상황을 온몸으로 느낄 것만 같다. 긴장감이 유지되는 사건의 전개는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한편, 김소희 양의 자살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오유진 경감(배두나 분)의 냉정하고 소신있는 태도는 부실 수사가 만연된 경찰 또는 검찰의 현실과 대비되고 있어서 또다른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동시에 김소희와 등치시켜 주변의 모순을 예리하게 꼬집고 있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치적 사건과 관련하여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검찰과 사법부를 풍자하고 있기도 해서 메가폰을 잡은 정두리 감독의 배짱과 용기가 돋보인다고 하겠다.

  전체적으로 월드클래스 스타 배두나와 칸의 샛별 김시은의 뜨거운 열연이 눈에 들어온다. 영화평론가들 또한 강렬하고 깊고 독보적인, 2023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라고 평가하고 있어서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다들 꼭 한번 보고 싶은 영화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정주리 감독은 2014년 <도희야>란 영화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도희야>에서도 배우 배두나는 경찰(파출소장)로 등장한다. 그녀가 보여주는 냉정함, 웃음기 하나 흘리지 않아도 인간적인 따스함을 잃지 않고 있는데, <다음 소희>에서 자신이 맡은 사건을 끈질기게 수사하고, 분석하는 도전적 경찰로서의 냉정함과 인간적 따스함이 잘 부각되고 있어서 역시 배두나는 경찰의 배역에도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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