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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금붕어' 시사회가 있던 날

영화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6. 10. 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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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지난 여름날 촬영했던 독립영화 '금붕어' 오늘 저녁 6시 20분경부터 금오고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상영되었다. 영화의 등장인물 중 학생부장의 역할을 맡았기에 시사회에 초청되었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최지희 양과 담임교사 역할을 했던 김유진 님은 안 보였다.
금오고등학교 미디어 제작 동아리 학생들 가운데, 배우와 스텝을 맡았던 학생들이 시사회의 주요 게스트인 셈이고 많은 친구들의 격찬을 받았다. 영화에서 방송반 지도교사를 맡았던 카리스마 박정애 선생님도 보였다.

시청각실 120석의 자리가 한 자리도 빠짐없이 채워질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영화 제작과정을 유심히 지켜 보았던 친구들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관심이요, 반응일 것이다. 저녁 식사 시간에 상영하는 시사회임에도 서로 참여하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반별로 5명씩 제한하여 관람 티켓을 주었고 티켓을 소지해야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을 먼저 소개한 다음, 스텝을 맡았던 학생들을 한 명씩 소개하고 있다. 최홍일 감독은 미디어 제작반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그 동안의 노고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자, 드디어 독립영화 '금붕어'의 상영이 시작되었다. 영화의 장면을 사진에 담고 싶은 욕망을 꾹 눌러참고 끝까지 열심히 봤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주인공의 눈물 장면, 자신을 왜 낳았냐며 어머니를 원망하는 주인공의 절규가 가슴을 찌른다. 그렇게 영화는 천천히 시작되었고 곳곳에서 드러나는 최홍일 감독의 감각은 남달랐고 음악의 선택과 음향 처리에서도 예리하게 번득이고 있었다. 역시 영화는 '편집의 예술?'

누구를 만나든 사람들을 만나는 때에는 무조건 틴트를 발라야만 직성이 풀리는 주인공 박소희, 학교에서는 방송반 어나운서 역할을 맡고 있는데 등교 시간마다 틴트를 바른다는 이유로 학생부장으로부터 끊임없이 제재를 당하고 있다. 교칙에 어긋나는 행동임을 알지만 멈추지 않는다. 같은 학교 어느 남학생의 사귀자는 순수한 호의도 '돈줄'로만 생각해서인지, 그에게 틴트를 사달라고만 할 뿐, 순수를 잃은 지 오래다. 담임도 학생부장과 함께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달래도 보고 을러도 보지만 행동의 변화는 없다.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행동 변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일진대, 영락없이 그 의도는 무너져 내린다. 우리 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풍자하고 고발하는 감독의 의도가 살짝 보이기도 하는데, 어찌 보면 우리의 일상적 삶이 그렇게 수없이 반성하고 회개하다가도 유혹의 손길과 마주하게 되면 자제하지 못하고 똑같은 비행과 잘못을 반복하고 마는 사람살이의 축소판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학생들의 세계에서도 그것이 만연되어 있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최감독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어항 속의 금붕어는 배가 부르거나 고프거나 수면 위로 뿌려지는 먹이를 무조건 먹고 보는 것처럼 우리 인간들도 앞뒤의 상황 가리지 않고 욕망과 욕구에 따라 행동에 옮기고 보는 비이성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 현실에 놓여져 있음을 경고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자막이 계속 올라가면서 클로징 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참, 좋았다.
최감독은 이 작품을 독립영화제에 출품했다고 하는데,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결과가 좋기를 기대한다.





시사회를 마치고 식사를 못한 학생들에게 나눠 줄 목적으로 미리 맞춰 놓았다는 120개의 떡,
 '어서 나와 받아가세요.' 일일이 나눠주는 최감독의 손길이 한없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학생들은 떡을 나눠 먹으면서 친구들과 영화를 본 소감을 다양하게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나도 독립영화 '금붕어' 시사회를 통해 느꼈던 것을 잠시 정리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대학생 역할을 맡았던 정영진 군은 너무나 잘 생겨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면 지나친 말일까?
주인공의 돈줄 역할을 맡았던 김건우 군은 순수캐릭터에 걸맞는 표정 연기와 대사가 돋보였다.
'돈키호테'(돈 많고, 키가 크고, 호탕하며, 테크닠이 좋은 사람)를 능청맞게 설명하는 최건호 군의
굵직한 목소리와 익살도 좋았으며, 애띤 목소리로 동료에게 인정을 베푼 고나현 양의 연기도 자연스러웠다.
박소희 역할을 맡은 주인공 최지희 양은 오랜 세월 연기를 해 왔던 관록의 배우처럼 느껴졌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요구되는 담임 교사의 역할을 차분하게 소화해 낸 김유진 님은
전문배우의 포스가 넘쳐 흘렀다. 서울에서 영화 배우 출연 경력이 많다고 하니 오죽할까.^^












시사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최감독과 나는 제일 나중에 이곳을 빠져나가면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다음에 촬영할 작품 '추풍령'과 관련되는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거기서 나는 손녀의 삶을 걱정하는 자애로운 할아버지 역할이다.^^
5,6년 전에 찍었다가 주인공의 갑작스런 실종으로 미완성 작품이 되고 말았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완성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어찌 미련이 없겠는가?
손녀는 '금붕어'에서 주인공 '박소희' 역할을 맡았던 최지희 양이 맡아서
영화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니 나와는 또 만나야 할 인연이다.



지난 여름 독립영화 '금붕어' 촬영 장면의 사진이 있어서 몇 장 첨부하고자 한다. 대본(최홍일 각본)의 일부부터 보시라.






















등교시간에 학생부장이 주인공의 교칙 위반 행위를 꾸짖는 장면을 찍고 있는 장면이다.






독립영화 '금붕어'의 무대가 된 금오고등학교 교정




영화 촬영을 모두 마치고 네 명의 배우는 나란히 앉아 기념사진 한 장 남겼다. 차례대로 나, 최지희 님, 김유경 님, 박정애 님
비록 짧은 기간의 촬영이었으나 영화의 매력에 잠시나마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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