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영화 한 편을 감상하였다
<내 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란다
공간은 캐나다 동쪽의 대서양을 면한 지방인 <노바스코샤>, 시간은 1938-1970년 사이.
캐나다에서는 이름이 있는 화가인 <모드(1903-1970)>의 인생 이야기란다
모드는 어릴 적 관절염을 앓아 등이 굽고 다리를 전다
어릴 적 부모가 죽고 오빠는 술집을 운영하다 빚더미에 빠져 부모가 남긴 집을 팔아먹는 바람에 숙모에게 얹혀 산다
엄격한 숙모에게 짐이 되어 살던 모드는 유일한 위안이 '그림'이다
학교를 다니다 급우들에게 놀림을 받고 중퇴한 그녀에게 그림공부는 언감생심이었고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
숙모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모드는 가난한 생선 장수 에버렛의 가정부로 들어간다
에버렛은 고아원에서 성장하여 글도 모르고 세상을 오직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만큼 아집도 강하여 갖은 멸시를 가하며 모드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갈 곳 없는(숙모에게 가출을 선언하고 나왔다) 모드는 이 모든 것을 참는다(아마 똥막대기 같은 남자이자만 그래도 남자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이 부분이 영화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차츰 두 사람의 마음이 열려 결혼에 이른다
취미로 계속 그림을 그리던 모드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뉴욕에서 큐레이터를 하던 여자가 그 마을에 휴양차 왔다가 모드가 그린 그림을 가지고 나가 언론에 소개를 하는 바람에 모드는 일약 유명인사가 된다
그림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여자, 그것도 몸이 불편하여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여자가 혼자 그린 그림이 마치 동화로 세계로 인도하는 듯한 밝음과 소박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닉슨대통령이 모드에게 그림을 주문하여 백악관에 걸어놓았다고 한다
모드의 집은 그림을 사러 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녀의 집은 3X3.6M(=3.2평이군) 크기다
실제의 집은 그래도 <모드미술관>으로 옮기고 사진은 영화를 위해 만든 것이라 한다
그렇게 둘이 행복하게 살았더라면 영화 소재가 되지는 않는다
유명세를 탄 모드 때문에 에버렛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내가 자신보다 나아졌다는 열등감, 어느 날 자신의 생활이 모두 흐트러졌다는 느낌, 타인들이 자신을 마치 아내를 착취하여 먹고 사는 사람처럼 보고 있다는 느낌...
갈등 끝에 모드는 가출하여 큐레이터의 집에 머물지만 괴로워한다
사실 모드는 필요한 것도 바라는 것도 없는 사람이다
그림 그릴 붓 한 자루와 에버렛만 곁에 있으면 만족하는 사람이다
에버렛도 텅빈, 모드의 공간을 바라보며 서로를 그리워한다
결국 모드는 자신을 찾아온 에버렛을 따라 도로 집으로 가서 안정을 되찾는다
그러나 모드는 지병이 악화되어 에버렛보다 먼저 죽게 된다
황량한(?) 캐나다 동부의 벌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가 잔잔한 감동에 젖게 한다
여배우가 하도 능청스럽게 병약한 노인(?) 연기를 잘 하여 자료를 찾아보니 40세 밖에 안 되었네..
연기자들의 출연료를 제외한다면 돈들 것이 별로 없었겠다고 느낄 만큼 배경도, 의상도 후줄근(?)하였다
모처럼 가슴 적시는 영화를 보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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