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니
착하고 성격 좋은 준혁이
고깃집 사장이 되고 싶었던 준혁이
설빔 추석빔 때는 눈썹이 먼저 웃고
온 얼굴로 웃던 아이, 어디로 갔을까
답장이 없네 답장이 없어
제주도로 첫 수학여행 설레며 떠났는데
눈물로 범벅되어 몇 시간을 참고 참다가
차가운 바닷속 깊이 깊이 빨려 들어갔어
발 동동 구르며 오열하고 호소해도
구해주지 못했구나
구해주지 않았구나
어머니 기억 속에서 간 잘 보던 아이
제육볶음 만들어 먹던 꿈속의 요리사
가게 이름까지 정해두고 꿈 키우던 아이
엄마 말도 잘 들어서 사춘기도 없었다지
수학여행 가기 전 날
꽉 안고 뽀뽀하면서 잘 갔다 오라고
마지막 인사를 먼저 한 것 같은 엄마는
늘 하던 대로 그냥 인사만 해야 했다며
가슴 뜯으며 후회했다지
다섯 살 때는 목걸이로 널 찾았건만
이젠 아무리 둘러보아도 눈앞에 없구나
노란색 축구화 신고 출렁출렁 뛰어다니며
온몸에 땀을 흘리고 또 흘려야 하는데
어린 시절 힐리스 신발의 그 추억은
어디로 갔니
어디로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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